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가 FIFA랭킹 1위에 오르는 것을 보고 싶은 사람
*** 혹은 한국 축구가 다시 40위로 내려갈 것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생각을 나누고 토론하고 싶음.
한국축구.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림. 아시아 축구에서 꾸준한 강호자리를 지켜내온 유일한 국가이자 월드컵 최다 출전 아시아 국가. 타고난 근성과 천부적인 소질. 머리는 나쁘고 개발이지만, 아시아는 이기고보는 실력. 그리고 세계에서도 몇되지 않는 월드컵 4강 국가지만, 1.요즘 감독이 뭔가 이상해서 혹은 2.거품이 걷혀져서 3.후계자가 없어서 본 모습으로 돌아가는 전환기를 맞고 있는 도중이다.
10명이 모일때 9명이 저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인식'라고 부를 수 있다면, 일반 사람들이 우리나라 축구에 대한 인식은 위와 같다. 축구팬에 있어서라도 히딩크와 압박이라는 단어가 조금 추가될 뿐, 근본적으로 한국 축구가 전환기에 가고 있다는 생각이 내 눈에 보이는 게시판의 현재 인식인 것 같다. 이래서야 예전보다 나아진 것이 없다. 아, 이제 더 이상 일본보다 약하다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콜럼비아전 무득점부터 오만 쇼크까지. 대체로 한국 국가대표 축구는 축구팬들을 만족시켜주지 못했다. 감독과 J-J라인 및 관중들을 욕하는 목소리와 함께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느낀다. 히딩크때는 이러지 않았다면서 스코틀랜드, 폴란드, 미국, 포르투칼에 이태리를 이겼던 꿈같은 시절을 생각한다.
하지만 2002년 한국팀에 대해서 한 가지만 생각해 보자.
1년 넘게 하나의 팀처럼 합숙훈련을 했다는거나, 히딩크의 용병술, H-H라인과 같은 앞으로 아시아에 나타나지 않을 플레이메이커(많은 축구팬은 나카다만 보았겠지만)와 같은 식상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온 국민이 붉은 악마가 되어 귀엽기 짝이 없었던 응원을 보여줬던 것을 말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 때, 한국축구는 무엇이었냐는 것이다.
토탈싸커와 압박축구는 모든 나라가 다 하는 것이었으니 제외한다치고. 한국만의 두드러진 특성이 있다면 바로 체력과 힘을 이용해서 상대를 짓누르고 압박하는 축구였다는 것이다. 기술과 힘이 뛰어났던 유럽에게 한국은 예로부터 상대가 되지 못했다. 외국의 기술 축구에 한국은 무참하게 무너져내릴 뿐이었다. 하지만 압박을 한다면 판이 달라진다. 유럽선수들이 우리보다 뛰어났던 것은 힘과 기술. 히딩크는 힘은 파워프로그램으로 보강하고 기술은... 무시무시한 압박으로 지워버리는 전술을 사용하였다.
고작 2년정도에 국대감독으로서 기술을 늘일 수야 없었을 것이다. 히딩크에게는 달리 선택이 없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는 기술을 커버할 정도의 압박을 할 수 있을 압박을 해내야했다. 그들은 지옥처럼 뛰어나녀야했다. 즉, 모자란 기술을 힘으로 커버한 것이었다. 그리고 맨날 지던 한국은 바로 그 축구를 통해서 2002년에 유럽을 극복해버리고 만다.
이것이 한국 축구다. 이것의 문제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이런 축구는 귀신같은 체력을 요구한다. 험난한 리그일정을 뛰고 지쳐서 온 유럽이라고 해도 너무 부족했다. 1년정도 노력해봤지만, 한국축구는 5 경기를 버티지 못했다. 이런 축구를 4년에 한번이지 국가대표 경기마다 한다면 클럽 축구는 사망이다.
