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_침몰하지_않는다
#발달장애인아_폭력_금품갈취_노동착취_학대사건
경찰 조사를 받고 온 며칠이 지나도록 심한 두통과 목 근육 통증에 시달렸다.
탈출시켰던 재작년 늦봄에 녀석이 처한 참상을 직접 보았고 가해자들과 몇 차례 대면할 기회가 있어서 가해자에게서 인간으로서 기대할 게 없다는 걸 충분히 깨달았음에도 여전히 화가 치민다.
나의 SNS가 모두 열려 있어 가해자들로부터 모니터링되고 있기에 조심스럽지만, 하지만 제아무리 중범죄자에게도 변론권이 있다한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함을 지켜라.
녀석은 누군가가 자신을 해하고자 하는지, 위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어려운 장애아다. 가해자들은 “사건 발생 당시 함께 생활하지 않았던 내가 잘 알지 못하면서 녀석의 편에서만 주장한다”지만, 나는 자기 방어에 취약하고 어리숙한 녀석이 전하는 눈빛과 표정에서 진실을 읽어낸다.
2018년 여름부터 탈출시켰던 2020년 2월 5일까지 피해로 추정되는 고액 결제내역 중 132건 만을 간추려 독특한 방식으로 추적했다. 수사 특성상 카드 내역 등 극히 제한적인 자료 증빙만 가능하다.
당시, 녀석은 가해자들과 숙식을 함께 하며 24시간을 통제당했다. 그 상태에서 결제된 체크카드 결제내역이 모든 것을 증명하는 것 아닐까?
외출 외박은 물론, 통장 비밀번호 등 모든 정보가 가해자들에게 노출되고 휴대전화마저 빼앗긴 상태에서 수백만 원 단위의 큰 돈을 소비했다는 가해자들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 현금과 노동력 탈취와 물리적 언어적 폭력은 얼마나 어느 정도였을까? 상상하고 싶지 않다.
담당 형사는 사실관계만 명확히 하자 했지만, 나는 카드 영수증 한 장 한 장에 얽힌 정황과 녀석의 심리상태를 수십페이지의 기록으로 정리했다. 다행히 녀석의 기억력은 좋은 편이다.
“아~ 그날 비 왔어요. 날씨가 흐렸어요. 눈이 왔어요” 등등 날씨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래서 체크카드 기록에 따라서 카드 영수증을 재발급받고 130여 곳의 해당 업체와 단서를 찾아 탐문했다.
녀석이 다니던 교회 목사님마저 외면하는 등 지독한 지역사회의 카르텔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증언하고 도움을 줬다. 그렇게 수집된 자료만 1,200페이지에 달한다.
그럼에도 목포 고용노동부는 증거 불충분, 가해자 측의 허위계약서를 수용해, 자발적 노동,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노동이라며 불인정 결과를 내놓았다. 기막힌 일이다.
과연, 검찰은 어떤 결정을 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