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간주나무 이야기
옛날, 아주 오랜 옛날에 시골마을 앞산에 노간주나무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산의 숲속에는 키가 큰 참나무와 소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어서 노간주나무는
그들보다 키가 작다보니 언제나 그들의 그늘에서 햇볕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여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편이었습니다.
소나무나 참나무가 매년 키가 쑥쑥 크는데 비하여 노간주나무는 키가 큰 나무들의 그늘
속에서 10년이 지나도 키가 큰 나무들이 일 년 동안에 자라는 것 보다 더 작게 자랐습니다.
형편이 그렀다보니 노간주나무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불만이 많아서 이 산을 다스리시는
산신령님께 자신의 불만을 호소하게 되었습니다.
노간주나무의 불만을 들으신 산신령님은 이 세상의 모든 생물들은 그 쓰임새가 다 다르니
너에게도 너 만의 쓰임새가 있어서 그런 환경에서 자라는 것이니 기다려 보거라 하고
산신령님이 말씀하셨습니다.
한편 노간주나무가 사는 이 산 밑에 마을에서는 사람들이 농사를 지어 살아가고 있는데
막동이도 이런 농가의 막내아이로 태어났습니다. 위로 7 형제가 있어 형님들은 모두 건장하여
농사일을 해 내고 있으나 막동이는 어머니가 나이 50 이 다되어 막동이를 가지다 보니까
건강이 좋지 않아서 태어 날 때부터 몸이 약하여 힘든 농사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주
병치레를 하곤 하였습니다. 형님들이 밭일을 나가면 막동이는 심심하여 앞산 숲에 홀로
올라가서 참나무 그늘에 외로이 앉아서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한숨을 쉬곤 하였습니다.
이런 막동이를 바라보던 노간주나무는 막동이가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막동이와 친구가 되고 싶어서 막동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 애야, 네가 형들보다 몸이 약하여 힘든 농사일도 못하고 몸집도 왜소한 것이 내 처지와
같으니 너와 나는 친구로 지내면 좋겠다.” 하고 노간주나무가 말하자
막동이도 외로웠던 참이라 노간주나무와 친구가 되기로 하고 그 후로 숲에 오면 노간주나무에게
자신의 심정을 이야기해 주곤 하였습니다.
막동이가 살던 그 당시는 농기계가 없던 시절이라 사람들이 소를 이용해 밭을 갈고 짐을
운반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소가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아서 심술이 나면 기껏 농사를
지은 작물을 망쳐 놓아도 이를 제어할 마땅한 방법을 모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심술 난 소를 다룰 묘안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 마을의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 소의 가장 약한
부위가 코인데 그 코에 둥그런 코뚜레를 끼워서 말을 듣지 않을 때에 그 코뚜레를 당기면
소가 아파서 함부로 날 뛰지 못할 것이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막동이네는 농기구를 만들 때에 사용했던 물푸레나무나 참나무로 코뚜레를 만들었더니
얼마 못가서 소가 힘을 주니 코뚜레가 부러져서 소용이 없었습니다. 생각다 못해 쇠로
코뚜레를 만들어 보았으나 코에서 나오는 물기로 쇠가 녹이 슬어서 소코에 염증이 생겨서
소가 병이 들게 되어 이 또한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소를 길들일 묘안이 없어 결국 막동이네도 대부분의 힘든 농사일을 소를 이용하지
못하고 형님들이 직접 몸으로 농사를 짓고 있었습니다.
이런 처지를 안타깝게 생각한 막동이가 어느 날 숲속에서 노간주나무에게 이런 사실을
이야기해주자 노간주나무가 막동이에게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말 했습니다.
“ 내가 예전에 내처지가 하도 한심해서 산신령님에게 하소연을 하였더니 산신령님이 내가
큰 나무그늘에서 천천히 자라는 것도 너 나름대로 쓰임새가 있어서 그럴 것이란 말씀을
하셨는데 아마도 내 나뭇가지는 가늘어도 쉽게 부러지지 않고 질겨서 소가 함부로 부러뜨리지
못할 재질로 되기 위해서 천천히 자라게 되었을 거야.”
그러면서 노간주나무는 코뚜레에 쓰일 적당한 가지 하나를 막동이에게 내 주었습니다.
과연 노간주나무로 만든 코뚜레는 가장 힘이 센 검둥이 황소도 부러뜨리지 못하고 그 결과
막동이의 형님들은 황소들을 힘든 농사일에 이용할 수 있게 되어 막동이 덕분에 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이 있고나서 이제까지 병약한 동생이라고 무시하여 왔던 형들도 막동이를 귀여워해
주게 되었으며 이런 소식을 전해들은 노간주나무도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되어 그늘
속에서 천천히 자라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게 되었답니다.
노간주나무: 측백나무 과에 속하는 침엽 소 교목으로 높이 10 m 내외이며 잎은 가는
선형으로 세모지고 5 월에 녹갈색 꽃이 자웅이주로 핀다. 열매는 둥글며 이듬해 10 월에
검붉게 익는다. 한방에서 발한, 이뇨, 신경통에 약재로 쓰인다.
***교훈: 자신의 외형이 작고 볼품없이 보인다 하드라도 실망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면
결국은 남들이 못하는 훌륭한 업적을 이룰 수 있게 된다.
첫댓글 . . . 自然人님, 이번에도 위의 노간주나무 얘기잘 읽었습니다. 感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