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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 이야기 샘터 스크랩 메기매운탕
어리숙이 추천 0 조회 216 09.02.27 13:45 댓글 17
게시글 본문내용

만원어치나 산 로또가 모조리 꽝이 되고난 후 부터

마누라 기분이 영 지랄같다

하루종일 밥굶은 시어머니 얼굴을 해가꼬 좀처럼 웃지도 않는다

그런 마누라꼴을 보고 살려니

하루이틀도 아니고 보고 있는 내가 더 속 시끄럽다

 

"야이 자슥아.. 얼른 옷입어라"

"갑자기 옷은 와요?"

"잔소리 하지말고 입어라 카먼  빨리 입어라... 내하고 어데 갈데 있다"

그때까지도 뭔지 모르게 입을 툭 내밀고 불퉁스럽게  있는 마누라를

억지로 모시고(?) 문양역으로 향했다

 

문양역앞에는 늘 그렇지만 오늘도 봉고차가 주욱 늘어서 있다

"머 물래?"

"묵긴 멀 무요?"

"자슥...멀 묵기는... 오리 하고 메기 빼끼 더인나?"

"으..... 아무거나"

"그라만 메기다"

메기매운탕집 봉고차에 올라타기가 무섭게 차는 저 멀리 떨어진 마을을 향해 달린다

"마이 가야 되는교?"

"아..아입니다 바로 저 동네라요"

마을 안으로 들어선 차는 골목을 돌아서자 마자 클락션을 울린다

그러자 앞치마를 입은 아줌마가 종종 걸음으로 뛰어나와

"어서 오이소" 하며 인사를 한다

정겹다... 역시 시골이다!

아줌마를 따라 들어가 방 한켠에 방석을 깔고 앉았다

그야말로 시골 풍취가 물씬 풍기는 그런 집이다

메기매운탕을 시키고 소주한병을 시켰다

매운탕에 곁들여 나온 반찬들이 정갈하다

마누라 입에도 맞는 모양이다

"맛있네"

연신 그러면서 숟가락을 놓지 않던 마누라가 갑자기 정색을 하고 묻는다

"여는 누구하고 왔던교?"

"이 자슥이.. 누구하고 와? 등산갔다가 한번 와 봤지"

하여튼 이 잉간은 우예된기 순간적으로도 머리가 이래 돌아 가겐노? 싶다

 

평소에는 밥을 반그릇도 안 먹던 마누라가 오늘은 입맛에 맞았는지 한그릇 반이나 먹었다

매운탕 국물도 한방울 안남기고 싹..

"잘 뭇서요"

"으응...다음에는 오리사주께"

 

문양역까지 태워다 줄 봉고차를 기다리는 동안

마당에 놓인 테이블에 앉아 자판기 커피를 마시는데..

"당신은 맛있는거 물때 누구생각이 젤 먼저 나등교?" 하고 묻는다

숨돌릴 틈도 주지 않고 말했다

"말하이 머하노? 당연히 니지..."

"ㅋㅋ 입에 침이나 바르고 말하소"

하며 살며시 웃는 얼굴이 그리 싫지는 않은 눈치다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약간은 상기된 모습으로 앉아있는 마누라 몰래 나혼자 웃었다

"아이고...자슥아!

맛있는거 물때 미칫다꼬 니생각 나겐나?

맛업는거 물때 니생각 나더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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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2.27 13:52

    첫댓글 아~~~싸! 어리숙이님 글 기다리다 오늘 드뎌 그것두 일타로 보는 행운이 있네요....닉은 어리숙이지만 참 현명하게 사시네요 ㅎㅎㅎ넘 재밌어요

  • 09.02.27 14:14

    "아이고...자슥아! 맛있는거 물때 미칫다꼬 니생각 나겐나? 맛업는거 물때 니생각 나더라

  • 09.02.27 14:33

    오메에~ 부럽습니다. 우떠케 하면 마눌한티 늘 쥐어살지 않고 요리조리 끄실고 댕길 수 있을까여? ㅋㅋㅋ

  • 09.02.27 15:06

    흐미 아재요 ㅎ 그카시면 됨미꺼 끝까지 마마님 위상 종 지켜주시찡 ㅎ 삼실에서 이글읽다 하마터면 큰날뻔했심더 터져나올라 하는 웃슴 참니라 어금니가 다아푸넹 그래도 작은것에서 아주 행복해하는 마나님 얼매나 귀엽슴미까 그 이쁨 오래오래 가도록 종종 입에발린 단소리도 자주해주이소 ㅎ 글 잼있게 읽고갑니다 행복하이소 ㅎ ^^*

  • 09.02.27 15:09

    넘 재미있어요. 자갈치 아지메의 시원하고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가 그리워집니다. 잠시 향수에 젖어보았습니다.

  • 09.02.27 16:16

    오랫만에 또 웃고 갑니다. 우짜던지 형수님 한테 잘 하이소...쫒겨나 공원 벤취에서 눈물젖은빵 드시지 말고...

  • 09.02.27 17:19

    핵교운동장. ㅋㅋ

  • 09.02.27 16:18

    ㅎㅎ 잼있게 놀다오셧네 속으론 은근히 마눌을 사랑하시면서,,,

  • 09.02.27 17:01

    ㅎㅎㅎㅎㅎㅎ 행복하세요~~~~~~^^

  • 09.02.27 20:09

    여보!~부인.........이래 불러야지 자슥아가 머꼬!~ ㅋㅋㅋ

  • 09.02.27 21:11

    제말이~~~~~~~~~~~~ㅋㅋ

  • 09.02.27 20:45

    매운탕 속에 있던 메기가 부부 금슬에 큰 공을 세웠군요. ㅎ 그날 밤에 그냥 주무시지는...? ^^*

  • 09.02.27 21:12

    문양 가마 봉고버스가 마이 서 있능교?? 인쟈 알아심더..지도 함 가봐야 겠니더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09.02.28 13:13

    다사옆 문양입니꺼? 나도 가봐야겠네요

  • 09.02.28 21:04

    문양이 마지막 정류장인거 같아요~~~

  • 09.02.28 04:28

    잘 나가다가 와 삼천포로 가남요?우하하하.....

  • 09.03.02 09:12

    맞네요. 맛없는거 물때 그거 정리해줄 사람은 마눌밖에 없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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