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의 민속문화 2.식생활(食生活)
강원도의 마을 형성은 동해안 엥 인접한 어촌과 산간에 위치한 산촌으로 이루어져 잇으나, 어촌이라도 한쪽으로는 농사를 짓기 때문에 결국 농촌의 범주 내에 든다. 그래서
농촌에서 주로 나는 감자.메밀.강냉이.도토리 등을 주식으로 삼아왔다.
그런데 이 식품들은 평상시에는 주식이면서 동시에 향토의 별미로서 사랑을 받는 음식이 되고 있다. 특히 오늘날은 이 음식 들이 담백하여 현대인의 성인병을 예방하여주는 음식이라
해서 타지역 사람들도 선호하는 음식이 되었다.
강원도의 전통음식, 김장담그기. 구황식품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전통음식
① 막국수
강원도의 대표적 음식이라 하면 막국수이다. 막국수는 메밀로 만든 국수인데. 오늘날은 대개 ‘춘천막국수’라 하며 이름이 나있다. 예로부터 강원도에서는 메밀을 많이 재배하여왔다. 메밀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화전을 3~4년 하고 밭이 척박해지면 메밀씨를 뿌렸다.
이 메밀은 흉년에 생명을 연명해주는 구황작물(救荒作物)이었으며, 오덕(五德)을 갖춘 오방지영물(五方之靈物)이라 한다. 그것은 오방의 색을 갖추었으니 꽂은 백(白). 잎은 녹(綠). 열
매는 흑(黑). 줄기는 적(赤). 뿌리는 황(黃) 이다. 따라서 메밀을 먹으면 오덕을 취할 수 있다고 하였으니 곧 하나는 독특하고 시원한 맛이요, 다섯은 값이 싸기에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메밀을 많이 먹으면 속살이 예뻐져 아들을 잘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 부녀자들이 멤ㄹ묵이나 메밀국수 추렴을 곧잘 하였다.
막국수를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 메밀을 가루로 만들어서 뜨거운 물에 반죽하여 국수틀에다 눌러뺀다. 그리고 끓는 물 에 삶아서 냉수에 서너번 헹구어 사리를 만든다.
○ 사리를 대접에 담고 김치국물을 붓고, 그 위에 썬 김치와 절인 오이를 얹는다. 또 한 편에 고추양념을 넣고 깨소금과 고춧가루를 뿌린다.
○ 그리고 거기에 김치국물이나 차게 식힌 육수를 반씩 섞어서 부어 먹으면 좋다.
○ 김치는 동치미 · 나박김치 · 배추김치 등 있는 대로 쓸수 있는데, 짜거나 매운 김치보 다는 맑은 김치가 좋다. 요즈음에 와서 짜고 매운 것을 기피하는 현대인의 식성 때문에
맑은 김치로 하는 경향이 짙다.
② 총떡(촌떡)
총떡은 메밀로 부치기를 하여 돼지고기나 김치양념 등을 속에다 넣고 말아서 먹는, 보쌈 식의 메밀떡이다.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 메밀은 맷돌에 갈아 체에 밭쳐서 물에 가라앉힌다.
○ 돼지고기를 삶아서 체 썰고, 김치는 꼭 짜서 양념에 무친다.
○ 채에 밭친 메밀을 조금씩 떠서 얇게 전(煎)을 부쳐서는 돼지고기와 김치소를 돌돌 말
아 어슷어슷하게 썰어 초장에 찍어 먹는다.
③ 감자떡
강원도의 감자는 하얀 가루가 많고 질척거리지 않아서 맛이 좋다. 감자로 만든음식으로 는 통감자를 그대로 먹기도 하나 강판에 갈아서 전으로 부쳐 먹느 감자전이 있고, 또 감 자로 수제비와 떡을 해먹는다. 감자떡 만들기는 다음과 같다.
○ 감자떡은 감자가루를 더운 물로 말랑말랑하게 밤죽한다.
○ 소는 강낭콩을 삶아내어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 큰 밤통만큼씩 빚어 소를 넣어 손자국을 내어 찌면 속이 거무스름하고 투명한 떡이 된다.