또한, 이런 축구는 자신이 적보다 기술적인 면에서 모자란다는 것을 전제하고 공/수 포메이션이 짜여진다. 어떻게 (개인기가 안되서기도 하겠지만) 개인기로 뚫어내는 장면은 볼 수가 없다. 이런 축구에서는 공격을 해도, 경제적으로 하지 못한다. 한번 띄워봤다가 저리 올려봤다가 대책이 없다. 우연찮은 실수라도 벌어지기를 바라지 않는 다면, 이런 축구에서는 세트플레이나 중거리 슛말고는 기대할 것이 없다.
마지막으로 이 축구는 성장의 가능성이 없다.
축구는 근본적으로 기술 운동이기 때문이다.
몸싸움 많이 하던데? >> 몸싸움도 기술이다. 그게 안되면 스피드를 키워야한다. 비록 몸싸움은 꽝이겠지만... (오웬처럼 요상하게 생긴 몸구조라면 열외) 기술이 되야지 경제적으로 힘을 쓸 수 있고 남들보다 더 많이 뛸 수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체력으로 승부할 건가. 힘? 체력이 떨어지면 힘도 떨어진다. 하지만 기술은 다르다. 체력이 떨어져도 유연성은 남는다. 히딩크처럼 그 유연성까지도 체력으로 압도해버릴 수 있겠지만 고작 5 경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이런 스타일은 잘해봤자 유럽까지다.
이 축구는 2002년이면 족하다. 난 이 축구를 98년도 스위퍼시스템만큼이나 싫어한다.
코엘류축구가 우리 눈에 보여진지 1년이 지났다.
히딩크와 코엘류 축구. 이 사이에는 아주 심하게 다른 것이 하나 있다. 과연 뭐라고 생각하는가? 4231과 343을 말하고자 하는게 아니다. 바로... 선수들에게서 개개인적으로 뭔가를 풀어가려 하는 것이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김남일을 보라. 2002년이었다면 패스하겠네, 다시 받고 밀어주겠지.. 이라고 생각하면서 TV를 보았는데, 달랐다. 그는 돌파했던 것이다. 아르헨티나에게, 일본에게. 그리고 김남일 뿐만이 아니다. 이을용이 최성국이, 이천수가... (비록 기형이 형님은 많이 실패하셨지만-_- 중요한 것은 그또한 뭔가 풀어나가려고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히딩크였다면, 그리고 그 경기가 월드컵이었다면 제스쳐를 보냈을 것이다. 니 자리나 지키라고.
하지만 코엘류는 달랐다. 김남일에게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라고 말한다. 콜럼비아전에서 김남일은 그런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밝힌 바있다. 엑셀시오르에서 그는 잘알았을 것이다. 진공청소기라는 것은 그저 대청소에서나 쓰이는 것이라는 것을. 이건 순전히 추측이지만 김남일이 활발한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요즘을 보면, 그의 원래 모습은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샤페우를 올리고, 개발을 날리던 이관우가 얼굴을 찌푸리고 있을때, 기립박수를 쳐주던 코엘류가 정말 멋있었다.
코엘류는 히딩크가 묶어놨던 것을 자유롭게 풀어주고 있다. 김도훈이 팀에 합류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좋겠습니까라고 말했을때, 조광래와 히딩크였다면 뭐라뭐라 말이 좀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차경복과 코엘류는 그저 한 마디뿐이다. 알아서 하라고. 감독이 좋다 나쁘다라는 말이 아니다. 감독 스타일이 그렇다는 말이다. 코엘류는 그런 감독이다. 이런 스타일은 기술축구에서 선수들에게 스팀팩을 먹여주는 꼴이 된다. 포르투칼의 그것과 우리는 다르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맞다. 코엘류의 포르투칼과 코엘류의 한국이 같을 수는 없을 것이며, 그것을 바래서는 안된다.
