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딩크, 매직 박항서 '와우내상'...남북 정상 오른 천지 '자만추'상
해마다 이맘때면 이불 두르고 채널 돌려 가며 가요.연예,얀기대상 시상식을 보는 것이 소소한 즐거움이었습니다.
한 해를 정리하는 의식과도 같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불온(불on)한 회의도 시상식을 준비했습니다.
온라인을 웃기고, 울리고 떄론 분통 터지게 한 이슈를 골랐습니다.
상 이름은 올해 '핫했던' 신조어로 붙여 봤습니다.
몇 개나 알고 있는지 맞히면서, 쏠쏠한 재미를 느끼세요.
국민 놀이터 :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은 뉴스의 시작이자 중심이었습니다.
온갖 사연과 제보, 정책 제언이 넘쳐났고,
지난해 8월부터 71개 청원이 '한달 내 20만 명 참여'라는 기준을 넘겨 정부 답변도 받았습니다.
음주운잔 처벌 강화하는 '윤창호법', 빙상연맹 감사와 권역외상센터 지원을 이끌어 낸 성과도 올렸습니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실수한 축구 선수를 조롱하는 인신공격, 명예훼손 등도 적지 않아 논란이었습니다.
고심 끝에 'TMI상'을 드립니다.
'투 머치 인포메이션'(Too Much Information.너무 많은 정보)에서 옥석을 가리는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캡틴홍 : 지난 6월 '세계 1위' 독일과의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
손홍민(26 토트넘)은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 쐐기골을 선보였습니다.
50m를 '폭풍 질주'해 골키퍼 없는 골망을 꽂아 넣은 장면 말입니다.
두 달 뒤 손홍민은 자카르타 필렘방아시안게임에서 '캡틴'으로 변신했습니다.
득점보다 황의조, 이승우, 황희찬을 밀어 주며 이타적인 플레이를 선보였죠.
결과는 금메달, 그리고 병역특례, 매일매일 멋진 활약이 들려와 흐뭇합니다.
역시 '월드인싸'상이 제격입니다.
'월드클레스 인사이더', 우리홍 아니면 누가 받나요.
천지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세 차례 만났습니다.
지난 4월 군사분계선을 넘나든 첫 만남도 감동이었고, 옥류관 평양냉면 공수 작전이 펼쳐진 판문점 만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란 하늘을 그대로 품은 천지를 최고로 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궂은 날 품은 천지를 최고로 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궂은 날이 많아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지에서 손을 잡은 남북 정상의 모습,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입니다.
비록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은 무산됐지만 평화와 통일의 물꼬를 텄으니 내년에는 더 자주 만날 수 있겠지요.
남북 정상과 천지에는 '자만추'상을 드립니다.
인만추(인위적인 만남 추구), 아만추(아무나 만남 추구)보다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합시다.
쌀딩크 매직 : 베트남 국민영웅, '갓항서' 등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모자란 박항서 감독, 외교관 백명 몫을 하고 있다면 과장일까요.
2,3세 이하 아시안축구연맹(AFC) 선수권 준우승, 아시안게임 축구 4강 진출, 10년 만의 스즈키컵 우승, 16경기 연속 A매치 무패...
올해 베트남 축구 역사를 죄 바꿨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부상 선수에게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양보하고 아픈 선수의 발을 직접 마사지해 주는 자상함,
스즈키컵 우승 격려금을 베트남 불우이웃과 축구 발전에 써 달라며 전액을 기부하는 통 큰 선행까지,
이에 '와우내'상을 선사합니다.
오우(WOW)라는 말이 절로 나오니까요.
골목 백선생 : 수요일 밤마다 인터넷 게시판을 들었다 놓는 '본격막장빌런히어로힐링드라마'가 있습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입니다.
책임감도 절박함도 위생관념도 없는 도대체 왜 장사를 시작했는지 모를 사장들에게,
백종원 대표가 채찍과 당근을 절묘하게 구사하며 그들을 조련합니다.
