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후 장비 보관법(사관학교 펌)

[마이콜[이성옥]]

[온라인강좌] 스노뽀드사관학교 6교시
- 왁싱, 시즌 후 보관법

2002.03.15.금요일.딴지레저사관학교

안전뽀딩~!

숨가쁘게 달려왔던 지난 3개월반이었다. 처음 시작부터 졸업까지..

본 교관은 지난 3개월 반을 되짚어보면서, 온라인으로 강좌해 줄 수 있는 초급자의 모든 것들과 오프라인으로 강습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기대 이상으로 이룩해 내었다고 자평해 본다.

스노뽀드 사관학교의 개교부터 졸업까지 그리고 이제 마지막 강좌인 6교시까지 본 교관과 함께 호흡하며 함께 달려온 생도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한다.

이제 여러분들은 본 강좌를 마지막으로 진정 자신의 장비를 고르는 법에서부터 중급자인 카빙의 단계까지 가는 법, 각종 예절, 체조, 그리고 마지막 장비점검 및 보관까지 모든 것을 다 습득하게 되었다.

처음 걸음마부터 달리기까지 하나하나 정식으로 배운 국내 최초의 스노뽀드 사관학교 1기생들인 것이다. 다음 시즌부터는 올 한 시즌 본 사관학교에서 제대로 배운 것들을 다른 이들에게 가르쳐주고 또 처음 시작하는 이들을 안전하고 정확히 이끌어 줄 수 있는 예의바른 뽀더들이 되기를 기대해마지 않는다.

본 교관은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 본 사관학교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그대들은 어느 곳에서든 빛이 난다. 정확한 자세와 안전한 뽀딩, 예의바른 라이딩과 언제든 타인을 가르칠 수 있는 마음가짐과 능력들. 불과 한 시즌만에 이룩한 것이라고 보기에 여러분들은 너무나도 멋지다. 그래서 그대들은 본 교관의 자랑꺼리이자 뿌듯함 그 자체다.

자, 마지막 강좌에 앞서 매 오프라인 강습시마다 본 교관이 말했던 것을 다시 한 번 말하고 가도록 하자.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은, 얼마나 빨리 가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제대로 정확히 가느냐 하는 것이다.’

베이스를 보호해주고 빨리 나가게 해주는‘왁싱 Waxing’

‘베이스는 왁스를 사랑한다’

라는 말이 있다. 이는 즉, 왁싱은 다다익선이라는 뜻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겠다. 실제로 보드는 왁싱을 자주해 주는 것이 좋다. 왁싱이라는 말은 말그대로 베이스에 왁스를 바르는 것이다. 왁싱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베이스를 보호해주기 위해서이고 다른 하나는 슬로프에서 뽀드가 잘 미끄러지게 하기 위해서이다.

베이스를 만지는 그의 손은 부드럽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을 어루만지듯..
'교관님.. 베이스관리 좀 하세여!'

뽀드의 베이스는 일반적으로‘피텍스’라는 재질로 구성되어 있다(피텍스가 아닌 것도 있다). 이 피텍스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공이 뽕뽕뽕뽕~ 뚫려 있는 데, 그 기공을 왁스로 메꾸어 주는 것이다. 이 기공은 라이딩을 하면 할수록 더 넓어지며, 왁싱을 하면 할수록 역시 조금씩 더 넓어진다. 때문에 왁싱은 자주해주는 것이 좋다.

쉽게 말해서 뽀드 베이스에 구멍이 있는데, 그 구멍을 메꿔줘서 뽀드가 잘 나가게 하는 것이겠다. 그렇다고 해서 왁스로 떡칠을 하면 잘 뽀드가 설면에서 잘 미끄러지느냐. 그게 또 꼭 그렇지가 않다. 베이스의 피텍스와 왁스가 잘 어우러져야만이 최고의 미끄러짐이 형성된다. 왜냐면 왁스는 피텍스에 비해서 훨씬 부드럽다. 때문에 왁스로 베이스면을 모두 덮어두면 라이딩시 설면의 결정체가 베이스를 파고들게 된다. 이렇게 파고들어 라이딩시 마찰을 더 많이 일으키기 때문에 왁스를 베이스에 가득 덮어두었을 때보다 베이스 피텍스의 기공속에만 왁스를 먹여주는 것이 훨씬 속도가 잘 나는 것이다.

