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4. – 버스 (--;;;)
엘니도에서 ppc로 가는 버스가 아침에 있습니다. 이 버스는 예약을 미리 할 수가 있는데요… 좌석이 그려진 판에 이름을 써 넣는 것이 예약입니다…^^;;; 꼭 미리 해 놓으세요. 안 그러면 자리가 정말 안 좋거든요… 걸리는 시간은 7,8 시간. 물론 길은 굉장히 험난합니다. 게다가 저희 운전수는 스피드 광이라서 무섭긴 했지만(정말 다들 무척 무서워 했습니다..^^;;;) ppc에 빨리 도착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습니다.. 도중에 타이어를 한 번 갈아야 하는 일이 일어났지만 머 40분쯤이야 가볍게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다시 달리기 시작해서 얼마 후.. 또 버스가 섰습니다. 친구가 보더니.. 이번에는 타이어가 아니라 축을 갈아야 하는 것 같다고 하면서 오래 걸릴 거라고 하더군요.. 저는 한 2시간 예상하고 기다리는데… 5시간이 걸렸습니다..ㅠ_ㅠ 팔라완에서는 이런 일이 가끔 있는 것 같으니 혹 가셔서 당하시면 저희처럼 기다리지 마시고 다른 차 타시길 권하는 바입니다… 결국 저희가 ppc에 도착한 건 밤 10시 부근이었습니다…
2003.1.5.- ppc
저희는 짐을 싸고 집에 갈 꿈에 부풀어 항구로 출발을 했습니다.. 코론-마닐라 표가 있고 ppc-코론으로 1700페소를 내고 배를 탈 이상한 사람은 없을 거라는 저의 확신에 찬 예상으로 갔지만.. 자리가 없어서 결국 표를 환불받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원래 물어야 하는 10% 차지를 안 물로 10페소만 빼고 주더군요. 비행기는 있겠지.. 하며 공항에 갔습니다.. 없더군요. 게다가 다음날도 남은 좌석은 비즈니스 클래스(일인당 4113페소)… 필리핀의 크리스마스 휴가를 우습게 본 저희의 잘못이었습니다… 어차피 그다지 할 일 없는 ppc에서 하루를 더 보내느니 그냥 비싸게 가자고 생각하고 비즈니스 석을 끊는데 정말 아까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배를 탔으면 두 사람이 탔을 가격으로 한 사람밖에 못 타니까요.. 게다가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500페소 더 비싼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했으니까요..
잃은 돈은 잃은 돈.. 저는 여기서 랍스타를 먹어 볼 기회라고 생각하고 숙소에서 가격정보를 얻었습니다. 1킬로에 500페소 정도. 오옷~ 보라카이보다 싼 가격입니다. 게다가 요리는 여기서 해 줄 수 있다더군요. 쿠킹비는 1킬로당 70페소 였습니다. 참고로 랍스터를 식당에서 사 먹으면 일인당 300페소 정도라고 하더군요. 저희는 시장에 가서 둘러봤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큰 랍스터는 없었지만 작은 랍스터 한 마리를 120페소에 살 수 있었습니다. 새우와 참게도 좀 샀습니다. 가격이 보라카이에 비해 워낙 싸서 별로 깍고 싶은 맘은 없었지만 예의상 조금씩 깍아주었습니다..^^;;;
보라카이에서 먹었던 잊혀지지 않는 랍스터의 맛을 생각하며 저녁을 먹는데.. 비리더군요..-_-;;; 요리는 아무데서나 부탁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여기 묵으실 분들.. 요리 직접 배워오시던지 하세요. 절대 여기서는 부탁하지 마시고요.. ㅜ_ㅜ
2003.1.6. – 마닐라
아침에 다시 한 번 작별인사를 하고 공항으로 갔습니다. 비즈니스 클래스.. 좋긴 하더군요.. 그러나 1시간도 안 되는 비행에는 사치라는 생각이 듭니다…ㅠ_ㅠ
음… 제가 이번 여행을 신선놀음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정말 잘 먹은 여행이었기 때문입니다. 4끼정도 라면 해 먹은 거 외에는 식당에서 좋은 것들만 사 먹었습니다. 패스트한 건 푸드점도 거의 이용하지 않고요(있지도 않았지만..^^;;;) 3끼 넘게 챙겨 먹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다지 가격 흥정을 하지 않았고요.. 게다가 배와 비행기를 제일 좋은 것만으로 이용했잖아요….(머 원하던 바는 아니었지만요..)
이렇게 12일의 여행을 마친 우리가 쓴 돈은 약 38000페소 정도. 물론 둘이 같이 쓴 돈이요.. 이 중에서 교통비는 14800페소 정도가 들었지만 배값과 비행기 값을 빼면 2200페소 정도가 들었습니다. 숙박비는 4500페소 정도가 들었습니다.. 레크리에이션(도스팔마스, 지하강, 인트로다이빙, 스너클링 등..)에 이용한 건 7500페소 정도였고요.. 식비가 8700페소나 들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쓸 수 있던 건 마지막까지 굶고 다니지 말고 위험한 데 다니지 말라시며 예상치도 못한 돈을 쥐어주신 어머니 덕분이지 아니었음 완전 거지여행이 될 뻔 했습니다.
팔라완은 정말 생각보다 멋진 섬이었고요.. 언젠가 부모님과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 자료가 없어서 망설이시던 분들.. 가시면 후회는 없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