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관광명소를 돌아보고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해운대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글로리아호텔 옥상에서 눈부신 동해의 일출을 감상했다. ‘부산’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해운대다. 해운대해수욕장은 넓은 백사장과 아름다운 해안선, 얕은 수심과 잔잔한 물결로 해수욕장의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름철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젊은 열기로 붐빈다. 어제 석양에 동백섬과 해변을 산책해보니 외국에 온 기분이 들었다. 눈부신 광안대교의 야경이 아름답게 빛나는 곳, 젊음의 비치 백사장을 거닐어보았다. 바다를 굽어보며 광안리 민락수변공원에서 사우회 부부일행과 불꽃놀이를 관람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특히 이번 제10회 광안대교 불꽃축제는 최고의 잔치였다.
아침에 해운대 별미 대구탕으로 속을 풀고, 송정해수욕장의 죽도공원으로 향했다. 해수욕장 바로 앞에 송정 등대가 입구를 지키는 죽도공원이 있었다. 빨강과 흰색의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두 등대가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죽도공원 정상의 암자, 송일정에서 바라보는 해수욕장은 푸른 소나무 숲과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감상하는 듯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월출이 장관이라 한다. 맑은 바닷물과 은빛백사장은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겼다.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은 길이 2km, 너비 50m의 넓은 백사장을 갖고 있다. 수심이 얕고 파도도 잔잔하여 가족피서지로 적합하다. 수질이 맑고 깨끗하여 해운대나 광안리의 번잡하고 화려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송일정을 돌아보고 나와 주차장에서 해동용궁사로 출발했다.
용궁사 주차장에서 내려 2분쯤 걸어서, “海東第一 觀音聖地” 문을 통과하니, 십이지신(十二支神)상 석상(石像)이 봉안되어 있었다. 국민의 안전운행을 기원하는 교통안전기원탑이 조심운전을 당부하고 있었다. 이곳의 풍광을 찬미한 춘원 이광수의 시비와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라고 노래한 나옹화상의 시구는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했다. 해동용궁사는 1376년 공민왕(恭民王)의 왕사(王師)였던, 나옹화상(懶翁和尙)이 창건했다. 한국 삼대관음성지(三大觀音聖地)의 한 곳이며, 바다와 용과 관음대불이 조화를 이루어, 신앙의 깊은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간절히 기도하면 누구나 현몽을 받고, 소원을 이룬다는 영험한 사찰로 유명한 곳이다. 용궁사를 돌아보고 나와서 다음은 도자기 공원으로 향했다. 토암 선생이 자연과 벗 삼아 흙으로 도자기를 굽고, 야외 전시장에서 그림 감상도 하는 산속의 문화공간이자 편안한 쉼터였다. 아늑한 대변항구 바로 위에 토암 서타원 선생이 마련한 숲 속의 도자기공원을 돌아보았다. 공원에 들어서니 펑퍼짐한 얼굴에 찢어진 눈, 납작한 코, 하나같이 합창하듯 방긋방긋 웃는 2천여 개의 토우들이 정감어린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아주었다. 이 작품들은 서타원 선생이 2002년 월드컵을 기념하여 만든 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도자기공원을 돌아보고 내려오니 대변 항구였다. 해변의 건어물 시장에서 일행들은 쇼핑도 하고, 방파제 식당의 멸치회 백반 점심은 별미중의 별미였다.
대변항을 뒤로하고 금정산 범어사로 향했다. 범어사 진입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나는 처음으로 찾아간 범어사의 내부와 유물, 연혁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신라 문무왕 때(678년)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화엄경의 이상향을 지상에 실현하고자 설립된 해인사, 통도사와 더불어 3대사찰이다. 의상대사, 원효대사, 표훈대덕, 낭백선사, 용성선사, 성월선사, 만해 한용운선사, 동산선사 등 고승들이 수행 정진한 명찰이다. 대웅전을 가운데 두고 왼쪽의 지장전과 오른쪽의 관음전이 협시하는 구조이다. 관음전이 처음 건립된 것은 1613년(광해군5)이다. 크기는 앞면 5칸, 옆면 3칸의 겹처마 맞배지붕 건물이다. 청기와 지붕과 화려한 단청이 돋보였다. 내부에는 목조 관음보살좌상을, 뒷벽에는 관음보살 탱을 봉안하였다. 범어사의 백의 관음보살도는 크기가 2미터를 넘는 큰 작품으로 비단 7폭을 연결하여 한 화폭을 이루고 있었다. 부산여행 이틀째는 송정해수욕장 → 죽도공원 송일정 → 해동용궁사 → 토암 도자기공원 → 대변항 수산시장 → 범어사 탐방 등으로 알뜰여행을 한 것 같다. 귀로에 차중에서 노래도 부르며 1박 2일 즐거운 여행을 하고 귀가했다.
--2014.10.26 (일) 부산여행을 다녀와서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