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詩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서로 부르는 호명이
그리운 시대 그가 우리를
불러주셨다
벗이 멀리서
우리의 이름을 불러주셨다
그 부름에 기쁨으로 함께해 양주로 향했다
그날 일기예보엔 비가 엄청 내린다고 한다
고속도로 차창으론 후두둑 후두둑 빗 줄기가 점차
거세어지고 있었다 1대간 9정맥, 이중환의 택리지길,
10개 대로를 걸으시고 산티아고 길을 걸으신 산 나그네님이
155마일 휴전선(강화도~고성 통일 전망대)을 걷기전
양주 불곡산을 걷자고 우리를 불러 주셨다
79세의 연세에도 매양 따라 가기가 숨이 가쁘다
해발 400~500여m 낮은 산이지만
도봉산의 축소판과 같은 암릉이 빼어난 산이었다
능선 마루에 서서 바라보는 소요산. 감악산.
수락산. 도봉산. 삼각산의 빼어난 절경이 이렇게
한 눈에 들어오는 불국토의 산.
가슴까지 서늘할 정도로 오금이 저린 아슬아슬한 암릉길
고향 사람이 정상 아래에서
주막을 열었다기에 목마름을 참고 갔었지만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로인해 만나지 못하고
주님을 숭가논데가 없나 두루두루 찾다가(덥어논 포장은
걷지 않았음) 예가 아닌것 같아 기냥 내려서며
하산하여 보신탕에
楊州에서 洋酒로 조촐한 파티를 열어주신
늙은 산 나그네님에게 감사감사 또 감사드린다
소백산인 김도규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돌아보고왔다 옛날엔 구리 의정부 동두천 고양(일산포함)냠양주 포천
일부 까지 포함된 엄청 넓은 고장이어서
평양감사 .양주목사 중 양주목사를 더 선호했다고 하니....
위치적으로도 한양과 가까운 곳이였으며
모든 물산들이 집중되는 길목이어서 도적들도 많았다고 한다
조선 3대 의적(홍길동 임꺽정 장길산)중 하나인 임꺽정도
이곳 출신이고 장길산도 이곳을 기반으로 구월산 쪽에서 그 세를
넗혔다고 하며
나라의 임금도 신복중에 신복을 양주목사로 임명하였다고 하니
지리적 위치적으로 아주 요긴한 자리였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