하지만 여기서 축구팬들이 많이 꺼내는 주제인 일본 축구를 말하고 싶다. 난 지코가 형편없는 감독이건 말건간에 단 한 가지 높이사줄만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 축구라는 목표를 잡았고, 꾸준히 그 길을 밟아왔다는 것이다. 감독은 매년 새 얼굴일지 몰라도 길은 언제나 기술 축구였다. 난 그들에게서 묵묵히 일하는 개미가 느껴진다. 베짱이 한국은 화려하다 뻥축구부터 3백 스위퍼에다가 엽기체력전술까지... 개미를 비웃는 여름날의 베짱이가 한번 지독하게 울었던 적이 있다. 바로 일본이 압박축구라는 것을 완성했을때였다. 그때 한국은 아주 개처럼 깨졌다. 비록 이번에는 따스하게 겨울을 났지만, 난 또다시 돌아올 겨울이 겁난다. 바로 일본이 기술축구를 완성했을 그때를 말하는 것이다. 그때 베짱이가 느낄 추위는 이전과는 비교가 안될 것이다.
같이 놀던 친구인 야구랑 함께 얼어 죽을 수도 있다.
이래선 안된다. 몇번 요행으로 떔질하듯 넘어가지 말고, 차근차근히 집을 지어야한다. 2002년 한국이 요행이라는 말에 딴지를 걸 수도 있겠지만, 2002년 한국의 대진표는 괜찮은 편이었다.
힘으로 누를 수 있던 상대였던 유럽이기에 가능했다는 말이다. 남미의 축구는 완벽한 기술축구다. 한국식의 압박이 유럽보다 덜 먹힌다. 아니, 개개인이 압박을 뚫고 나갈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2002한국에 쥐약과도 같은 요소다. 스코틀부터 터키까지 한국팀은 재수좋게 남미팀을 단 한번도 만나지 않았다. 반대로 코엘류가 붙은 팀들이 거의 남미팀이라는 것을 축구팬들은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추측일 뿐이지만 그 때 코엘류는 "이들을 봐라. 이들은 너희가 해왔던 엽기 압박은 통하지 않는다. 너희들은 이들처럼 자신있게 스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라"라는 메세지를 주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코엘류는 바로 이런 베짱이 한국축구에게 집을 짓는 길을 잡아주고 있는 것이다. 이 길은 많은 축구팬들이 국대중심 축구 정신에서 클럽축구 정신으로 옮겨가는 것 이상의 큰 변화를 스스로에게 요구하게 될 것이며 엄청난 가시밭길이 될 것이다. 멀리 볼 것도 없이 포터필드의 부산 아이콘스를 보라. 지금 부산 팬들은 거의 죽을 분위기다. 하지만 그건 과정일 뿐이다. 부산아이콘스가 가끔 상위팀에게 이기는 것은 그들이 도깨비팀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뭉쳤던 것은 언제나 터진다. 그리고 그것은 비교도 안되게 놀라운 결과로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그것이 싫나보다. 아니, 그들은 4년단위로 계약을 하는건지. 월드컵에 죽자사자 목숨을 건다. 계획이라고는 하오하이동 팬티에 달린 터레기만큼이나 없는 자칭 축구의 달인 조중연은 겨우 예선전에서 졌다고 경질을 논한다. 소름이 다 돋는다. 아아.. 저래서 사람은 자기 자리를 찾아가야 되는구나.
예선에서 약팀에게 지던말던 변모한 스타일로 아시안 컵 예선에 올라간 것으로 된 것이다. 월드컵에서 강팀들이 항상 예선전을 준비기간으로 해왔던 것을 나보다 10번은 더 많이 보아왔던 조중연 아닌가?
우리 축구팬의 역할이 중요하다. 조중연을 씹어주는 한편, 인내를 가지고 코엘류를 믿어야 한다. 그는 최고의 프로다. 오히려 겨우 친선 경기에서 좋은 모습 못보였다고 발광하는 우리 쪽이 좋지 못하다.
세계에서 4강국가가 오만에게 진디고 비웃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브라질이 2002년 예선에서 그렇게 삽을 퍼도 누가 브라질을 약팀이라고 하는가. 게다가 우리나라는 꾸준히 기록을 내온 나라도 아니고, 유럽사람들은 월드컵 역사만큼이나 4강에서 사라져간 나라들을 많이 봤다. 일본이랑 중국애들 비웃는거?
ㅋㅋㅋㅋ 그런 애들은 신경 안써도 된다.
