배추 아가씨 시집 가던 날 /문향 / 김홍숙
시퍼런 배추 아가씨
노란 고갱이 속치마 차려입고
겨울 길목에 나서다
왕소금 짠님 덜미에 잡혀
넓은 고무 다라에 숨죽여 누웠네
배추 아가씨 절여지고 숨 죽으니
양념 동네 잔치 벌리고
갓 순이 파 순이 배 순이 무채 양파에
생강이 마늘이 모두 모여
새우네! 멸치네 어울려 찹쌀풀에
고춧가루 버무리고
배추 아가씨 치마 들쳐
연지곤지 찍고 예쁘게 치장하네
노란 고갱이 속치마 붉은 양념 물들어
맛깔스럽게 만들어지고 먹새 도령 나타나길 기도하며
락앤락 가마에 실려서 시집가네
시퍼런 배추 아가씨
양념 치마 고이 접고
예쁘게 맛나게 우리 집에 시집왔네,
-2012.11,22-김장하던 날에
첫댓글 김장 맛깔나게하시는군요
고운 댓글 감사 합니다^^*
김장을 배추 아가씨 시집간다고 하면서 재미있게 창작 하셨네요,
요즘음 배추 아가씨 시집와서 맛있게 익어 잘 먹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