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규제 법령 제개정과
경승 신설 등 성과 많아
신행 강화와 회원 확보 등
보완해야 할 과제도 많아
국회 정각회 출범 30주년 기념법회가 오는 9월4일 봉행된다. 국회 정각회는 정파를 초월해 불자이거나 불교에 관심있는 국회의원의 신행모임이자 불교계와 정치권을 잇는 가교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불교단체다. 특히 입법권과 국가예산심의의결권을 갖고 있는 국회의 불자모임인 정각회는 불교를 외호하는 호법신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출범 30주년을 맞아 국회 정각회의 지난 발자취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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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10월 열린 제19대 국회 정각회 개원법회에서 불자 국회의원들이 정파를 초월해 국민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 정진할 것을 서원했다. |
국회 정각회는 흔히 불자 국회의원들의 신행모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넓은 의미로는 불자국회의원 모임 뿐만 아니라 국회사무처와 국회도서관 등 국회 내 직원불자들의 모임인 ‘국회직원불교신도회’, 국회의원 보좌관과 비서관 불자들의 모임인 ‘법우회’까지 아우른다. 지난 1983년 4월 제11대 국회에서 69명의 불자국회의원으로 출범한 정각회는 총선에 맞춰 4년마다 새롭게 출범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6대 국회에서는 여소야대의 정국상황속에서 여야가 정각회장을 서로 맡겠다고 맞서는 바람에 정각회를 구성조차 하지 못하는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다.
정각회 출범의 가장 큰 공신은 바로 권익현 전 국회의원이다. 권 전 의원은 제11대 국회에 입성한 뒤 곧바로 국회 내 불자모임 결성에 나섰다. 11대 국회 이전에도 ‘유정불도회’와 ‘정각회’가 결성돼 있긴 했지만 친목모임 수준으로 운영됐다. 이 때문에 권익현 전 국회의원을 정각회 초대회장으로 부르고 있다.
권익현 전 의원이 제11, 12, 14대 정각회장을 역임했으며 김태호(13대 국회), 서석재(14대 초반, 15대 국회), 이용희(17대 국회 전반기), 이해봉(17대 국회 후반기), 최병국(18대 국회) 전 의원이 그동안 회장 소임을 맡아 정각회를 이끌었다. 현재는 4선 국회의원인 정갑윤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정각회 회장 소임을 맡고 있다.
정각회는 그동안 불교계 현안문제를 앞장서 해결하는 호법신장으로서 역할을 담당해 왔다. 특히 정각회 출범 이전에는 정권 실세였던 정관계인사와의 개인적 인연을 통해 불교현안문제를 해결했다면 정각회 출범 이후에는 시스템을 갖추고 불교현안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정각회는 ‘불교재산관리법 개정’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불교방송 개국’ ‘경승제도 신설’ ‘군승 증원’ ‘10.27법난특별법 제.개정’ ‘공원 내 문화유산지구 지정 신설’ 등 불교 발전을 위한 다양한 성과를 이끌어 냈다.
지난 30년간의 다양한 성과와 더불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무엇보다 신행활동의 강화가 요구된다. 정각회는 정기법회와 특별법회, 사찰순례, 교리공부, 불우이웃돕기 등 다양한 신행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대다수 참가자는 직원불교신도회 회원들이다. 불자국회의원들은 바쁜 의정활동으로 참여가 저조한 실정이다. 지난 3월 정각회 최초의 해외성지순례로 인도성지순례를 다녀오는 등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와 더불어 회원확보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각회 회원수는 증감이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40, 50명 선이다. 11대 국회 정각회가 6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15대 정각회 43명, 17대 정각회 40명, 18대 정각회 59명, 19대 정각회 42명이다. 직원불교신도회는 손충덕 회장 등 141명의 회원이 활동중이다. 하지만 개신교모임인 ‘국회 조찬기도회’가 100명을 넘어설 뿐만 아니라 가톨릭모임인 ‘국회 가톨릭의원신도회’도 회원이 50, 60명에 달하는 것에 비한다면 회원수가 적은 편이다. 이는 정각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불교계가 인재불사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만 해결될 문제다. 또한 불자이면서도 정각회에 가입하지 않는 국회의원 뿐만 아니라 친불교성향의 국회의원도 적극적으로 포교해 함께 신행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불자는 뭔가 달라도 다르다’는 이야기가 회자될 만큼 타의 모범을 보인다면 자연스레 포교로도 이어지기 마련이다. 아울러 종단과 협력해 각종 불교 규제 법령의 제개정에도 앞장서야 한다.
정갑윤 정각회장은 “30주년을 맞아 여러 가릴 것 없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고 행하는 불제자로서 정법구현과 선양에 솔선수범할 뿐만 아니라 불교 외호의 견인차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더욱 더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강창일 정각회 부회장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국민화합을 이끌어 내고, 절충과 조화속에 국정을 돌보는데 여야 불자국회의원 모두가 앞장서는 정각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각회를 이끈 사람들
권익현 서석재 주호영 의원
정각회와 불교 발전에 기여
김경해 부회장, 신행활동 독려
정각회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이를 손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권익현 전 회장과 고인이 된 서석재 전 회장을 뽑을 만큼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권 전 회장과 서 전 회장은 종단과 협력하며 호법신장으로서 불교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익현 전 정각회장은 지난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불교를 위한 특혜가 아닌 타종교 만큼만 해달라고 요청하며 정치권과 정부를 설득했다”고 회고했다. 15년간 풀지 못한 ‘경승제도 신설’문제도 권 전 회장이 내무부장관과의 단판을 통해 3주만에 경승제도가 만들어지는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다. 권 전 회장은 “정각회를 정치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열심히 활동한다면 반드시 회원이 늘고 좋은 일도 많이 생길 것”이라며 애정 어린 당부도 잊지 않았었다.
서석재 전 회장의 보좌관 출신인 김영국 씨는 “다른 역대 정각회 회장님들은 불교계 예산 증액 등에 도움을 주긴 했지만 권익현 전 회장님과 서석재 전 회장님은 불교계와 협력하며 불교계 현안 해결에 발벗고 나서셨던 분”이라고 평가한 뒤 “정각회가 호법신장으로서 불교현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서는 주호영 정각회 감사가 정치권과 불교계간의 메신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불교계 현안문제를 정확하게 인지할 뿐만 아니라 동료 국회의원들을 설득해 각종 불교 규제 국가법령 제개정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와 더불어 김경해 국회직원불교신도회 부회장도 국회직원불교신도회의 터줏대감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금강경>독경테이프를 직접 제작해 배부할 만큼 불교에 심취해 있을 뿐만 아니라 신심고취를 위한 다양한 신행프로그램을 앞장서 펼치며 동료들을 독려하고 있다.
[불교신문2940호/2013년8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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