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의 파업 위기...'고객 불편 담보로 무리한 요구 '눈총 받아
노조 수익 낸만큼 보너스 더 달라'
'실적 관계없이 300% 성과급
유니폼 없앴는데 피복비 100만원
점심시간 무조건 1시간 보장'
은행측 '합의 깬 일방적 요구'
국민은행 초라한 성적표
1인당 영업이익 4대은행 중 꼴찌
생산성 日 미쓰비시의 3분의 1
대다수 직원이 억대 연봉자인 직장에서 직원들이 성과급 300% 지급,
매년 피복비 1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대학생 사이에서 가장 들어가고 싶은 직장 3위(취업포털 잡코리아 조사)에 꼽힌 KB국민은행 얘기다(1위 삼성전자, 2위 한전)
국민은행 노조는 27일 조합원을 상대로 통파업 찬반 투표를 하기로 했다.
노조의 주요 요구는
통상임금의 300% 성과급 지급, 피복비 매년 100만원 지급, 만 55세인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1년 연장,
점심시간 1시간 컴퓨터 전원 차단 등이다.
올해 임단협에서 노사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지난 24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이 최종 결렬됐고,
노조는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가 실제 총파업에 들어가면 IMF 직후였던 2000년 주택은행과 합병 반대 파업을 한 이후 19년 만의 파업이 된다.
고객 불편을 담보로 자기 이익을 관철하겠다는 은행원들의 행보에 대다수 고객, 시민들은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위화감 촉발하는 노조 요구
국민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9100만원(2017년 기준)에 이른다.
임금 수준만 보면 대한민국 최고 직장 중 하나다.
국민은행 노조는 올해 3조원대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니 당연히 지난해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은행 측은 지난해 노사가 올해부터 자기자본이익률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성과급을 정하기로 합의했는데
노조가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임단협을 마무리한 우리.농협은행의 경우 성과급 200% 지급 선에서 합의 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복비와 관련해서는 올해 수평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로 대리 이하여직원들이 입던 유니폼을 없애기로 했는데
전 직원에게 매년 피복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지급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는 입장이다.
점심시간 1시간 동안 컴퓨터를 끄자는 요구는 고객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해 금융 노사는 산별 교섭을 통해 1시간 점심시간을 보장하되 영업점의 사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합의했는데
국민은행 노조는 아예 컴퓨터를 꺼 1시간을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직원들이 교대로 작업하며 점심시간 고객을 맞다 보니 1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이유다.
하지만 노조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면, 앞으로 은행창구 고객들은 점심시간에 은행 업무를 보기가 더 어려워진다.
노조는 55세부터 시작되는 임금 피크제를 1년 늦게 시작하도록 하자는 요구도 내놨다.
국민은행의 임금피크제는 5년에 걸쳐 임금의 60%~55%~50%~50%~50% 를 주는 방식인데 진입 시기를 늦추자는 것이다.
억대 연봉은 '우물안 개구리' 영업 덕분인데?
국민은행 노조는 은행이 막대한 수익을 낸 만큼 보너스를 더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 은행인 신한,우리,하나은행과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을 비교하면, 국민은행이 1억517만원으로 가장 낮다.
하나은행(2억113만원)과는 500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일본 미쓰비시은행과 비교하면 국민은행 직원들의 생산성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시중은행의 영업이익은 우물 안 개구리식이다 따먹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은행 통폐합 등으로 덩치가 커진 시중은행들은 자산 규모가 300조~400조원에 이른다.
국민은행 자산(329조원 2017년 기준) 정도면,
대출이자와 예금이자 간 금리 차이가 1%만 돼도 연간 3조원 이상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이런 구조에서 나온 수익율을 기반으로 돈을 벌었으니 나눠달라고 요구하는 건
지나친 욕심이라는 게 대다수 금융 전문가의 견해다.
시중은행들의 국민경제 기여도도 낮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145조원어치의 상품을 헤외에 수출해 53조원의 이익을 낸 반면,
국민은행 경우 영업이익의 44%가 국내 금리마진(대출이자와 예금이자 간 사이)에서 나왔다.
손쉽게 번 돈으로 '그들만의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은행 노조의 이기적 행보에 대해 정부도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고용노ㅈ동부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권에 구조조정을 둘러싼 갈등은 있었지만
성과급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하겠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