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시장에 실사러 가는 걸 좋아합니다.
갖가지 아름다운 색상과 질감이 다른 실들을 구경하는 것도 즐기지만,전시해 놓은 니트작품들을
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어느 실가게에 전시해 놓은 파인애플 무늬 수세미를 보는 순간,필이 꽂혀 멈춰 섰습니다.
식탁보,피아노커버,화병받침등...파인애플 무늬 레이스는 많이도 떴는데,이 화려한 무늬를 수세미에
응용한 것을 보고 참으로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을 사면 이 무늬 뜨는 법을 가르쳐 주나요?" 주인 아줌마에게 물었습니다.
"아~뇨."
"그럼 이 샘플을 파시나요?"
"예, 3000원입니다."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머뭇거리고 있는데,주인은
"실을 세 개이상 사시면 도안(뜨는 법을 그림으로 그려 놓은 것) 을 드려요."
그 가게 안에는 뜨개질하는 아줌마들이 여러 명 앉아 열심히들 뜨고 있었습니다.
실 세 개를 사고 도안을 얻어 왔는데,유치원 아이들 그림같은 수준으로 정확하게 알아볼 수가 없는,
참 조잡한 도안이었고,그나마 복사를 한 것이어서 시커멓게 되어 보기에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 시작이 어디인지도 표시 되지 않았고,난해한 도안을 들여다 보고 있자니 머리가 아팠습니다.
샘플을 생각하면서 짐작으로 떠보니 위의 파인애플 무늬 수세미가 완성되었습니다.
오랜 내공이 없었다면, 결코 뜰 수 없는 조잡한 도안에 쓴웃음이 났습니다.
내친 김에 가지고 있던 실로 같은 무늬 수세미를 떴습니다.
실의 색상이 진하면 예쁜 무늬가 보이지 않은 단점이 있어 밝은 색상으로만 떠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실의 굵기에 따라 완성된 수세미의 크기가 조금씩 다르게 나왔습니다.
역시 샘플로 나왔던 색상의 분홍색실이 가장 적당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왼쪽 꽃무늬 수세미는 이웃집 아줌마가 선물로 받은 것인데,쓰기에 편하다며 같은 모양으로 떠보라고
권해서 뜬 것입니다.뜨기도 쉽고 예뻐서 앞으로는 이 모양으로도 떠볼 생각입니다.
너무나 열심히 떴더니 손가락이 그만 좀 쉬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세 가지 다 겹이라 도톰하고 손안에 들어오는 크기라 설거지 하기에 적당합니다.
수세미 뜨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저도 모릅니다.ㅎㅎ
어떤 모양이 가장 마음에 드세요?
첫댓글 저도 오래전에 쑤세미 뜨게질해서 친구들에게 선물하곤했는데,,,손가락이 아파도 무척 재미있었어요 ㅎㅎㅎ이쁘네요
뜨는 재미와 성취감에 손가락 아픈 것도 참을 수 있어요.거움과 받는 이의 기쁜 표정을 보노라면 행복감이 밀려오지요.
나누는
동지애를 느낍니다.
옥덕아우야 이제 손 놀림이 기계화 되어 끝 없이 할것 같으네 올 해는 무늬가 다양하게 나오겠다 해바라기
같은 수세미도 예쁘구나.
해바라기모양은 시장에 너무 많이 나와 있더군요.
선배님 다 예쁘네요 솜씨
칭찬 고맙네요.
뜨게는 젊을 때 일본 책을 보며 애들 옷을 많이 떠입혔는데 해마다 낡으면 다시 풀어서 뜨곤 했던 기억이 나네요.
재미도 있고 칭찬들으면 좋고 성취감에 취해 실사러 많이 다녔는데..까마득한 옛일이됬네요.
옥덕님 솜씨가 이젠 기계제품 수준으로 너무 정교하네요.나중에 손목 아프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손목 손가락은 이미 단련이 된듯합니다만,가끔씩 쉬어줍니다.
있을때 잘하라는 말처럼 성할때 잘할걸 후회해 봄니다.
크리스마스가 되니 아이들 집에 나누어 준다고 만들다
처벅아둔 장식품에 퀼트헝겁들 실 보따리 사두기만 한 책들
이 모든것이 눈이 쉬원찮으니 불가능 한데 금년에는 정리하여
슬슬 시작해야겠읍니다.
옥덕님 허트수세미 드레스 수세미 이제 파인에플 수게미 보니
이건 언제할까? 싶지만 욕심을 버리고 건강을 팽기고 그동안 보내준
수세미 사용할께요.옥덕님 눈성할때 많이 짜두세요.
새해에는 더큰 나눔으로 한해를 보내세요.
너무 예쁨니다.
하고 싶을 때 해놓는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뜨고 있습니다.
옥덕님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다 예쁘니 제일 뜨기 편한걸로 만드세요. please
가장 최근의 파인애플 무늬가 마음에 들어 집중적으로 뜨고 있어요.
전꽂무늬,원피스,파인애플순으로예쁜거같아요 결혼초4년시집살때뜬구정뜨게레이스가많은데요즘은그게왜그리소중한지...그땐뭔가탈출구가필요해서한것이었는데쇼파등받이,피아노덥게,식탁,문갑,화병깔게등등...
개인마다 좋아하는 것이 다르지요.
아우님도 레이스 많이 뜨셨군요.
참고로받는사람은좋은데너무무리하시면진짜골병(?)드세요그게마약처럼자꾸하게만드는게있어서...
그래요, 중독현상입니다.
언젠가 수서역에서 버스 기다리다가 드레스 모양 수세미 뜬걸 보고 ...입니다
아니 어쩜 똑같은 건데 저리 보기 싫은가 하고 놀란적 있습니다...
역시 선배님 솜씨가
드레스 모양 수세미도 모양이 제각각이더군요.로 수정한 것이 저 원피스 수세미입니다.
동영상 보며 배웠는데,제
수세미 받은 어떤 분이 '받은 것 중에서 제일 예쁜 수세밉니다.'라고 해서 내가 감동했어요.
핑크빛 하트모양 , 옥덕님 선물 나는 수세미라고 안해. 향비누 넣어서 장 안에 걸어두었어요..
정말그러면되겠네요수세미라부르긴너무아까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