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인의 SNS에서 이런 내용의 글을 보았다.
오늘은 등교하는 귀한 날.
하교 길 교문 앞에서 엄마들끼리 교사 월급 10%를 아이들 엄마에게 나눠줘야 하는거 아니냐는 대화를 나누며, 집집마다 프린터키,컴퓨터 구입담에 열을 올리고.
특히, 프린터 잉크가 제일 많이 든다. 농협몰 포인트로는 부족하다.
정말 공감되어서 하트를 꾸욱 눌러 주었다.
초등학교 교사인 언니에게 전화를 하면 너무 바쁘단다.
내가 경력이 몇 년이냐, 그냥 수업했으면 쉬웠을텐데, 온라인 강의 만들랴, 가정 수업하는 애들 자료 만들어주랴 등등 너무 바쁘다며 힘들어한다.
코로나19 이후로 여행 한번 못 가고 집에만 있던 초딩 아들은, 내가 락스로 욕실 청소를 하고 나면 수영장 냄새가 난다며 좋다고 하고, 비 오는 날 길가 하수구에서 물 내려가는 소리를 듣고는, "엄마, 워터파크 유스풀에서 나는 소리 같지 않아?" 하며, 워터파크의 추억에 잠긴다.
이렇듯 코로나19로 인해 다들 힘들어한다.
하지만 나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게 좋았다.
늘 저녁에는 시간에 쫓기듯 살았었는데, 이제는 여유있게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도 나누고, 저녁 식사 후 아이와 함께 동네 한바퀴를 돌며 산책도 한다.
코로나19가 가져다 준 새로운 일상.
그렇게 부르짖던 저녁이 있는 삶이 의도치 않게 생겼다.
당분간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새로운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며 이 시간을 마음껏 누리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마스크 벗고 바깥 공기를 마시며 산책할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며.
첫댓글 교사와 학부모의 피로도가 각각 첨예한 장면에서 시작해, 저녁이 있는 삶으로 바로 넘어갔으면 급반전이라 당황했을 텐데, 초딩 아들의 반응이 그 사이에 완충작용을 해준 듯요. 비유가 너무 귀엽네요! 수영장과 유수풀에 가고 싶었을까 싶어서 짠하기도 하고요~
저도 그런 날을 기다립니다. 마스크 벗고 산책하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