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53세의 영국 하원의원 마거릿 대처는 보수당 당수로 선거에 출마하면서 다음의 슬로건을 내걸었다. “영국은 길을 잃었습니다.” 그녀는 이 짤막한 한마디로 영국민의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진 패배의식을 흔들어 깨웠다.
며칠 전에는 길을 찾는 지인 한 분을 만났다. 그분은 중장으로 예편했다. 예편한 선배들이 어느 길로 갔는지를 물었다. 쉬운 길, 보편적인 길, 좋아 보이는 길이 있다고 했다. 좋아 보이는 길은 회사의 고문으로 들어가서 하루 이틀 출근하며 고액의 연봉을 받는 일이라고 했다. 말이 고문이지 로비스트인 것이다. 넓은 길이 아닌 좁은 길, 돈이 아닌 하나님을 섬기는 길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분은 돈에 영혼을 팔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인생의 목적지까지는 여러 가지 길이 있다. 크리스천은 그때마다 어느 길로 갈 것인지 하나님께 물어야 한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까지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먼저 말씀의 거울에 비추어야 한다. 말씀을 받고 해석하고 적용해야 한다. 다음으로 성령의 감동이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뜻이라면 평안함과 내적인 확신이 주어진다. 마지막으로 환경이 만들어져 흐르는 강물처럼 인도함을 받아야 한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길은 환경이 열리게 되어 있다. 세 가지 중 하나라도 결여된 확신은 위험하다.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일상의 기반 위에서 충실하게 살아가야 한다. 하나님의 뜻을 알기 전까지 길을 가지 않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믿고 올바르고 충성스럽게 살아야 한다.
‘그’ 사람이 어느 길로 갈 것인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그 누구도 내일 어떤 길을 선택할지 알 수 없다. 모 대학 부총장을 지낸 분에게 물었다. “딸이 대학 교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데 교수의 삶이 어떠셨나요?” 그분은 짧게 답했다. “돈이 아닌 존경받는 삶이 교수의 길입니다.” 딸에게 전해주었더니 교수의 꿈을 접었다. 가난한 개척교회 목사의 딸로 성장해서 가난이 싫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기도하고 있다. 그가 돈이 아닌 의미 있는 삶을 찾기를, 넓은 길이 아닌 좁은 길로 가기를 말이다.
필자에게도 가끔 선택의 순간이 찾아온다. 교회들로부터 청빙을 받을 때이다. 지금까지는 나를 원하는 곳이 아닌 더 필요한 곳에 있으려 했다. 아주 조금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었지만 크고 좋아 보이는 곳이 아닌 경험과 준비된 것을 소신껏 펼칠 수 있는 곳에 자리했다. 앞으로도 어느 길로 갈 것인지 선택의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그때마다 하나님의 뜻을 묻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이 되는 것은 더 중요하다. 하루하루를 하나님이 기뻐하는 사람이 되어 믿음으로 그 길을 간다면 하나님은 그 사람과 함께하실 것이다.
<일산 로고스교회>
출처: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