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빌려신고 왔던 슬리퍼를 되돌려 주려고 비닐봉지에 넣어 잊지않을려고 현관 앞에 내놓았다.
그날 저녁 모친 문병을 가려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도중 갑자기 쏟아진 장대비에 그만 양말과 운동화가 흠씬 젖고말았던 것이다.
아불싸! 모친 저녁 식사 시간은 임박하고, 주변에 있는 편의점에서 슬리퍼를 사서 신으려고 했지만 허사였다.
그런데 마침 그 부근에 사무실이 있는 김진호 대표가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다. 김 대표는 사정을 말하면 슬리퍼를 빌려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예상대로 그는 반갑게 맞아주며 사무실 내를 둘러보았지만 남는 슬리퍼가 없자 슬며시 자신의 슬리퍼를 벗고 구두를 신더니
슬리퍼를 내주는 것이 아닌가. 너무나 감동했다. 그러나 지체할 시간이 없어 그저 고맙다고만 말하고 급히 노인병원으로
달려갔었다. 그날 모친 식사를 도와드리고 집에 올때까지 줄곧 커다란 남자 슬리퍼를 신고 다녔지만 마음은 부자가 된 듯
흐믓했었다. 비 오는날 우산을 빌린 것처럼 고마웠던 것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김 대표님, 아이 라뷰 유~!!"
'이안커뮤니케이션' 디자인 광고회사 대표 김진호 (청풍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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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느닷없이 소나기를 만났을 때 누군가 선뜻 우산을 건네 준다면 감동이 이는 건 당연할게다.
지난 주 화요일 밤에도 낯선 사람한테 우산을 건네 받은 참 가슴 뿌듯한 일이 있었다. 대전문화산업진흥원(유성구 도룡동)에
갔을때였는데, 오후 10시경 강좌가 끝나고 밖에 나오자 시커먼 하늘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굵은 비가 세차게 쏟아지고 있었다.
아이구!! 이를 어쩐담..ㅠ 게다가 그곳은 처음 간 곳으로 지도상 위치가 어디가 어딘지 분간도 못했다.
나 뿐만아니라 막 강좌를 끝내고 나온 사람들 대부분이 쏟아지는 비를 보며 낙심한 표정이었다.
그때였다! 우왕좌왕 모여있는 사람들 사이로 한 남자가 소리 지르듯 큰소리로 말했다.
"지하철 타실 분, 저 차 타세요!"
나는 의아했다. 그곳은 지하철역이 연결되어있지 않는 곳이어서였다. 잠시 멈칫하고 서있는데 그는 다시 큰소리로 말했다.
"지하철 타실 분들, 저 차 타세요~!"
나중에 알고보니 그는 그 강좌를 담당했던 해당 팀장이었다. 그곳은 교통편도 좋지않은데다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서
지하철역까지 바래다 준다는 것이었다. 그는 다시 사무실로 되돌아간다고 하는데 나는 문득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아 보였다.
그런 사람이 있는 한 말이다. 그와 강습생은 어쩌면 갑과 을의 관계일런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개의치 않고 우산을 건네 준
그를 보며 참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밝은 미래가 예감되기에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