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傍苦李(도방고리)
사람들에게 시달림을 받으며 길 가에 서 있는 오얏나무라는 뜻으로, 사람들에게 버림받는다는 데에 비유함. 길 가에 서 있는 오얏은 쓰다는 뜻으로, 많은 사람이 무시하는 것은 반드시 그 이유가 있다는 말의 비유.
六朝時代(육조시대) 宋(송)나라의 劉義庚(유의경)이 지은 世說新語(세설신어)에서 나오는 말에서, 王戎(왕융)은 東晋(동진) 사람으로 老莊思想(노장사상)에 심취하여 禮敎(예교)를 방패삼아 당시 권세를 잡으려는 세대들에게 저항한 사람이다.
평생을 죽림에 묻혀 유유자적 淸談(청담)을 즐기며 阮籍(완적), 惠岡(혜강) 등과 더불어 竹林七賢(죽림칠현)이라고 불렸다.
왕융이 어렸을 때, 동내 같은 또래의 아이들과 더불어 놀고 있는데 저쪽 길가에 오얏나무 한 그루에, 가지가 늘어지게 휘어질 정도로 많은 열매를 맺고 있었다. 그것을 본 아이들은 그 열매를 따려고 서로 앞을 다투어 오얏나무 앞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왕융 혼자만이 움직이지 않고 아이들 가는 쪽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서 지나가던 사람이 왕융에게 물었다.
너도 열매를 따러 가지 않느냐?
그러자 왕융이 대답했다.
길가에 있는데 아직도 저렇게 열매가 많이 매달려 있는 것은 틀림없이 써서 먹지 못할 열매이기 때문입니다(道傍苦李 : 도방고리).
아이들이 열매를 따 맛을 보니 왕융의 말대로 정말 먹을 수 없는 열매였다.
이일로 사람들은 왕융의 영민함을 칭찬하면서도 일면 두려워하였다고 한다.
상완용/ 법고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