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골프에 새 역사를 쓰다
- 2015 프레지던츠컵을 참관하고 -
지난 10월8일부터 나흘간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 에서 연인원 10만 갤러리들이 보는 가운데 2015 프레지던츠컵(Presidents Cup)이 열렸다. 프레지던츠컵은 유럽을 제외한 세계 최강 남자골퍼들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로 미국팀과 유럽팀이 벌이는 라이더컵과 함께 세계 2대 골프 대항전이다.
프레지던츠컵은 1994년에 출범하여 2년에 한 번씩 올해로 11회째이다. 지금까지 미국과 호주, 남아공, 캐나다 등 골프대중화가 이뤄진 영어권 국가에서만 열려왔으나 이번에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열렸다. 특히 이번 대회 개막식에는 명예회장인 박대통령과 2005년 대회 명예회장이었던 조지 W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참석하여 축사를 하였다. 박대통령은‘한국을 찾아준 선수들과 가족, 팬들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양팀 선수들이 역사에 남는 멋진 경기를 해주길 바란다.’는 주문했고 부시대통령은 ‘65년전 맥아더 장군의 지휘아래 인천상륙작전이 있었던 부근에서 프레지던츠컵 대회가 열렸다며 민주주의를 함께 지켰던 한미우호관계 발전을 언급하였다. 이번 대회를 위하여 8년 전 송도매립지를 설계한 잭 니클라우스, 송도 국제업무 개발담당 스탠게일 회장, 미국PGA 팀 핀첨 커미셔너, 대회조직위원장 류진 풍산회장, 최경주 선수 등의 공로가 크다.
이번 대회 미국팀 단장은 제이하스(62), 부단장은 프레드 커플스(56), 데이비스 러브 3세(51), 스티브 스트리커(48) 등 종전에 미국 골프계에 주름을 잡던 인물이다. 세계 연합팀은 단장은 짐바브웨 닉프라이스(58), 수석부단장은 한국의 최경주(45), 부단장은 호주 마크 맥널티, 짐바브웨 토니 존스톤(59)이다.
선수편성은 각팀 12명으로 미국팀은 지난 2년간 PGA투어 퍼덱스컵 포인트 랭킹 상위 10명과 팀단장 추천 2명이며, 세계연합팀은 대회직전 세계랭킹 상위 10명과 팀단장 추천 2명으로 구성하였다. 미국팀은 세계랭킹 1위 조던스피드(22), 4위 바바왓슨(37), 5위 리키 파울러(27), 9위 짐퓨릭(45), 10위 잭 존슨(39), 15위 맷 쿠차(37), 16위 지미워커(36), 19위 패트릭 리드(25), 27위 크리스 커크(30)이며, 미국팀 단장 추천은 24위 필 미켈슨(45), 28위 빌하스(33)이다. 세계 연합팀은 세계 랭킹 2위 호주 제이슨 데이(28), 12위 남아공 루이 우스트 허즌(33), 13위 호주 애덤 스콧(35), 14위 일본 마쓰야마 히데키(23), 22위 남아공 브랜던 그레이스(27), 32위 태국 롱차이 자이디(46), 36위 뉴질랜드 대니리(25), 37위 호주 마크 레시먼(32), 39위 인도 아니르반 라히리(28), 47위 남아공 찰 슈워잴(31)이며 팀단장 추천으로 58위 호주 스티븐 보디치, 85위 한국 배상문(29) 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호주 멜버른 대회에 최경주, 양용은, 김경태 3명이 출전하였으나 올해는 배상문 선수 한명과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이명진)이 출전하였다.
경기방식은 한팀의 선수 2명이 공 1개로 번갈아 치는 포섬방식과 선수 2명이 각각 자기 공으로 플레이하여 더 좋은 스코어를 반영하는 포볼방식, 1대1로 대결하는 싱글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열렸다. 10월 8일 포섬 매치 5경기에서 미국팀이 4승1패로 압승하고, 9일 포볼매치 5경기와 10일 포섬, 포볼매치 각 4경기에서는 세계연합팀이 선전하여 1점차이로 추격하였다. 마지막 날 11일 싱글매치 12경기에서 양팀이 동점까지 같으나 최종팀 배상문의 패배로 15.5대 14.5의 1점차로 미국팀이 우승하였다. 이번 대회로 미국팀이 9승 1무 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프레지던츠컵은 상업성을 배제하며 대회명칭에 후원 기업 타이틀을 붙이지 않고 대회의 특징은 기부문화 확산이다. 이 대회는 상금이 없이 대회운영 수익금은 선수단이 지정하는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지금까지10여 차례 대회에서 약 3200만달러(371억원)을 기부했으며, 이번 대회에도 전 세계 225개국 10억 가구에 30개국 언어로 중계수익금 등 60억 원이 예상되며 대회에서 선정된 단체에 기부하게 된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랭킹 1-2위의 대결, 스피스의 퍼팅, 미켈슨의 벙커탈출, 존슨의 장타력 등 유명골퍼들의 진수를 보였지만 특히 5전 전승을 기록한 남아공 그레이스 선수가 돋보였다. 그리고 1.1m퍼팅에 실패하고 3전 전패한 인도 라히리, 마지막 승패를 결정한 배상문 선수의 실수가 아쉬웠다.
세계최고 수준의 골프장에서 질서 있는 갤러리들의 참관 속에 세계최고 선수들이 벌린 프레지던츠컵 대회는 우리나라 골프역사에 큰 변혁이며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번 프레지던츠컵 개최에 연이어 금주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이 인천에서 열린다. 두 대회 개최와 더불어 우리나라 골프문화 확산과 발전에 크게 기여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