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한인 "백인에 좌석 빼앗겼다" AA 제소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아시안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린 폭행 사건으로 연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70대 한인 목사가 백인에 항공기 좌석을 빼앗겼다며 아메리칸에어라인(AA)을 상대로 600만 달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퀸즈에 거주하는 베니 신(75) 목사는 13일 연방법원 뉴욕동부지법에 접수한 11페이지 분량의 소장에서 "AA는 항공료를 지불했을 뿐만 아니라 좌석까지 배정받은 나를 인종 때문에 항공기 탑승을 못 하게 했다"며 "이에 대한 징벌적 보상금과 함께 이번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에 대한 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소장에 따르면 신 목사는 지난해 6월 6일 텍사스 코퍼스 크리스티에 거주하는 누이를 방문하기 위해 라과디아공항에서 AA 항공기에 탑승했다. 문제는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에 경유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다음 항공기 좌석까지 지정받았던 신 목사는 코퍼스 크리스티행 항공기에 탑승하려 했지만 승무원이 아무런 이유 없이 그를 저지했고, 그의 뒤에 서 있던 5~7명의 백인 승객을 탑승시켰다는 것. 신 목사는 소장에서 "당시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승객들이 모든 상황을 지켜봐 당황한 것은 물론 수치심까지 느꼈다"고 주장했다. AA는 신 목사에게 다음날 다른 항공편을 이용하도록 공항에 올 수 있는 교통편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목사는 "AA가 나를 탑승 거부 할 수 있는 이유가 전혀 없었다"며 "보안 검색 거부, 신분증 제시 거부, 신체적, 정신적 장애 등에 나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AA의 차별 대우로 인해 나는 정신적 상처와 함께 지연 등으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케이스의 변호를 맡은 이재숙 변호사는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신 목사가 사건 직후 공항에서 나에게 연락해 1년 가까이 소송 준비를 해 왔다"며 "공교롭게도 유나이티드 항공사 승객 폭행 사건과 시기가 맞물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좌석까지 배정돼 있던 클라이언트의 탑승을 저지하고 뒤늦게 도착한 백인 일가족을 항공기에 태운 것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덧붙였다. 서승재 기자                                                                                                        [시카고 중앙일보]    발행 2017/04/15 미주판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