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선 교수는 워싱턴대학에서 박사를 받고 서울대 교수가 된 분으로 학부시절 이동주(이용희) 교수의 지도를 받았던 분이다. 최근 저서를 낸 것이 바로 <역사 속의 젊은 그들>이다. 이 책에는 연암 박지원, 유길준, 이동주 등을 거론하면서 연행록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어 주목된다. 연암 박지원이 열하일기를 쓰면서 청나라와 조선의 관계를 논하며 국제정치학을 피력했는데 이것이 지금 정치학을 하는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보는 폐단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중국이 많이 부각되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는 국제정치학을 이야기할 때 우리나라 선조가 남겨놓은 기록은 무시하고 서양사람들이 중국에 대하여 쓴 것은 금과옥조처럼 여기면서 학문활동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 연행록 600여 편에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사람들보다 일본, 중국, 서구에서 주목하고 있는 고전이 바로 연행록이다. 연행록은 대중국 보고서이자 지식의 보고이다. 한국의 사신들이 중국의 수도 북경을 방문하여 중국의 모습을 담고 있는 고문이다. 중국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한국만큼 자료를 많이 남긴 나라는 없다고 한다. 최근 2001년에 동국대 국문과 임기중 박사가 동국대출판부에서 100권의 <연행록 전집>을 내고 다시 2006년에 상문출판사에서 50권의 <연행록 속집>을 낸 것은 자료의 정리라는 차원에서는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본다. 한국과 중국의 외교관계가 1990년대부터 본격화되면서 필요한 자료를 열심히 찾게 된다. 그 과정에서 연행록의 참다운 의미를 발견하고 수집에 들어간다.물론 그 이전에도 연행록선집을 한국고전번역원(민족문화추진회)에서 국역하여 간행하기도 했다. 연행록은 국문학자의 연구대상이자 국사학, 국제정치학, 민속학, 미술사의 연구대상이다. 나도 작년에 한국고서연구회에서 연행록의 하나인 정재륜 등의<부경사신일기>를 발굴, 소개하고 <고서연구>28집에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