자, 그럼 베이스 보호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자.

우리가 라이딩을 할 때에는 베이스가 설면과 접촉해서 마찰열이 일어나게 된다. 그 마찰열은 베이스와 설면의 중간에 수막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 수막이 원활히 흘러가게 만들어 주는 것이 왁싱의 목적이다. 그런가 하면 뽀드의 베이스를 구성하고 있는 피텍스라는 것은 대기와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산화반응을 일으켜 손상을 가져오게 된다.

오랫동안 왁싱을 하지 않은 상태로 라이딩을 계속 하다보면 어느 날 베이스가 허옇게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태가 바로 베이스가 산화되고 있는 과정인 것이다. 쉽게 말해서 베이스가 화상을 입은 상태라고 봐도 되겠다. 이러한 이유로 화상을 방지해주기 위해서 왁싱을 한다.

자, 기본 개념을 알아보았으니 그럼 왁싱하는 법을 사진과 함께 찬찬히 알아보도록 하자. 왁싱에는 XMANIA 샵의 천재왁싱전문가‘튜닝 심’이 함께 하셨다. 박수로 맞이하시라!

준비 물

다리미, 왁스, 스크래퍼, 코르크, 솔, 베이스클리너, 음료수

베이스를 닦자

왁싱을 하기 전에는 먼저 베이스클리너를 이용하여 베이스를 깨끗하게 닦아주는 것이 좋다. 이유는 베이스가 드럽기 때문이다. (당연하지!)

그럼 왜 베이스가 드러워질까? 깨끗한 눈 위에서 탔을 뿐인데...

베이스가 드러워지는 이유는 생각과는 달리 눈이 순수하지 않기 때문이다. 뽀드장에서 슬로프에 인공눈을 뿌릴 때에 물과 함께 약간의 기름기가 함께 방출되는 데 이 기름기가 그대로 베이스에 달라붙게 된다. 또한 황사 등의 모래알갱이라든지 대기중에 뒤섞인 각종 불순물들이 눈에 녹아 있다가 베이스에 달라붙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라이딩을 마치고 나면 베이스는 지저분하게 된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밖에 나갔다오면 아무일을 하지 않아도 얼굴에 기름끼가 끼고 지저분해지는 것과 비슷한 이유라 하겠다.

이렇게 지저분해진 베이스를 베이스클리너라는 제품으로 닦아준다. 스노뽀드 소모품 전문회사에서 나오는 베이스클리너는 석유화학물질이 아니라 천연재료를 이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냄새도 좋고, 베이스가 산화되지도 않는다. 안심하고 닦아도 되겠다(참고로 솔벤트와 같은 석유화합물을 사용해서 닦게 되면 베이스가 급격히 산화하게 된다).

베이스클리너를 뿌리고 조금 기다렸다가 닦아낸다.

베이스클리너를 골고루 뿌린 후 5분 정도 기다렸다가 헝겁이나 휴지 등을 이용해서 닦아주면 깨끗해진다.

참고 - 베이스클리너를 사용하지 않고 베이스를 닦는 방법이 있다던데요.

이렇게 베이스클리너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베이스클리너보다 더 베이스를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방법이 있다. 베이스위에 왁스를 떨어뜨려 뜨겁게 한 후 왁스가 마르기 전에 벗겨내는 방법이다. 이것은 베이스를 따뜻하게 해서 피텍스의 기공을 열어주어 이물질이 베이스와 분리되게 만든 후 왁스에 이물질을 붙인 후 깨끗이 닦아내는 것이다.

이것을 핫왁싱 또는 핫크리닝이라고 하는 데, 얼굴맛사지를 하기전에 뜨거운 스팀을 얼굴에 뿌려 모공을 열어준 후 클린징을 하는 것과 똑같은 원리라 하겠다.

왁스 떨어뜨리기

다리미를 거꾸로 들고 온도를 맞춘다. 온도는 대략 120도 정도가 적당하며 140도를 절대 넘지 않게 한다. 왜냐면 피텍스 용해온도가 135~140도 정도 되기 떄문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너무 뜨거우면 베이스의 피텍스가 녹아 버리는 조까튼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거다.

그럼 이 온도를 어떻게 맞추느냐.

뽀드전용 다리미가 있다. 이 다리미는 보통 120도가 한계선이다. 다리미의 온도가 120도를 넘어가면 자동으로 꺼져서 온도를 스스로 조절한다.

