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산도〔仙山圖〕
내 들으니 바다 위에 삼신산이 떠 있는데 / 吾聞海上三神山
여섯 자라 머리 위에 고생하며 이고 있다 / 六鼇頭戴何辛艱
천년 지나 힘이 다해 견뎌내지 못하고서 / 千年力竭不耐久
하루아침 잃어버려 도로 찾지 못했다네/ 一朝相失難追攀
풍이에다 해약까지 못내 안타까워하고 / 馮夷海若惜不得
뭇 신선들 깜짝 놀라 서로 보며 근심했네 / 【群】仙錯愕愁相看
푸른 물결 아득하고 구름은 또 망망하니 / 蒼波渺渺雲茫茫
몇몇 해를 떠돌다가 인간 세상 돌아왔나 / 漂泊幾年歸人寰
신선 세상 물색 모습 지금에도 그대로라 / 仙家物色尙依然
경림에다 요초 등이 어쩜 저리 아롱진고 / 瓊林瑤草何班班
신령스러운 싹은 모두 불사약의 재료이니 / 靈苗多是不死藥
캐어다가 달여 먹어 아니 늙게 하고프네 / 我欲采之留朱顔
단지 여러 신선들이 시끄러움 싫어하고 / 直恐群仙厭喧卑
조아리고 호소하면 하늘 응당 아끼어서 / 稽首上訴天應慳
과아시켜 밤에 지고 바다 위로 되돌아가 / 姱娥夜負還海上
티끌세상 오래 있지 않게 할까 겁나누나 / 不得久在塵埃間
[주-D001] 선산도(仙山圖):
이 시는 《속동문선》 권4 칠언고시에 같은 제목으로 실려 있다.
[주-D002] 내 …… 못했다네:
발해(渤海)의 동쪽에 깊은 골짜기가 있는데, 그곳에 대여(岱輿)ㆍ원교(員嶠)ㆍ방호(方壺)ㆍ영주(瀛洲)ㆍ봉래(蓬萊)의 다섯 선산이 있다. 이들은 모두 바다에 떠 있어 항상 조수(潮水)를 따라 오르내리므로 상제(上帝)가 사방으로 떠내려갈까 걱정스러워 15마리의 자라로 하여금 머리를 들어 떠받치고 있게 하였는데, 3교대로 하여 6만 년마다 한 번 교대하게 하였다. 이에 다섯 선산이 비로소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용백국(龍伯國)의 거인이 한 번 낚시질을 하여 여섯 마리의 자라를 잡아서 이를 짊어지고 그 나라로 돌아가자, 다섯 선산 중 대여와 원교 두 산이 북극으로 흘러가서 큰 바다 아래로 가라앉고 세 선산만 남았다고 한다. 《列子 湯問》
[주-D003] 풍이(馮夷)에다 해약(海若):
풍이는 전설 속에 나오는 황하의 신인 하백(河伯)으로, 수신(水神)을 가리키고, 해약은 바다를 맡은 신의 이름이다.
[주-D004] 과아(姱娥):
전설에 나오는 신의 이름으로, 과아(夸娥)라고도 한다. 옛날에 북산(北山)에 사는 우공(愚公)이 나이가 구십에 가까웠는데, 집 앞에 태항산(太行山)과 왕옥산(王屋山) 두 산이 가로막고 있어서 출입하기가 불편하였으므로 그 산을 없애어 평평하게 할 결심을 하였다. 지수(智叟)가 그 일을 이루지 못할 것을 알고는 우공의 어리석음을 비웃었다. 그러자 우공은 “내가 죽으면 내 아들이 있고 아들이 죽으면 손자가 있어서 자자손손 끊이지 않을 것이다. 산은 더 높아지지 않으니 어찌 이루지 못할 리가 있겠는가.” 하면서 날마다 쉬지 않고 산을 파내었다. 그 정성에 감동한 옥황상제가 과아씨(夸娥氏)의 두 아들에게 명하여 두 산을 져다가 하나는 삭주(朔州)의 동쪽에 갖다 놓고, 하나는 옹주(雍州)의 남쪽에 갖다 놓게 하였다. 《列子 湯問》
ⓒ 한국고전번역원 | 정선용 (역) |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