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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소중한 약속이라 판단되어 만나 대화를 이어나가는 전개방식을 염두에 두고 줄거리도 다듬어 두고 종언의 말미까지 챙긴 후 약속장소로 이동하였다. 동선의 길이는 약 1시간 정도여서 교통편은 지하철을 선택하였다. 도착해 보니 약속시간보다 20분 먼저 도착이었다. 날이 이외로 찼다. 추위를 피하기 위하여 부근에 대형서점이 있어 잠시 들러 신간코너로 다가 가 살펴보다 얼추 시간이 된 것을 알아차리고 전화기를 꺼내 구석으로 가 버튼을 눌러 상대방을 찾았다. 그렇지 않아도 전화를 드리려 했다면서 이런저런 사유를 들려주며 양해를 구하는 시간을 길게 이어갔다. 이럴 때는 서둘러 상대의견을 존중해 주며 통화시간을 줄이는 것이 상책인데 하며 네 알겠습니다. 급한 일 잘 정리하시고 필요하실 때 편한 시간에 다시 연락 주시면 다시 약속을 정하고 만나 의견을 나누기로 하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별안간 나의 시간이 길을 잃은 것이다. 순간적으로 망막하다는 생각이 나를 스쳐 지나갔다. 서점에 머무는 것을 좋아하는 성미인데 통화 후 그 감정은 사라지고 어서 빨리 이 부근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밀어내고 있었다. 우선 나의 복장부터 챙겨보았다. 마침 신발부터 바지와 상의까지 걸어도 될 만한 복장이었기에 다행이었다. 마침 현장을 찍기 위하여 카메라도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걷자! 스스로 선언하고 대상지를 몰색하기 시작하였다. 성곽 따라~~~ 남산 일주? 생각하다 도심권 공기의 질을 떠올리며 살피자 이건 아니었다. 그리고 오후 저녁시간 때에 약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방향을 틀게 된다. 그 약속과 연계시킨 곳으로 가야 시간적 효율성이 따라준다는 것을 알아 차린 것이다. 다시 지하철을 이용하여 이동하여 도착해 보니 점심시간이 지났다.
우선 에너지를 쓰는 일을 앞두고 보충해 두는 것이 급선무다. 특히 겨울철 걷는 일은 많은 열량이 필요로 하는 계절이다. 기온이 차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면 우리 몸은 열을 지속적으로 발산하게 된다. 특히 걸으면 발산되는 땀은 속옷을 사정없이 적셔 놓는다. 그러면 우리 몸은 그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옷을 말려 상쾌한 조건을 만들려 지속적으로 열을 발산하게 되는데, 우리 몸은 에너지가 고갈되어 저체온증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기준 체온에서 1만 빠져도 위급함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때 허기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경우와 같다. 이 부근에 오면 늘 점심을 챙기는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 메뉴는 돌솥비빔밥이다. 뜨끈한 된장국과 함께 나온 찬이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이 집을 종종 찾는 이유다. 그리고 먹다 부족하면 밥과 찬을 갖다 먹을 수 있는 별도의 코너를 만들어 두었고 비용은 더 받지 않는다. 그래 이 집은 하루 종일 손님들로 북적이는 집이다. 참 분주하게 돌아가는 식당에 나 홀로 앉아 4인석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다는 자체가 경영주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아 좌불안석이었다. 다행히 도 좌석 15% 정도 여유 있게 진행되고 있지만 언제 손님들이 만석을 이루고 더 넘칠 줄 모르니 이 또한 좌불안석이 일 수밖에 없었다.
내가 늘 이모라 부르는 아낙이 나의 테이블 부근을 스쳐 지나가길래 불러 세워 나의 심정을 전하고 주문한 밥을 빨리 주면 후다닥 먹고 자리를 비우고 나가겠다고 전하니 그렇게 하실 필요가 없으시고 편히 드시고 가셔요 한다. 그런 후 바로 식탁 위로 주문식사가 도착하였다. 버무려 먹기 좋게 만든 후 나머지 찬을 전부 쓸어 담아 돌솥에 담긴 음식과 다시 버므려 먹기 좋게 만들고 먹은 후 식탁에서 물러섰다. 그리고 계산을 하는 사이 주인 아낙이 커피를 뽑아 들고 와 건네주며 그렇게 하실 필요가 없으신데 하며 다음에는 그러지 마시라 하며 웃으며 안녕히 가시라 인사를 한다. 식당을 나와 길을 건너 산 길로 가는 지름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손목시계를 보면서 출발시간을 기억해 두었다.