그럼 뽀드전용 다리미가 아니면? 생각보다 쉽다. 왁스를 다리미에 대어서 녹일 때에 연기가 나면 온도가 너무 높은 것이다. 연기가 난다는 것은 왁스가 녹는 것을 넘어서서 타고 있다는 거다. 때문에 연기가 나기 시작하면 다리미의 온도를 낮추어주자.

다리미를 거꾸로 들고 왁스를 갖다대면 다리미의 아랫쪽
뾰족한 부분으로 왁스가 방울방울 흐르게 된다.

사진과 같이 다리미를 거꾸로 들고 왁스를 갖다 댄다. 갖다 대고 있으면 왁스가 녹아서 베이스에 뚝뚝 떨어진다. 그 때에 다리미를 지그재그로 움직여가면서 베이스의 전체에 골고루 왁스를 떨어뜨려주면 되겠다.

* 참고사항 - 왁스를 떨어뜨릴 때에는 다리미를 베이스에 대지 않아야 한다. 다리미의 뾰족한 부분을 베이스에 대면 베이스에 흠이 난다.

왁스 골고루 펴서 바르기

골고루 왁스가 뿌려졌다 싶으면, 다리미로 옷을 다리듯 베이스를 다려줘라. -_-; 사랑하는 사람에게 애무하듯이 아주 정성스럽게 아주 부드러어어업게~

단, 다리미는 한 곳에 너무 오래 머무르게 하지 마라. 피텍스는 상당히 약하다. 한 곳의 온도가 너무 높아지면 피텍스가 뜨게 되고 녹아서 색이 변하거나 튀어나오게 된다. 때문에 왁스를 골고루 펴준다는 것에 중점을 둬야지‘애인을 애무하듯이’에 중점을 두면 안되겠다(그니깐 나중에‘교관님이 애무하듯이 하래면서요~!!’함서 울지 마란 말이다).

다리미로 천천히 다려줘도 자세히 보면 왁스가 발라지지 않은 면이 꼭 생긴다. 꼼꼼히 왁스를 잘 발라주도록 하자.

말리기

천천히 발라준 왁스는 충분히 말려줘야 베이스에 잘 먹어들어간다. 보통 왁싱을 하고 나면 30분 정도 말린 후 벗겨내는 경우가 많은데, 최소한 2시간 정도는 말려주는 것이 좋다.

사진 중간의 허옇게 빛나는 부분이 왁스가 마른 부분이다

2~4시간 정도 천천히 느긋하게 말려주도록 하시라. 피텍스 기공 사이사이에 왁스가 꼬옥꼬옥 잘 들어가도록.

왁스 벗겨내기

왁싱작업 중 가장 힘든 작업 되시겠다. 이 작업을 스크래핑이라고 하는 데, 스크래핑 한 판 제대로 하고 나면 팔이 뻐근~해 진다.

왁스를 벗겨내는 스크래핑을 할 때에는 전용 스크래퍼를 사용하던지 아니면 시중에 파는 30cm짜리 플라스틱 자를 이용하면 좋다. 하지만 금속의 재질로 된 자는 절대로 사용하지 마시라. 긁다가 베이스까지 같이 긁히는 수가 있다.

노즈에서 테일의 방향으로 왁스를 긁어낸다

왁스는 깨끗하게 긁어내라

스크래핑을 할 때에는 진행방향, 즉 노즈에서 테일의 방향으로 일정하게 쭉쭉 긁어내는 것이 좋고, 반복적으로 긁어내어서 표면에 묻은 왁스를 모두다 긁어내 주는 것이 좋다.

계속 긁어내어서 손톱으로 베이스를 긁었을 때 왁스가 긁히지 않는 상태까지 긁어내시라.

스크래핑 작업은 상당히 중요한 작업이므로 첫날밤 새색시 옷고름 풀어제끼듯 정성을 들여서 하기 바란다
(교관님 저는 졸라 터프해서 옷고름 팍팍 풀어제끼는데요~. 라는 질문.. 하지 말기 바란다).

주 의!!

시즌이 끝나고 보관을 목적으로 한다면, 5번의 스크래핑은 하지 마라. 4번까지만 하고 두텁게 왁스를 베이스에 발라둔 다음(엣지부분까지 덮어줘라) 가방에 넣어서 시즌 내내 보관하도록 하시라.

