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공통점과 차이점
신화의 뿌리는 아득한 인류 역사의 초기에 두고 있다. 그때의 삶은 이곳이나 저곳이나 어슷비슷했다. 무리를 지어서 사냥을 하면서 살았다. 따라서 이 시기에 뿌리를 둔 신화는 공통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원형이라고 하여 무의식에 가라앉아 있는 보편 정신과 보편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문화인류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지역간의 다른 신화를 보편적 구조로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차이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막의 신과 밀림의 신은 달랐다. 사막에서는 하늘을 어디에서 바라보거나 하나의 하늘이다.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는 땅도 하나이다. 그러나 울창한 밀림 속에서는 다른다. 나무들이 가로막고 있어 지평선은커녕 시야가 10m를 넘지 못하는 곳도 많다. 무성한 나뭇잎에 가려서 하늘도 잘 보이지 않는다. 사막에서는 하늘과 땅이 하나로 보이듯이 신도 하나이다. 그러나 밀림에서는 다르다. 수많은 존재물이 하늘과 땅을 뒤덮고 있는 밀림에서는 신이 하나가 될 수 없다.
지역에 따라서 지역의 자연 조건들을 공동으로 헤치고 극복하면서 삶을 꾸린 문화집단체인 민족이 있다. 민족은 공통의 언어, 신화 그리고 영토가 3대 요소이다. 이 셋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공통의 신화이다. 이처럼 지리학적 또는 다른 조건들에 의하여 민족에게 공통의 신화가 생겨나면서 민족을 결속하는 끈이 되어준다. 지역적 다양성, 문화적 다양성 때문에 신화도 공통성보다는 차이성을 중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이유는 신화의 개별적 가치는 평등하다고 주장한다. (그리스 신화는 밀림지역의 마녀 신화나 가치가 같다.)
지나치는 말로, 오늘의 우리의 사회를 하나로 묶어주는 신화는 무엇일까. 자유, 평등, 민주주의일 것이다. 자유는 선택이 기본이다. 스스로 선택을 하면 필수적으로 뒤따라 오는 것은 책임이다. 책임에는 의무, 선택의 조건이 되는 가치가 있다. 이처럼 현대 사회에도 신화가 있다.
근대 이후에는 인도-유럽어 족이 세계 역사의 주축이 되면서 신화 연구도 이들 민족을 중심으로 할발하게 일어났다. 이들은 자신들의 종족인 인도-유럽어족의 우월성을 증명하려고 신화를 연구했다. 그들은 신화를 분류하고, 연구하여 개념을 세우고, 신화의 일반론을 만들어서 ‘신화 표준’을 만들었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신화의 기준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리스 로마 신화는 벌써 신화의 단계를 벗어나서 문학적, 철학적 단계로 진입하여 인문학의 위치에 머물고 있다.
문화인류학자들은 특정 지역에서 도출된 신화적 가치를 가지고 다른 지역의 신화를 해석하려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레비스트로스는 서구인들이 비서구인들을 야만이라고 부르는 것을 잘못된 자기중심주의 라고 했다. 야만 대신 ‘야생’이라고 부르자면서 삶의 방식이 미개한 것이 아니고 우리와 다를 뿐이다. 라고 했다. 이처럼 신화를 연구하는 사람들도 공통성을 추구하는 연구자와 차이성을 찾으려는 연구자 등 두 부류가 있디.
앞에서 신화가 후대로 오면서 역사와 구분점이 모호해졌다고 했다. 신화에서 파생한 종교에서도 신화적 요소가 많이 남아 있다. 우리의 피 속에도 원형의 형태로 남아있다.
어쨌거나 요즘은 신화공부가 유행하면서 인문학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도 신화일반을 그리스 - 로마 신화에 입각하여 바라보는 버릇부터 바꾸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