④ 감자전
요즈음 관광명소에 가면 많이 볼수 있는 감자전은 간식이나 술안주로도 인기가 있다.
부치기인 감자전을 만들려면 먼저 감자의 껍질을 벗겨 강판에 갈아 물기를 짜서 앙금을 받아 간 감자에 섞어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다. 그리고 간 감자를 후라판에다 둥그렇게 지지면서 파와 고추를 얹어 노릇하게 지져댄다. 그것을 초간장에 찍어서 반찬이나 간식으로 먹는다. 이때 고추는 씨를 빼내어 동글동글하게 썰어, 파는 5cm로 썬다.
⑤감자수제비
감자로 수제비를 만들려면 먼저 감자를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기고 강판에 갈아서 보자기에 꼭 짠다. 그리고 찌끼는 따로 두고 감자물은 한편에 놓아두어 녹말을 가라앉힌다. 녹말이 가라앉힌다. 녹말이 가라앉으면 웟물은 가만히 따라내고 따로 두었던 감자 찌끼와녹말을 고루 잘 섞고 소금으로 간을 하여 직경2.5mm 정도의 완자로 빚는다.
한편 통감자를 얄팍하게 나박김치 모양으로 썰어 물에 넣고 끓이면서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감자가 잘 익게 끓으면 준비한 완자를 넣고 호박도 채로 썰어 같이 넣고 다시 한동안 더 끊여 완자가 떠오르면 대접에 담아내어 먹는다.
⑥올챙이묵(옥수수묵)·올채이 국수
풋옥수수 알맹이를 따서 곱게 맷돌에 간 다음 솥에 넣고 끓인다. 어느 정도 죽처럼 끓었 을 때 올챙이묵틀에다 부으면 올챙이처럼 생긴 국수가 아래로 떨어지는데. 이때는 찬물에 떨구어야 국수 모양이 흩어지지 않는다. 찬물에 응고된 국수를 건져 참기름과 양념을 넣 어 먹는다. 이 국수는 다른 원료의 국수보다 담백하고 고소하여 맛이 좋다.
국수틀은 대개 바가지에다 구멍을 뚫어 사용한다. 또 판자로 사가형틀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⑦ 도토리묵·상수리묵
강원도는 산이 많기에 나무도 많아서 도토리와 상수리가 많다. 그래서 가을철이 되면 나무 밑에 떨어져있는 상수리와 도토리를 많이 주을 수 있다. 이것을 겉껍질을 벗겨 여러 날 동안 물에 담가서 떫은맛이 없어지도록 우렸다가 갈아서 응고시켜 묵을 만들어 먹는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 물에다 우린 도토리나 상수리를 절구에 찧어 앙금을 만든다.
○ 묵을 쑬 때는 전분의 3배 가량되는 펄펄 끓는 물에 도토리가루를 부어 빨리 젓는다. 묵 이 엉기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하여 끓인다.
○ 뜸을 들인 후 그릇에 퍼내어 식히면 윤택이 나고 단단하게 굳는다.
○ 묵을 채로 쳐서 양념장을 살살 섞고 김치를 송송 썰어넣어 무치는데. 이때 깨소금과 참 기름을 넉넉히 넣고 굵은 막고추가루를 넣으면 좋다.
⑧ 도토리떡
도토리는 묵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구황식인(救荒食)인 떡이나 국수도 되었다.
도토리의 껍질을 까내고 삶거나 찐 다음에 2~3일 동안 물에 담가 떫은맛을 우려낸다.
거무스레하게 우러나는 물을 여러번 갈아내어 더 이상 나오지 않으면 도토리를 건져내어 응달에다 바짝 말린 후에 갈아서 가루를 낸다. 이것을 옥수수가루와 섞어서 떡이나 국수를 만들어 먹는다.
⑨ 댑싸리떡
10cm 내외로 자란 댑싸리잎을 따서 깨끗이 씻어 쌀가루와 버무린다. 여기에 설탕이나 엿을 알맞게 넣고 보자기로 싸서 찐다. 이 떡은 어린아이들의 간식용으로 적격이었다.