이렇게 풀왁싱이 된 상태로 보관을 하면 비시즌중 대기의 이물질로부터 베이스가 잘 보호된다 하겠다. 그렇게 보관을 하다가 다음 시즌이 시작될 때 스크래핑을 하면 되겠다.

코르크질

손톱으로 긁어도 왁스가 긁히지 않을 정도로 스크래핑을 했다면, 사진과 같이 코르크를 이용해서 베이스를 꾸욱꾸욱 문질러준다.

코르크가 없다면 헝겁을 사용해도 좋으나 신축성이 있는 코르크가 일반적이다. 역시 노즈에서 테일의 방향으로 밀어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코르크로 밀어주면, 왁스가 베이스의 기공에 좀더 잘 들어가고 또한 밀착되게 된다.

솔질하기

코르크로 문질러주는 작업이 끝났다면 빳빳한 솔을 이용해서 역시 위와 동일한 방향으로 밀어주자. 빳빳한 나일론 솔로 정성스럽게 밀어주면 베이스에 남아 있던 찌꺼기 왁스들이 떨어져 나가게 되어 베이스가 깨끗해진다.

솔질을 하고 나면 오른쪽 사진처럼 하얀 왁스 가루 찌꺼기가 나온다

이렇게 7단계의 초식을 끝마치고 나면 두세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준비물 중 마지막 음료수를 마시며 자신이 손질한 뽀드를 바라보자. 한층 더 애정이 갈 것이다. 느긋히 바라봐 주다가 울컥.. 하면 뽀뽀 한 방 쌔려줘라.

여기서 잠깐 - '튜닝 심' 군의 한마디!

‘여러분 왁싱을 맡기실 때에는 라이딩 후
하루 정도 건조시켜서 맡겨 주세요~’

일반적으로 라이딩을 한후 라면 베이스는 젖어 있어요. 완벽히 건조를 시키고 왁싱작업을 들어가지 않으면, 기공속에 포함된 수분 때문에 왁스가 들뜨게 되죠. 즉, 왁싱의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 하겠어요. 그래서 왁싱을 맡기면 저희는 하루이상 완전건조 시킨다음에 왁싱을 하곤 한답니다. 글치만 한꺼번에 너무 많은 뽀드는 건조시킬 장소가 마땅치 않아요. 그니깐 개개인이 집에서 완전건조시킨 다음에 맡겨주세여~

여기서 잠깐 - '튜닝 심' 군의 두마디!

‘제발 양초로 왁싱 하지 마세요’

양초로 왁싱을 해도 된다고 하시는 분 계신데.. 그러지 마세요. 왁스와 양초가 같은 파라핀성분이라고 해서 똑같은 게 아니랍니다. 양초로 왁싱을 하면 피텍스에 다 달라붙어서 돋되요~ 그거는 잘 떨어지지도 않거덩여. 그니깐 절대 양초로 하지 말아주세여.

간혹가다가 양초로 한 담에 왁싱 맡기시는 분이 계신데 양초가 다 들러붙어 있으면 왁싱하나마나예여. 그거 벗겨낼라구 뺑이 친답니다. 그니깐 절대로 양초로 왁싱하지 마세여~

시즌 후 보관

3월달이 되면서 날씨가 따뜻해지고 뽀드장의 눈들이 조금씩 녹기 시작하면 뽀더는 슬퍼진다. 겨울 내내 날라댕기고 뛰어댕기던 뽀더들은 점점 힘을 잃기 시작하고는 술로 세월을 지세곤 한다. 그렇게 다음 시즌만을 기둘리는 뽀더들.

새시즌이 다가와 신나는 마음에 뽀드를 꺼내보지만, 녹슬어있는 엣지와 삐걱거리는 바인딩 라쳇, 곰팡이 풀풀 나 있는 부츠..

시즌 동안의 라이딩 만큼이나 시즌 후의 관리는 중요하다. 자신의 장비를 단지 물건으로만 취급하지 않는 라이더에게는 더더욱 그러하다. 모름지기 장비란 라이더가 사랑을 쏟아주고 믿음을 주는 만큼 반응해주기 때문이다. 못 믿겠다고? 그럼 함 장비 대충 창고에 처넣어서 방치해 보시라. 다음 시즌 시작하자마자 데크가 그대를 슬로프에 내동댕이 쳐 버릴지도 모른다!

