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망산호(鐵網珊瑚)
[요약] (鐵: 쇠 철. 網: 그물 망. 珊: 산호 산. 瑚: 산호 호)
쇠로 만든 그물로 산호를 딴다는 뜻으로, 시문(詩文) 등이 걸작(傑作)을 망라(網羅)함을 이름. 기재 이물(奇才異物)을 찾아 구하다.
[출처] 《철망산호(鐵網珊瑚)라는 책》
[내용] 이하 조선일보 [정민의 世說新語] [430] 철망산호(鐵網珊瑚)의 글.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깊은 바닷속의 산호 캐기는 당나라 때부터다. 어민들은 산호초가 있는 바다로 나가 쇠 그물을 드리운 뒤 배의 끄는 힘을 이용해 산호를 캤다. 철망산호, 즉 쇠 그물로 캐낸 산호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진귀한 보물 대접을 받았다. 명(明)나라 때 주존리(朱存理)는 고대 서화에 대한 기록을 망라해 정리한 자신의 저술에 '철망산호(鐵網珊瑚)'란 이름을 붙였다.
장유(張維·1587~1638)는 시관(試官)이 되어 영남으로 떠나는 학사 이상보(李尙輔)에게 준 시 중에서,
“푸른 바다 깊은 곳의 해약(海若)이야 근심해도,
산호는 쇠 그물로 건져주길 기다리리.
천리마가 소금 수레 끄는 일 없게 하고,
칼 빛이 북두성을 다시 범함 없게 하소(滄溟深處海若愁, 珊瑚正待鐵網搜. 鹽車莫遣困驊騮, 劍氣不復干斗牛)"라고 노래했다.
쇠 그물이 바다 밑을 훑으면 바다의 신 해약이야 근심 겹겠지만, 산호는 그 쇠 그물에 걸려 자신의 진가를 알아줄 세상으로 나가게 되길 기다릴 것이다. 천리마가 소금 수레 끄는 일이 없게 하고, 땅속에 묻힌 보검이 공연히 하늘에 제 검기(劍氣)를 비추는 일이 없도록 유능한 인재를 잘 선발해 달라는 바람을 담았다.
신흠(申欽·1566~1628)은 청강(淸江) 이제신(李濟臣·1536~1583)의 문집 발문에 이렇게 썼다.
“아, 아양 떨고 교태를 부리며 대문에 기대 스스로를 파는 자는 수없이 많다. 하지만 공은 충직하고 질박함으로 당시에 배척당했다. 형상에 기대고 그림자로 빌붙어 깜냥도 안 되면서 자리를 차지해 이익을 노리는 자가 한도 없다. 하지만 공은 충실함 때문에 글의 그물에 걸려들었다. 공이 당한 일로 보면 끝내 캄캄하게 인몰되어 뒤에 다시는 보지 못할 듯 하였는데, 몸이 죽자 말이 서고, 말이 서자 이름이 전해졌다. 비유하자면 산호의 보배로운 가지가 철망에 흘러들어, 마침내 희대의 보물이 된 것과 한가지다. 어찌 세상의 얕은 의론을 가지고 백세의 사업과 맞바꿀 수 있겠는가? 저 실컷 교태를 부리다가 끝내는 마멸되어 기록되지 않는 소인배들과 비교해 볼 때 어떠한가?”
噫。巧倩妖睇。倚門自售者何限。而公以忠朴擠於當時。躡形附影。竊吹射利者何限。而公以忠實罹於文罔。以公所遘觀之。則宜若終遂闇曶湮沒不復見於後。而身沒而言立言。立而名傳。譬如珊瑚寶柯。灕漇於鐵網。而卒爲希代之珍。烏可以一世淺論而易百世業哉。與蜍志之厭厭取媚。磨滅不紀者。何如也。
상촌선생집 제37권 / 제발(題跋)
깊은 바닷속 산호가 철망에 건져 올려 져 세상이 아끼는 보배가 된다. 실력을 다져 아름다운 바탕을 간직해 어느 순간 들어 올려 지자 그 자태가 참으로 눈부시다. 백대의 이름 앞에서 한때의 시련쯤이야 아무것도 아니다.
[참고1]철망산호(鐵網珊瑚) : 바닷가에서 산호(珊瑚)를 캐는 사람들이 철사로 그물을 만들어 바다 속에 넣어두면 산호의 싹이 그물눈으로 나오는데, 한자쯤 자라면 그제야 그물을 올린다. 그러면 산호가 뿌리째 뽑혀 나온다. 도목(都穆)이 《鐵珊瑚書(철산호서)》를 지었다.
[참고2]철망산호[鐵網珊瑚, Tiewang Shanhu]
중국 명대의 서화저록(著錄). 조기미(趙琦美, 1563~1624)가 펴냄. 서품(書品) 10권, 화품(畫品) 6권. 권두에는 문징명(文徵明)과 친근한 사이였던 주존리(朱存理)가 집록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서화서록해제』와 『4고(四庫)제요』에서 지적하듯이 주씨(氏)가 펴낸 것은 아니다. 권말에 있는 조기미(趙琦美)의 발(跋, 1600년)에 의하면, 진유양본(秦酉陽本)과 초약후(焦弱侯)의 교본(校本), 조씨(氏) 소장본을 참조하여 조기미가 서화품 4권을 현행본과 같이 증보하였다고 함.
[네이버 지식백과] 철망산호 [鐵網珊瑚, Tiewang Shanhu] (미술대사전(용어편), 1998., 한국사전연구사)
[참고3] [고전번역서] 약류(弱流)에서 …… 거두었네 : 진귀한 보물을 모두 거두어들였다는 뜻이다. 약류는 약수(弱水)로, 선경(仙境)에 있다고 하는 물 이름인데, 여기에서는 기러기 털조차 가라앉는다고 한다. 바다 속에 산호주(珊瑚洲)가 있는데, 바닷사람들이 이 산호를 채취할 적에 배를 타고 나가 바다 아래에 철망을 드리워서 채취한다고 한다.《舊唐書 卷198 西戎列傳 佛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