⑩ 옥수수술
옥수수를 물에 담구어 불린 후 누룩을 섞어 발효시키면 달콤한 술이 된다.
(2) 김장 담그기
김장을 하는데 있어서 강원도의 영서지역은 다른지역과 같다. 그러나 영동지역은 동해에서 나는 동태와 오징어를 넣어 김장맛을 특색있게 만든다.
배추김치에 소(속)을 넣는 것은 중부지역과 꼭 같으나 무·배·갓·생파·고추·생오징어채 및 꾸덕꾸덕하게 말린 생태살을 새우젓국으로 버무려 간을 맞추고 국물은 멸치젓을 달여 밭쳐서 넣는다.그리고 무쪽을 큼직큼직하게 썰어 고춧가루와양념으로 버무려 켜켜로 반드시 넣고 생태머리와 나머지 뼈도 집어넣어 두면 김치국도 맛있고 생태머리의 맛도 각별하다. 뼈를 넣는 것은 뼈에 칼슘이 많고 또 젖산을 중화시키는 작용을 하므로 중요하다.
산간지역은 김장을 11월 초에 시작해야 맛있는 김장을 먹을 수 있다.
(3) 구황(救荒)식품
깊은 산촌에서 사는 강원도 화전민은 옥수수와 감자가 주식인데 식량이 모자라거나 흉년이 들면 초근목피(草根木皮)를 먹고 살았다. 그때는 주로 쑥을 비롯한 고사리, 버섯, 칡 등을 먹거리로 삼아 연명하였는데. 잊을 수 없는 구황식품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① 도라지 - 산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도라지의 껍질을 벗겨서 씻어 삶은 다음에 먹거 나, 말려서 가루를 내어 밥에 섞어 먹는다.
② 고사리 - 습기가 많은 음지에 나는 고사리를 깨끗이 씻어서 살짝 데쳐 반찬으로 식 용한다. 또 깨끗이 씻어 바짝 말려서 저장해두었다가 먹을 때에는 물에 불린 후에 삶 아서 조미하여 반찬으로 먹는다.
③ 둥글레 - 건조한 비탈에 자생하는데. 씻어서 건조시키거나 삶아서 콩가루에 섞어 주 식 대용을 하기도 하ㅗ 말려서 가루로 만든 것을 밥에 섞어 먹는다.
④ 松皮 - 산야에 널리 분포되어있는 소나무의 껍질인 송피를 벗겨 삶아서 곡식가루에 버무려 떡을 만들어 주식 대신 먹는다.
⑤ 버섯 - 습지의 나무에 기생하는 버섯을 따다가 물에 불린 후에 깨끗이 씻어서 삶은 다음 양념장을 하여 부식으로 먹는다. 또 말렸다가 먹을 때는 물에 불려서 조리하여 먹는다.
⑥ 달래 - 달래를 따서 깨끗이 씻어 양념장으로 조미하여 부식으로 먹는다.
⑦ 참나물 - 높은 산의 습지에서 자라는 참나물을 뜯어다가 조미하여 부식으로 먹는다.
⑧ 더덕 - 활엽수림의 습지에 나는 더덕을 캐서 껍질을 벗기고 양념장을 발라 구워 먹 거나. 삶아서 건조시켜 가루를 내어 밥에 섞어 먹는다.
⑨ 두릅 - 악귀를 물리치고자 그 가시를 문설주 위에 걸어두었던 엄나무의 연한 새순인 두릅을 봄철에 따다가 펄펄 끓는 물에 섞어 지짐을 해 먹는다.
⑩ 칡 - 비교적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칡은 우리의 산지에 많다. 그래서 그 뿌리를 캐다가 전분을 내어 먹는다. 또 약간 삶은 칡잎으로 맷돌에 간 풋 옥수수의 가루를 싸서 먹는데, 이것을 칡떡이라고 한다.
* 강원대학교 강원문화연구소 발행 홍천군의 역사와 문화유적 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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