산 길 초입, 허리를 굽혀 신발 끈을 조이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후 숲 안으로 빨려 들어가듯 걸음을 신속하게 옮겼다. 나를 반긴 나무는 바로 가을의 주인공 단풍나무였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이어지는 소나무와 갈참나무가 섞인 나무밑동 사이로 펼쳐진 숲 길이었다. 나무 사이사이를 돌아 나가며 암벽등반을 할 때 사용하는 구간을 의미하는 핏치라는 단어를 빌려 1시간 보행거리를 km로 환산한 후 가늠하며 오름길은 두 구간으로 나누었다. 가파름의 연속인 오름길은 1구간을 1시간 소요와 15분간 휴식, 그리고 정상까지 2 구간을 30분 소요와 10분간 휴식을 정해 두고 하산 길은 북사면 길을 선택하고 교통편 접근을 용이하게 지정해 두었다. 3구간인 하산 길은 긴 편이고 험로가 일부 있고 낙엽이 상당량 쌓여 있을 것이라는 예측으로 휴식시간 15분을 포함하여 1시간 45분으로 책정하였다. 아기자기 한 숲 길을 빠져나와 광산채굴 목적과 산림녹화 시행목적으로 아주 오랜 시절 닦아 놓은 산판도로를 가로질러 넘어서자 울창한 잣나무단지를 만났다. 산림욕을 즐기는 장소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숲이다. 요즈음은 맨발로 걷는 이들이 많이 모여드는 장소이기도 한 곳이다. 잣나무 단지는 가파른 곳까지 촘촘히 심어진 곳이다.
상당한 비탈이 1구간 내내 걷는 이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드는 걷는 자에게 성가시게 구는 구간이 1구간이다. 이 길에 서면 거칠게 뿜어 나오는 자신의 숨소리를 듣는 장소며 극복이라는 승리의 쾌감을 성취할 수 있는 길이므로 노년의 폐활량 점검 가능한 곳이다. 거친 숨소리를 듣는다는 것과 함께 하는 것은 평상시에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몽땅 찾아 파워 있게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코스다. 그리고 양손을 이용하여 당기고 밀며 두 발로 딛고 올라서기를 반복함으로써 건각을 세울 수 있는 곳이며 손끝에 와 닺는 나무를 통한 촉감은 자연과 교감이라는 정신적 위로가 상당한 몫을 발휘해 준다. 그리고 이 길에 걸을 적마다 떠올리는 글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 나무들 비탈에 서다"이다.
이 글을 처음 익힌 계기는 소설가 황순원 선생님의 1960년 1월부터 7월까지 7회에 걸쳐 2부로 나뉘어 『사상계(思想界)』에 연재되었고, 같은 해 사상계사에서 단행본으로 간행된 책이 아버님의 책장에 꽂혀 있어 읽게 되었다. 당시 아버님께서는 동아일보에서 간행하는 월간 신동아와 사상계사에서 발행하는 사상계(思想界) 두 월간을 구독하셨었다. 성장기에 많은 도움을 준 책이었다. 전쟁이라는 극한상황을 겪은 젊은이들의 전쟁 전과 후(戰後)의 정신적 방황과 갈등을 통하여 인간 구원의 문제를 다룬 소설의 제목이 바로 나무들 비탈에 서다였다. 이 작품은 1950년대에서 1960년대에 이르는 시기의 전후문학사의 한 지표로 자리 잡은 소설이다. 전쟁이 만들어 놓은 죄악, 죄의식이 빚는 인간의 파멸 과정이 소설의 주인공 동호와 현태라는 대립적 인간상을 비교되며 그려졌다. 유년기 인물들이 미성숙 상태에서 사회적, 정신적 성년으로 옮아가는 작품에서 전쟁의 시련인 동호의 죽음이나 현태의 좌절은 전쟁이라는 상황이 인간으로서의 절대적인 장벽임을 제시한다.
