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하당 광덕 큰스님 열반 26주기 추모법회 봉행사
오늘 금하당 광덕 큰스님의 열반 26주기 추모법회에 참석하신 혜담스님과 큰스님의 속가 가족 및 불광형제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유튜브를 통해 오늘 법회에 동참하고 계시는 불광형제들과 제방의 스님 및 불자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최근 우리 사회가 매우 혼란스럽고, 지홍·지정스님 사태가 장기간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 큰스님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깊어집니다. 여러분께서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큰스님께서는 생의 의문을 풀기 위해 진정한 수행자의 길을 걸으셨고, 스승인 동산 대종사님과 함께 불교정화운동에도 적극 참여하셨습니다. 평생 청정한 수행자이셨던 광덕 큰스님의 면모는 범어사에서 수행하시던 시절에 남몰래 스님들의 고무신을 깨끗하게 씻어 댓돌 위에서 말리는 등의 선행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1970년대 중반에는 불교가 전통적인 틀에 갇혀 있어서 매주 정기적인 법회를 개최하는 사찰이 없었습니다. 조계종단에서는 무진장 스님, 김어수 법사, 선진규 법사 등 중앙상임포교사를 두고 전국 사찰에서 요청할 경우 찾아가서 법문을 담당하게 하는 정도였습니다. 이런 시기에 광덕 큰스님께서는 불광형제들과 함께 불광법회를 창립하시고 매주 법회를 이끄시면서 새로운 불교운동을 선도하셨습니다. 그리고 불광법회는 전용 중앙도량으로 사용하기 위해 시주금을 모아 1982년 이곳에 불광사를 창건하였습니다.
큰스님께서는 1979년 2월경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으십니다. “좀 더 큰 깨달음을 얻기 위해 선방을 가야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의 의문을 풀기 위해 출가하신 큰스님께서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왜 선방에 가시지 않고 우리와 함께 불광운동에 매진하셨을까요? 재가자들로부터 존경받으면서 대접받는 것을 즐기시거나 시주 돈을 마음대로 사용하면서 세속적 욕망을 향유하기 위한 것은 결코 아니었을 것입니다. 당신의 상좌들이 세속적 욕망을 즐길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을 것입니다.
광덕 큰스님께서는 재가자도 출가자 못지않게 주체적으로 수행하는, 사부대중이 평등한 수행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불광운동에 매진하셨던 것입니다. 더 큰 깨달음을 위한 개인적 수행을 보살정신으로 뒤로 하신 것이라 생각됩니다. 사부대중이 평등하다고 생각하신 큰스님께서는 불광형제들을 “신도”라는 표현 대신에 “형제” 또는 “식구”라고 칭하셨습니다. 불광법회 회칙에서도 큰스님은 임원으로서 법주이셨지만 재가자인 법회장이 불광법회를 대표하도록 하셨습니다. 이는 한국 불교 역사에서 희유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승속을 막론하고 불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하고 실천하며 이를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님은 청정한 수행자로 생활하여야 하고, 재가자는 본인의 수행에 충실하면서도 스님의 수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하고 스님이 계율을 어기고 세속적 욕망 충족에 치중하여 부처님 법의 파괴자가 되지 않도록 외호하는 역할도 잘 해야 하겠습니다. 만약 스님들께서 부처님 가르침에 어긋나는 처신에 대해 서로 침묵하고 재가자들은 스님들의 잘못을 모른 척하고 스님들에게 맹종하기만 한다면, 스님과 재가자는 함께 타락하고 부처님 가르침의 참 뜻은 사라질 것입니다.
일찍이 큰스님께서는 깨달음의 사회화를 강조하셨습니다. 깨달음의 사회화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사회 속에 확산되어 제도화 되었을 때 효과적으로 실현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홍스님 사태 이후 실질적인 재정투명화와 합리적 사찰운영을 위해 불광법회 회칙을 개정하고 ‘불광사·불광법회의 운영에 관한 규정(이하 “운영규정”이라 합니다)’을 제정한 것도, 불광에 몸담고 계신 스님들이 청정한 수행자로서 불광형제들과 함께 큰스님의 가르침을 따르도록 하기 위한 구조를 제도적으로 갖추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들은 청정성을 의심받는 창건주의 교체와 불광법회 회칙 및 운영규정의 적용을 일관되게 요구하여 왔습니다. 사측이 이 정당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꼬삼비 불자와 같이 사중에 시주를 거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창건주 스님은 종래의 관행을 무시한 채 문도회를 탈퇴한 지홍스님의 상좌가 불광사 주지직을 맡도록 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측의 모습은 결코 청정하게 수행하시고 사부대중이 평등한 수행공동체를 추구하신 광덕 큰스님의 제자다운 모습이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근래 늦었지만 일부 문도스님들께서도 사측의 잘못을 시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계셔서 참으로 다행으로 생각하며 감사드립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 광덕 큰스님의 열반 26주기를 맞이하면서 우리 불광형제들은 계속 깨어있는 불자로서 큰스님의 “내 생명 부처님 무량공덕 생명, 용맹정진하여 바라밀 국토 성취한다”는 가르침을 지키기 위한 마음을 다잡아가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큰스님께서 사부대중이 평등한 수행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불광법회를 창립하신 꿈을 이루고 호법을 강조하신 큰스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십시다. 이러한 노력을 계속할 때 우리는 광덕 큰스님을 뵙는 어느 날 웃으며 삼배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제방의 스님들과 재가불자들께서도 우리의 진정한 뜻을 이해하시고, 특히 청정한 스님이 존경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실질적인 재정투명화 활동에 적극 동참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끝으로 오늘 추모법회를 여법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수고해주신 불광형제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드리고, 추모법회를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불기 2569년 2월 9일
불광사·불광법회 법회장 현진 박 홍 우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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