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 선생님은 1980년대에 우리사회의 암울한 현실을 반영하는 여러 작품들을 발표 하셨고, 1994년부터는 민사헙과 관련된 여러 활동을 하셨습니다. 특히 지난 2008년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국현대사진 60년전이 개최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셨습니다. 그는 한국사진이 아마추어리즘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을때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사진작업을 했습니다. 물론 빛과 더불어서 그늘도 있었지만 한국사진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시대가 막을 내렸습니다.
제가 그를 처음 본것은 1987년 어느날 대구동아백화점 근처에 있는 현대화랑이었습니다. '사람'시리즈를 전시하고 있을때 였는데 당시로서는 보기 드물게 초대형사이즈의 인물사진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이 땅의 민초들을 찍은 사진이었는데 작품 속 모델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습니다. 작가는 현존 시리즈, 주민등록증 시리즈, 고문시리즈 등을 발표하였는데 1980년대 한국사회의 어두운 현실에 대해서 치열하게 발언한 작품들입니다.
1990년대 초반부터 1994년사이에 그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과격한 성격과 남다른 외모대문에 쉽게 친숙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의 작품이 제가 사진에 대한 생각을 정립하는 단계에서는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2004년도부터 서울에서 활동하면서부터는 다시 그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해에 발표한 떠도는 섬은 과거에 발표한 작품들과는 다르게 정서적으로 느껴지는 풍경사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에는 여전히 민중의 삶이 녹아 있었고 카메라워크는 좀 더 성숙되고 감각적이었습니다. 그이후에 발표한 '광대'시리즈와 이애주 교수의 무용사진도 또 다른 측면에서 그의 정신세계를 표상했습니다.
한국사진은 현재 새로운 시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또한 또다른 주역들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좀 더 세월이 흘러도 한국사진의 역사와 전통은 새롭게 계승되고 잊어지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김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