우리나라 리그 역사 고작 20년이다. 그게 바로 우리 밑천이고, 그나마 일본, 중국 이길 수 있는 것도 '우리민족이 선천적으로 우수해서가 아니라' 그 리그 역사때문이다. 고작 20년 역사로 100년 역사 나라들을 코엘류의 1년동안 따라잡기를 바란다면 엽기다.
언론은 무턱대로 8개월 고집버리고 도로 스리백 돌아왔다니, 덕장이 변했다니 하는 소리 늘어놓기전에 다른 축구 강국들이 얼마나 오래 축구리그를 운영했기에 강국이 됬으며, 조금만 개인기부리면 빳다 날라오는 학원축구에 대항해 성적을 중요시 않는 유럽및 남미의 유소년 리그를, 근본적으로는 개개인을 인정하는 다양성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보여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가는 길이 힘든지를 보여야 하며 코엘류가 가는 길은 그 혼자만의 짐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야한다.
우리나라는 바뀐 게 없다. 사실 꿈 맞다. 하룻밤 얼어죽어가던 소녀에게 맛난 음식을 보여주던 성냥불과 같은 달콤한 허상과 같다. 우리나라의 목표는 16강이 아니다.
다시 월드컵 1승이다.
코엘류가 아시안컵에서 4강안에 들어가고, 월드컵에서 1승을 거둔다고면, 난 공항에서 드러누울 것이다. 그랬다면 그가 '진짜 히딩크'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16강에 올라간다면 당장 귀화를 시켜야한다. 그런 사람 세계에 두 명 있는거 아니다.
코엘류는 자기의 역할을 충분히 다하고 있다.
축구팬은 축구팬의 역할을 다하라.
언론은 언론의 역할을 다하라.
축구협회는 축구협회의 역할을 다하라.
리그와 각 클럽은 각 클럽의 역할을 다하라.
그러면 50년뒤에는 강팀이 되어있을 한국을 볼 수 있다.
한국 축구는 이제부터 시작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PS1: 코엘류가 이번에 바뀌었다고 한다. 사실 뭐가 바꼈는지 검은 것이 글자고 흰 게 종이라는 것 빼고는 별다른 정보가 없는 찌라시에서는 알 수가 없다. 하긴 뭔가 바꼈나보다... 3백에서 4백으로 변화했다는 게 바뀐거라니? 장난하나? 난 그게 코엘류 포르투칼에서 히딩크 스타일에 기술을 접목시킨, 그러니까 귀네슈 터키처럼 바뀌었다는 말이기를 제발 바란다.)
(PS2: 말이 길어지고, 글필이 얕아서 표현하지 못했지만 코엘류의 축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히딩크가 오로지 FC한국만 성공시킨 것과 달리 리그, 축구팬, 축구협회, 언론, 축구문화 모두가 바뀌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코엘류가 프로선수들에게 개인기 가르치는 감독도 아니고 그럴 수도 없다. 히딩크가 성공해서 한국에게 자부심과 성적을 안겨주었다면 코엘류가 성공하면, 한국에 향후 세계화된 축구환경을 안겨주리라고 본다.)
첫댓글 뻥! 졸라 뜀박질! 몸빵! 꽝!(헤딩슛or중거리슛) 시원하자나.....ㅡ.,ㅡ;;; 수비는 졸라 끈질기게 절라 터프하게(상대편 겁먹게 하기or같이 망가지기)~~~~~~ㅡ0ㅜ/ 난 변태....ㅡ.,ㅜ;;; 이런 축구도 좋아하는 인간 있음다...ㅡ.,ㅜ;;;
엘류.. 전 쭈욱 믿고 있습니다.... 휴~ 진짜 우리 체력이 버텨줫으면 독일 꺽고 브라질 꺽고 우승인데 그리고 남일이 위치 어떻게 조정 안될까요? 남일이 패스도 좋던데..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이게 이 까페 자주 오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한번 감독 맡겼으면 꾸준히 지켜봐야지 이건 한번 지면 경질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 말부터 나오니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