뽀드&바인딩

데크에서 바인딩을 분리한 다음, 바인딩을 물로 깨끗하게 씻어줘라. 시즌 내 찌든 때를 샤워기로 깨끗이 씻어준 다음에 잘 말린다. 바인딩이 마르는 동안 데크의 암나사부분을 청소해주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철물점에서 구할 수 있는 WD-40(일명 왓다사공)을 휴지나 면봉에 묻혀서 데크의 암나사 및 엣지를 청소해 주는 것이 좋다. 이‘왓다사공’은 윤활제로서 금속의 녹을 제거하고 부식을 방지해준다. 때문에 금속부분은 괜찮지만 데크에는 조금도 묻지 않도록 주의한다.‘왓다사공’은 석유화학물질이기 때문에 데크를 손상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물론, 실수로 조금 묻었다고 울고불고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

바인딩이 잘 마르고 데크의 금속부분 청소가 끝났으면 다시 바인딩을 데크에 조립한다. 단 나사를 꽉 조이지는 말고 살짝만 조여서 부착시켜두는 것이 좋다. 바인딩을 풀어서 보관을 하거나 너무 꽉 조여서 보관을 하면 7~8개월에 해당하는 비시즌 기간 동안 나사가 뭉개지는 수가 생긴다. 뽀드는 그 특성상 나사가 망가지면 정말 고치기가 힘들다. 때문에 바인딩은 살짝 조여서 부착한 다음에 보관을 한다.

또한, 장기간 보관을 할 때에는 눕혀서 보관을 하는 것이 좋다. 일단 사진을 보시자.

1번 사진처럼 세워서 보관을 할 경우 며칠 정도야 별 상관이 없지만 7~8개월씩 장기간의 시간이 흐르면 뽀드가 살짝 뒤틀리는 수가 생긴다. 그래서 세워서 보관한 뽀드는 새시즌이 시작되서 땅바닥에 놓았을 때에 뒤틀려 있기도 한다. 뽀드가 뒤틀리면 턴을 할 때에 반경이 일정치 않게 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 따라서 뽀드는 반드시 눕혀서 보관하자.

그런데 왜 3번 사진처럼 눕히지 않고 2번 사진처럼 눕히는가? 뽀드에는 캠버라는 것이 있다. 뽀드를 땅바닥에 놓았을 때에 허리부분이 땅바닥에서 뜨는 데 그것을 바로 캠버라고 한다. 캠버는 뽀드의 탄력을 결정짓는 등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캠버가 죽으면(처음 구입시보다 지면에 달라붙게 되면) 뽀드의 수명이 다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캠버가 높으면 좋은 보드, 낮으면 나쁜 보드’라는 공식은 옳지 않다. 뽀드라는 것은 그 종류와 개성에 따라 캠버의 높이가 모델별로 다 다르며, 일부 프로모델의 경우에는 프로라이더의 개성에 따라 캠버가 아예 없는 뽀드가 출시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캠버는 처음 샀을 때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좋다.

햐간 이렇듯 캠버라는 것은 나름대로 중요하다. 때문에 처음부터 캠버가 없었으면 모르지만, 있었다면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따라서 뽀드를 보관할 때는 사진 2처럼 거꾸로 눕혀서 캠버를 보호해 주는 것이 좋겠다. 언더스탠?

이 외에 벽에 지지대를 박아서 뽀드를 걸어놓는 경우도 있다. 디스플레이도 하고 뽀드보관도 하고~ 일석이조 되시겠다.

부츠

일케 묶으니깐 깔끔하지?

부츠는 정말 잘 관리를 해야 한다. 아주 가끔 나타나는 경우긴 하지만 보관을 잘못해서 모양새가 바뀌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 시즌이 시작되어 존나 흥분된 마음으로 뽀드장 달려갔더니 변형된 부츠 때문에 발이 아파서 라이딩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슬픈 전설의 주인공이 된다면 그야말로 씨바스러운 일이겠다.

자, 일단 시즌이 끝나면 부츠는 이너를 꺼내서 세탁해라. 운동화 빨듯이 깨끗이 빨고, 여기저기 묻은 흙도 털어내고 그렇게 정비를 한 다음에 음지에서 깔끔히 말려라(양지에서 말리면 부츠 모양이 변형되기도 하니 조심하시라).

