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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공헌하는 인재 육성, 정선전씨 필구公 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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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welcome everybody) 스크랩 솥단지의 象徵
한강의 언덕 추천 0 조회 9 15.04.06 14:1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 솥단지의 象徵


  • 조용헌
    원광대학교동양학대학원 교수

       경남 진주시 지수면의 지수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에다 솥단지를 걸어놓고 학생들에게 먹일 닭죽을 직접 끓이는 장면이 보도되었다. 지수초등학교의 솥단지를 보니까 영감이 떠올랐다. 이 학교는 한국의 재벌 창립자들을 배출한 학교이기 때문이다. 삼성의 이병철, LG의 구인회, GS의 허정구가 모두 지수초등학교를 나왔다.

    지수에서 가까운 남강의 가운데 복판에는 '솥바위'라고 불리는 커다란 바위가 있다. '정암(鼎岩)'이라고도 한다. 솥단지 모양의 이 바위 밑 물속으로는 다리 세 개가 뻗쳐 있다. 구한말에 여기를 지나가던 어떤 도사가 이 솥바위를 보고 '반경 30리 이내에서 국부(國富) 3명이 나온다'는 예언을 하였다고 한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삼성(三星), 금성(金星), 효성(曉星)이 모두 이 근처에서 나왔다.

    솥단지는 밥을 상징한다. 밥은 생명이다. 밥에서 권력이 나온다. '이식위천(以食爲天·밥이 하늘이다)'이 그것이다. 그래서 중국의 고대 황제들은 세 발 달린 솥단지를 왕권의 상징으로 여겼다. 뒤집어 보면 왕은 백성에게 밥을 먹여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진짜 왕이라는 말이다. 그리스 델피(Delphi) 신전의 박물관에도 다리 세 개 달린 솥단지가 성스러운 유물로 보존되어 있었다.

    전북 김제 모악산의 금산사(金山寺)는 신라시대 진표율사(眞表律師) 이래로 한국 미륵신앙의 메카이다. 약 10m 크기의 장엄한 미륵불이 미륵전에 모셔져 있다. 그런데 서 있는 미륵불의 발밑에는 커다란 검은색의 무쇠 솥단지가 받쳐져 있다. 엄청난 크기의 무쇠 솥단지 위에 미륵불이 서 있는 형국이다. 옛날에는 금산사 순례객들이 '재수 있다'고 해서 반지하에 있는 이 무쇠솥을 손으로 한 번씩 만져 보는 것이 관례였다.

    금산사는 김제·만경 곡창지대의 중심지이고, 가을 추수가 끝나면 농부들이 쌀을 가지고 와서 추수감사제를 올렸던 곳이다. 미륵전의 커다란 쇠솥은 이 곡식을 가지고 밥을 해준다는 의미의 종교적인 솥단지 아니었을까? 미륵불(메시아)이 밥을 해주는 셈이다. 솥단지의 밥은 혼자 먹으라는 밥이 아니다. 모두 나눠 먹는 밥이라는 점에서 성스러운 의미를 띠고 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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