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9일(수) 아침, 태안 안흥성을 탐색하고, 태안 제1경인 '백화산'은 공사중이라 산행을 하질 못해 예산군 덕산면 '덕숭산'을 찾았다. '덕숭산'에는 덕숭총림 수덕사가 있다. '덕숭산'은 호서의 금강산이라고도 불리는 예쁘장하고 아담한 산으로 기슭에 수덕사를 품고 있으며, 예산읍에서 서쪽으로 약 20㎞, 덕산면 사천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 지방 현인들이 모여 수양을하다 산에서 죽음을 맞이하였다 하여 '수덕산'이라고도 한다.
1973년 3월 6일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덕숭산'(580m)은 기암괴석이 풍부하여 바위들이 사람의 두개골이나 노적가리, 사나운 짐승이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절묘한 형상을 지니고 있으며, 수덕사를 비롯한 정혜사, 만공탑, 여승당 등 많은 문화재가 있다. 수덕산은 수덕사 등 사찰산행을 할 수가 있어서 좋은 편이나 산행코스가 짧아서 다소 아쉬운 편이다.
'덕숭산'에 위치한 수덕사는 국보 제49호인 대웅전을 비롯하여 각종 문화재를 잘 간직한 고찰로 부처의 진신사리를 봉인하고 있다고 한다. 창건에 대한 뚜렷한 기록이 없어서 창건설화가 분분하나, 사기(寺記)에는 백제말에 숭제법사(崇濟法師)에 의하여 창건 되었다고 하며, 제30대 무왕 때 혜현(惠現)이 「법화경」을 강론하였고, 제31대 공민왕때 나옹(懶翁)이 중수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한말에 경허(鏡虛)가 이곳에 머물면서 선풍(禪風)을 크게 일으켰고, 1898년에 경허의 제자 만공(萬空)이 중창한 뒤 이 절에 머물며 많은 후학들을 배출했다.
현재 우리나라 4대 총림의 하나인 덕숭총림이 있으며, 많은 수도승들이 정진하고 있다. 산내 암자로는 견성암(見性庵)을 비롯하여 금선대(金仙臺), 환희대(歡喜臺) 등이 있으며,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국보 제49호)을 중심으로 명부전, 백련당, 청련당, 조인정사, 일주문, 범종각 등이 있다. 문화재로는 대웅전 앞마당에 있는 삼층석탑, 대웅전 내부의 고려벽화를 비롯하여 정헤사로 가는 도중에 만공이 건립한 25척의 석불로서 머리에 이중의 갓을 쓰고 있는 미륵불입상(彌勒佛立像)과 만공을 추도하기 위해 세운 만공탑(萬空塔)등이 있다.
수덕사를 찾으면 '선수행(禪修行)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한국 근대 선불교의 중흥조로 추앙받는 경허스님의 선지(禪旨)를 계승하여 일제강점기의 시절에도 꿋꿋하게 수행과 실천으로 선원의 체계를 확립한 만공스님, 미국에 한국선불교를 전파한 초대방장 혜암스님, 선농일여의 가풍을 진작한 2대방장 벽초스님, 군사정권에 일갈한 3대방장 원담스님, 젊은 수좌들의 사표가 되며 함께 정진에 임하고 계신 현 4대방장 송원 설정스님에 이르기까지 덕숭산에 경허스님 선맥은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
선수행의 향기는 곳곳에서 만발한다. 만공스님이 손수 건립하시고 정진하시던 금선대와 소림초당은 지금도 선객들이 머무는 곳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금선대에는 경허, 만공스님 진영이 모셔져 있다. 또한 덕숭산 꼭대기에 위치한 전월사는 만공스님이 말년을 보낸 곳이다. 스님이 앉아서 수도 정진했던 벼랑바위가 있는데, 한 번쯤 그 은산 철벽같은 바위에 앉아 대오의 참맛을 향유해 보는 것은 어떠할런지?
'덕숭산'을 오르다 정상까지는 못가고 정혜사 근처만 가다가 하산을 하였다. 13시경에 수덕사 입구의 수덕골 미락식당에서 알밤막걸리를 한 잔씩 마시고 산채비빔밥으로 배를 채웠다. 인근의 덕산면에 있는 윤봉길의사기념관을 들러 유품(보물 제568호)을 둘러본 후 온천에서 잠시 온천욕을 한 다음 귀경할까(?)를 고민하다 갈길이 바쁜 친구가 있어서 바로 귀경길을 서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