부츠와 이너가 다 말랐다면, 이너의 안쪽에 신문지를 말아넣어 차후 장기간 보관시의 이너모양변형을 막는다. 신문지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갈아주고, 장마철을 대비해서 방부제(도시락용 김 사묵고 거기 있는 거 써라)를 중간에 끼워넣어주자. 물론 세균제거제 페버리즈 같은 것을 칙칙 뿌려줘도 좋겠다.

이너에 끈이 있다면 잘 묶어서 부츠에 결합. 부츠의 끈을 잘 정돈한다. 그렇게 잘 정돈이 되었으면 가급적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을 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이 없다면 가끔 꺼내서 바람을 쏘여주는 것이 좋겠다.

뽀드복

뽀드복은 절대 드라이크리닝을 맡기면 안된다!

아주 쉽게 설명해주께. 뽀드복의 천 위에는 방수코팅이 되어 있는데, 드라이크리닝을 하게 되면 그 열로 인해 코팅이 싸그락 다 녹아내리게 된다. 즉,‘비싼 돈주고 맡긴 드라이크리닝 존나비싼 내 보드복 솜잠바로 만들어주셨네~’되는 거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세탁기에 넣고 돌려? 아니다 그것도 안된다. 다른 빨래들과 혹은 혼자서 세탁통 안에서 휭휭 돌아가면서 역시 방수코팅이 다 부스러진다. 역시 솜잠바로의 전격변신 되시겠다.

‘드라이크리닝도 안돼, 세탁기에 넣는 것도 안돼. 아 씨바 어떡하란 말예요!’

빨지 마라. 뽀드복은 자주 안 빨아도 된다. 만약 많이 더러워졌다 싶거든 울샴푸나 뽀드복 전용세제를 구입(뽀드전문매장에 판다)하여 따땃한 물에 세제를 풀고 옷을 담궈둬라.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건져서 살살 물로 헹구는 식의 존나게 조심스런 세탁방법을 택해야 한다. 소매나 옷깃등 때가 많이 타는 부분만 조심스럽게 문질러서 빨아라.

그리고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바짝 말린 후 이것저것 뿌릴 꺼 있음 뿌리고 역시 통풍 잘 되는 곳에서 보관하면 되겠다.

졸라 귀찮고 힘들지? 뽀드복이 원래 그렇다. 살 때를 생각해봐라. 얼마나 비싸게 주고 샀냐. 원래 비싼게 제 값하는 반면 위세도 보통 위세를 부리는 게 아니다. 화딱지 난다고 그냥 세탁기에 돌리거나 드라이크리닝 주지 말고 상전하나 모신다 생각하고 꾹꾹 눌러 참으시라. 다 니꺼자너.

고글, 장갑, 보호대

고글은 잘 말린 후 고글닦개(고글천 케이스가 보통 닦개다)로 살살 잘 닦아준 후 천케이스에 잘 넣어서 보관하시라. 안쪽에 방부제 같은 거 하나 넣어줘도 좋겠다.

장갑은 이너를 꺼내어 깨끗하게 세탁한 후 잘 말려서 다시 합체시켜라. 그리고 역시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을 하덩가 아님 가끔씩 꺼내서 통풍 시켜주도록 하시라.

손목보호대에서는 플라스틱 지지대를 빼낸 후 깨끗이 빨아서 보관해라. 시즌내내 손에 끼고 다녔으면 얼마나 드럽겠냐.

기타 다른 장비들은 위의 보관법 등을 응용해서 알아서 하시라. 음하하. 중요한 것은 아무리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장비라도 마지막 시즌끝자락에서는 정성들여서 보관해 주는 것이 좋다. 왜인지 잘 모르겠지만.. 스노뽀드 장비는 그냥 물건이 아니다. 마치 영혼을 가진 생명체처럼 아끼고 보살펴주면 그 만큼 반응해 준다. 분명 어느 순간엔가 마음이 통하는 것을 느끼는 날이 올 것이다.

하얗게 쌓인 잘 다져진 눈이 깔린 슬로프를 날카롭고 섬세한 선을 그리며 고독한 카빙을 할 때에 데크와 마음이 통하는 그 순간. 바로 그 느낌을 받는 날이면 라이더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게 된다.

온라인강좌를 마치며

재미있는 겨울이었다.

