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엄마가 응급실에 가야할 것 같다 라며 힘없이 몇마디하고 끊는다.
어떻게 하라는 거지? 오라는 건가?
동생에게 확인해보니 모르고 있다.
일단 하던 일이 있어 마무리를 하고 있는데 올케가 자초지종을 설명해준다.
응급실로 갔다.
얼마 후 검사 결과 아무 이상 없으니 귀가하라고 한다.
지난 명절 휴가동안 아들이 있어 잘 지냈는데
일요일, 근무처인 구미로 가게 되니 전날부터 혼자 있는 것을 걱정했다고 한다.
아마도 그 영향이 컸으리라 생각되어진다.
엄마를 내 생각 내 기준으로 판단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보자 공부했지만
또 이런 경계를 당하니 그 마음은 사라지고 또 요란해지고 만다.
그래도 그 순간 얼른 알아차리니 어느정도 편한 마음으로 엄마를 대할 수는 있다.
우리집으로 모시고 왔다.
그런데 우리집에 와서 저녁 먹으면서도 나 여기 있다 또 가면 혼자인데... 하며 울먹인다.
엄마는 내 마음 요란해지게 만드는 도깨비 방망인가보다.
그런 엄마를 보면서 다시 한번 나를 들여다본다.
이전에는 나에게 너무 의지하려는 엄마가 부담스러웠지만 그 경계로 공부하고 나니
이제는 자식에게 의지하고픈 엄마의 마음이 인정이 되어지고 애기를 다루는 마음으로 대해진다.
그동안 엄마를 보면서 항상 “나”가 있어 힘들었는데 그 “나”를 놓는 공부를 통해 어느정도 수용도 되어짐이다.
왜 혼자 있지 못하실까? 하는 생각도 놓아진다.
그것도 내 생각 내 판단이니... 그럴수도 있지 해진다.
엄마가 힘들다면 언제든지 우리집에 오셔도 좋다 해진다.
그리고 아프다고 어린아이처럼 당신의 처지를 드러내려는 모습이 그냥 그대로 보아진다.
이제는 경계가 왔을 때 경계임을 비교적 바로 알아차릴 수 있으니 엄마로부터 입은 은혜를 생각하게 되고 그러니 보은하자 해진다. 한결 마음이 편안하다.
다만 아픈 몸을 다스릴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 나에겐 새로운 경계로 다가온다.
첫댓글 그래요 그냥 엄마를 인정하고 해드리는 수밖에 없겠네요.. 혼자 있다가 아프면 아무것도 못하는데 하는 걱정이 늘 있으시나 보네요. 그래서 늘 자식에게 의지하고 푼 마음이 큰가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