올해 SBS 연예대상도 기대해 봅니다.
일단 불온한 회의는 박향서 감독과 공동 '와우내' 상을 보냅니다.
#올해의 참스승
홍카콜라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전무후무한 캐릭터입니다.
6.13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홍 대표가 종신 대표를 해야 한다'고 응원했는데,
정작 같은 당 후보들은 그의 지원 유세를 거절하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졌죠.
선거에 참패하며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그렇게 좋아하던 페이스북 정치도 안 하더니, 최근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컴백했습니다.
TV홍카콜라'는 개국 열흘 만에 13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으면서 대단한 화력을 보입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체코에서 북측과 접촉했다'처럼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인 것처럼 얘기해 벌써 '가짜뉴스 제조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싫존주의'상이 어떨까 싶네요.
'싫어하는 것도 존중해주자'는 생각입니다.
혹시 상이 싫으시다면, 그 역시 존중하겠습니다.
방탄과 아미 : 국가대표 아이돌, 방탄소년단(BTS) 신드룸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올해에만 두 차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고, 빌보드 뮤직 어워이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각각 소셜 아티스트상을 거머지었습니다.
지난 9월에는 유앤총회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목소리를 내라'는 리더 RM의 진정성 있는 호소가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10월에는 나라에서 주는 화관문화훈장도 받았습니다.
국내 최연소 수훈 기록입니다.
BTS는 늘 이런 공을 팬클럽 아미에게 돌립니다.
아미라는 날개 덕에 훨훨 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연말 시상식을 휩쓴 BTS에게 무슨 상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그냥 '하고 싶은 거 다해'
6411번 버스 : 정치판을 시커먼 고기 판에 빗대고, 적폐청산을 정치보복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그럼 청소가 먼지에 대한 보복이냐'고 재치있게 반문하던 정치인이 있었습니다.
쉽지만 가볍지 얺은 그의 덕에 대중은 쉽게 이해하고 웃었습니다.
노회찬, 그는 7월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와 함께 유명해진 버스가 있습니다.
6411번, 2012년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연설에 등장했지요.
서울 구로에서 출발하는 6411번 첫 차를 가득 채운 청소노동자들, 투명인간과 같은 그들에게 우리의 정치는 얼마나 닿아 있는가.
노회찬은 자성하며 투명인간들의 당을 만들겠다고 외쳤습니다.
폭풍눈물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롬곡옾높
마닷 : 낚시와 영어실력, 먹성으로 인지도를 높인 래퍼 마이크로 닷, 부모의 사기 도주 의혹으로 한순간에 추락했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이 빚에 허덕일 동안 마닷의 가족은 뉴질랜드에서 여유로운 이민 생활을 즐겼다는 사실에 대중은 분노했습니다.
마닷을 계기로 레퍼 도끼, 가수 비, 개그맨 김영희 등 연예인 등 연에인 가족 사기 의혹이 이따라 불거졌습니다.
마닷은 '책임지겠다'면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뒤 가족과 함께 한 달 넘게 잠적한 상태입니다.
마닷에게 '훔친 수저'상을 드립니다.
금수저.흙수저 연장선 어딘가에 있을 훔친 수저, 지금 자신이 있기까지 많은 피해자의 눈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엽기갑질 : 부자들의 갑질 횡포가 유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상반기에는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 동영상과 녹취파일로 떠들썩했습니다.
'땅콩 회항' 조현아씨 동생 조현민씨의 물벼락 '물벼락 갑질'로 시작됐지만 모친 이명희씨의 욕설과 폭행이 진짜 충격이었죠.
하반기 갑질은 '위디스크' 실 소유주 양진호씨 지분이 대부분입니다.
사무실에서 직원 뺨 때리기, 석궁으로 산 닭 쏘기 등 섬뜩한 엽기 행각으로 온 국민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들에게는 '법블레스유' 상을 드립니다.
'법의 가호를 빌다'.
법 때문에 참은 분들이 적지 않았을 테니까요. 정리 오달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