00~01 시즌이 끝나는 3월달에 아주 큰 부상을 당했었고, 그 부상과 맞물리며 나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잃었었다. 너무나 많은 것들을 잃었기에 난 2001년이 생애 최악의 해가 되리라는 것을 믿어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지금, 01~02시즌이 끝나는 시점에서 흘낏 뒤돌아보니 그토록 힘들 게 시작했던 해가 사상 최고의 해로 변해 있다. 살아오면서 부딪힌 수많은 좌절과 실패와 고난 속에서 진정한 행복은 피어나는 거였나보다.

누구나 하고 싶어함에도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30대의 스노뽀드라는 것은. 일단의 사람들이 규정지어 버린‘신세대스포츠’. 그러나 난 그렇게 세상이 규정짓고 울타리 치는 것이 싫었다. 그리고 누구나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따라주었고,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아주었고, 노력해 주었으며 함께 웃어주었다. 그래서 아무 것도 없었던 넉달 전과 이렇게 다른 지금의‘스노뽀드 사관학교’가 있는 것이겠다.

나는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 그대들은 진정한 용기를 가진 자이며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진정한 신세대다. 에피타이저의 입교신청에 부합되는 그대들이 이토록이나 제대로 된 라이더가 될 수 있으리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치 못했을 것이다.

이제 오프라인 강좌의 마감에 이어 온라인 강좌도 마감을 선언한다.

그대들이 있었기에 나는 진정토록 행복한 겨울이었다.

Q & A

이제 시즌도 끝났고.. 사관학교 게시판들도 사라질 꺼 같은데.. 우리 다른 곳에 카페 같은 것을 만들어둬야 하나요?

딴지일보가 사라지지 않는 한 스노뽀드 사관학교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더불어 본 교관 역시 언제까지나 이곳에 항상 같은 모습으로 서 있을 것이다.

시즌이 끝나면, 다른 레포츠를 찾는 사람도, 한겨울의 꿈에서 깨어나 일상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하아하아.. 우울증에 걸려 허덕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굳이 다른 곳에 새로운 둥지를 틀거나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또.. 일상이 바쁘다면 미안해하지 말고 일상으로 돌아가시라. 본 교관은 봄이 시작되면 사관학교가 한산해질 것도 다시 겨울이 시작되면 연어가 고향을 찾듯 다시금 모여서 안부를 물으리라는 것도 모두모두 다 알고 있다.

이 곳은 그대들, 딴지스노뽀드사관학교 1기생도들의 고향과도 같은 곳. 고향은 사라지지 않는다.

교관님을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건가요?

아니다. 본 교관은 딴지관광청 여행전문기자로 언제나 이곳에서 새로운 기사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또한 사관학교는 이제 새로운 레포츠를 시작할 것이고 본 교관은 그 곳에서 운영을 맡게 될 것이다.

본 교관은 항상 그대들의 곁에 있다.

비시즌에는 무엇을 하나.. 다른 동호회를 뒤적거려볼까여?

조만간 인라인&스케이트뽀드 사관학교가 개설될 계획이다. 물론 다른 것으로 교체될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의 계획은 그렇다.

본 사관학교는 원하는 자들이 1년 12개월 365일 항상 쌈빡하고 뽀다구나는 레포츠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굳이 다른 곳을 찾아다닐 필요없이 겨우 내 지친 몸을 잘 추스리고 있어라.

앞으로도 다음 시즌 전까지 할 꺼 존나게 많다.

원래 왁싱과 더불어 엣징까지 함께 다루려 했지만, 왁싱과는 달리 엣징은 상당히 섬세한 작업이다. 초급자들이 자칫 잘못 엣징을 하다가는 엣지날을 다 버리게 된다. 때문에 엣징강좌는 넣지 않았다. 대신에 비시즌 중에 '왁싱, 엣징 오프라인 강좌'를 한판 열어볼까 하니 그때 배우시라.

딴지 레저 사관학교 수석총괄교관
꿈꾸는 라이더 백작가(baggy@ddanzi.com)

[올콜팔랑[배상갑]]

저는 그냥 구석행으로..ㅋㅋㅋㅋㅋ귀차니즘!!!

[꼬나[고나영]]

저도 데크랑 반뒹 분리작업 정도만 해주고 구석행. +1인

[마이콜[이성옥]]

돈이 많으신거져~!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