참고로 작가 황순원(黃順元,1915-2000) 선생님은 시인으로 출발해 단편 작가를 거쳐 장편 작가로 나아가는 문학적 궤적을 보이신, 해방 이후 이 땅의 대표적인 작가 중 한 분이시다. 문학 세계의 특성은 시적 서정성, 언어를 아름답게 다듬고 고품격의 간결한 문체,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성찰로 집약할 수 있다. 황동규 시인은 바로 자제이시다
소설의 줄거리를 되새기며 쉬지 않고 오르자 너른 광장이 나왔다. 이곳까지가 오름 길의 1구간이다. 잠시 쉬어 가기로 정하고 설치된 조망의자에 앉았다. 젖은 티셔츠가 거북스럽게 느껴졌다. 상의 겉옷을 벗어 뒤집어 햇빛에 말리고 양지쪽으로 자리를 옮겨 등을 돌려 앉았다. 강렬한 태양빛이 실내에 앉아 유리창으로 스며드는 햇빛처럼 기분 좋은 따듯함이 느껴졌다. 속건성류의 옷이라 빠른 시간 내에 말려주어 상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산기슭 너머로 다가오는 마을과 강줄기 바라보며 현재위치의 고도를 느끼는 사이 어느 산객이 손전화기를 꺼내 셀카를 찍으려 애를 쓰나 손가락 파지가 제대로 안되어 고심하는 것 이 느껴졌다. 다가 가 찍어 주겠다고 하자 반갑게 응답한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하고 전하는 말에 신중함과 고맙다는 언사가 깊게 담겨 있었다. 구도를 여러 개의 모습으로 잡아 찍은 후 검색하라 하며 전화기를 돌려주자 확인 후 반색을 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다시 전해 왔다. 그리고 잠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사진과 관련된 이야기를 물어와 사진과 관련된 기본 상식을 알려 주었다. 빛과 구도와 배경과 피사체에 대하여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을 해 준 후 이를 익힌 후 다시 찍어보라고 하고 찍어 놓은 사진을 함께 보며 평가하는 시간을 통해 사진에 대해 올바른 촬영법을 주지하는 기회를 갖은 후 서로의 길로 나섰다. 그는 하산 길 나는 등산길로~~
좌측 상단에 보이는 암벽 바로 위가 정상이다. 억새풀 옆으로 오르며 급경사지가 나오기 시작한다. 대부분 돌계단과 나무계단이 정상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숨이 깔딱 거리는 길이다. 이 과정을 거친 후 정상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산주름과 마을과 강물 등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카메라를 꺼내 여러 장의 사진을 찍은 후 내가 걸어온 등로를 가늠한 후 전화기에 깔아 놓은 운동과 관련된 앱을 열어보았다. 우선 걸음 수, km, 맥박수 등을 점검하고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는 교훈적 이치를 실천하기 위하여 북사면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보폭을 줄이고 낙엽을 경계하고 발의 디딤을 정확한 확보로 지탱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그리고 손은 손스침 확보물이 있는 곳에서는 좌우를 번갈아 선택하며 이용하여 펌핑효과를 방지하여 지탱력을 정확하게 유지하며 내려가기로 결심해 두었다. 낙엽이 쌓인 산 길 걷는 것 참 많은 부분이 부담스럽다. 낙엽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엄동시기에 북사면을 하산 길로 선정하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북사면 길은 대부분 음지이기 때문에 눈과 얼음이 늘 쌓여 있기 때문에 아이젠과 스페츠와 스틱은 필수지만 가급적 양지바른 남사면이나 서쪽 방향이 제일 좋다. 늦은 시간까지 해가 들기 때문에 기온이나 지형적인 컨디션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긴장하며 걷는다는 것은 그만큼 안전도가 높다는 뜻이 된다. 내려오는 길에 길을 묻는 이가 있어 동행하게 되었다. 참 성실한 느낌을 주는 이였다. 열심히 뒤를 따르며 따라왔다. 거의 다 내려와서 장 의자가 있어 잠시 쉬어가자 권하고 앉았다. 그 사이 곁으로 와 배낭끈을 풀더니 커피와 감과 귤을 꺼내 권해 왔다. 커피 향이 짙게 다가와 낙엽 태우는 냄새를 닮았다는 어느 수필가의 수필내용을 떠올리게 해 주었다. 그 사이 나에게 넌지시 연세를 물어 왔다. 웃으며 답하자 대단하시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스틱도 없이 어떻게 안정되게 산 길을 내려가시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하게 자꾸 이것저것 물어왔다.
그러면서 자신이 경험한 설악산 등반 중 조난 위기에서 양정고등학교 산악부 OB 팀을 만나 도움으로 구사일생된 옛 경험을 전해 왔다. 인제군 남교리에 있는 십이선녀탕 길 복숭아 탕이 있는 지점에서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청취한 후 내가 그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바로 가톨릭 의대 산악부 남녀 대원으로 꾸려진 등반팀 전원이 폭우와 급류로 휩쓸려 내려가 딱 2명만 살고 전원이 사망한 이야기를 해주고 다른 산악사고에 대하여 원인에 대하여 소상하게 설명해 주자 그제야 전문 산꾼이라는 인식을 갖고 이것저것 물어와 소상하게 답변해 주었다. 등반을 끝내고 큰길로 들어서자 간단한 요기를 모시겠다고 요청을 해와 잠시 후 선약이 있어 응할 수 없음을 설명하고 다시 우연히 또 산 길에서 만나게 되면 그때 가서 후의로 받겠다고 한 후 악수를 한 후 헤어졌다. 이때 즈음 마지막 단풍이 곱게 남아 있는 길을 찾아 약속장소로 이동하였다.
아~~ 가을 단풍 참 아름답다 느끼는 사이 인적이 보여 촬영해 두었다. 걸어 나가는 사람의 모습, 동감이 느껴져 단풍과 어울린다는 생각에서 찍어 둔 것이다. 아쉬운 부분은 입고 있는 옷의 색이 어둡다는 것이다. 가을의 끝 자락에서 순간 경험한 잃어버린 시간을 산행으로 되돌린 시간을 소중한 추억으로 묻어두고 경쾌한 마음으로 약속된 장소로 가 담소와 저녁을 나누고 하루를 정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