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골수성 급성 백혈병) 투병 구백여든네(984) 번째 날 편지, 1 (안부, 소식) - 2023년 5월 18일 목요일
사랑하는 큰아들에게
2023년 5월 18일 목요일이란다.
오늘 아침편지 배경음악은 사랑하는 엄마가 부른 ‘복 있는 사람은’을 올리니, 클릭해서 찬양을 들으면서 편지를 읽어보시게….^^
사랑하는 큰아들아
항암치료와 골수이식으로 일어나는 숙주 반응(이식편대 숙주 반응) 등으로 손톱이 빠지거나 잘라져 나가는데, 어제는 오른쪽 손가락 손톱이 손톱과 살이 벌어지며, 일어나 금방 떨어질 것 같아 잘라냈는데, 손가락이 욱신욱신 쑤시면서 몹시도 아프구나……. ᅲᅲᅲ
아빠 몸으로 느끼는 그 통증을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실수로 손톱이 문틈에 끼어서 다치거나, 어딘가에 크게 부딪혀서 다치거나 해서 손톱이 벌어졌거나 빠질 때와 같다고 보면 된다네…. ᅲᅲᅲ
사랑하는 큰아들아
엊그제(15일/월)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외래진료를 받으러 가서 ‘손바닥이 계속 짓무르고 몹시도 아프다.’라고 하니, 주치의이신 김유진 교수님이 “손바닥 짓무름 현상과 온몸이 간지러운 것 등 모든 것이 골수이식 후 나타나는 숙주반응과 약제 부작용 등으로 발생하는 것이라.”고 하시더구나
그러면서 “손바닥 등 온몸에서 일어나는 숙주반응들을 치료할 것인지, 아니면 온몸에 퍼진 암을 치료할 것인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시기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즉시 “손바닥 간지러움과 극심한 통증은 지금 상대로 견딜 터이니, 몸에 퍼진 암을 치료해 달라.”고 대답했구나….
암 치료를 위해서 발생하는 숙주반응과 각종 부작용과 합병증 등은 어쩔 수 없이, 아니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들이라 숙주반응과 각종 부작용과 합병증이 발생한다고 해서 암 치료를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일단은 암 치료를 위해 다른 것들은 감수(甘受)하고, 희생(犧牲)해야 하는구나….
그래서 손바닥과 발바닥 짓무름에 따른 간지러움과 극심한 통증과 온몸의 간지러움과 통증과 간이나 신장이나 눈 등에 발생하는 각종 부작용과 합병증들은 오히려 감사하면서 암이 치료되는 과정 중 하나이기에 기쁘게 견디어야 할 것이구나….
손바닥 짓무름과 간지러움 때문에 ‘혹시 곰팡이균 등으로 인한 것은 아닌지’ 알아보기 위해 피부과에서 손바닥에서 조직들을 긁어내 검사한 결과 담당 교수님이 ‘검사 결과 곰팡이균 등의 영향은 아니라.’고 하시기에 ‘혈액내과 김유진 교수님이 암 치료 과정 중에 발생하는 숙주반응과 부작용이라고 하셨다.’고 전했구나….
사랑하는 큰아들아
멀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다니고 있는 사랑하는 우리 딸에게 아빠가 그동안에 ‘우리 딸이 한국으로 와서 아빠 곁에 있으면 좋겠다.’라고 여러 번 말했으나, 그동안은 그런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아 결정을 못 하고 있었구나….
하지만, 그동안은 좋은 직장을 버리고 한국으로 들어온다는 것 때문에 망설이다가 이번에 "아빠가 다시 더 아프다."고 하니, 모든 것을 정리하고, 10월경에 한국으로 들어오기로 했다고 하니, 그런 힘든 결정을 아빠를 위해서 해준 우리 딸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구나….
사랑하는 우리 큰아들도 "아빠가 더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아빠가 걱정되어 여러 번 전화하면서 “치료하면 반드시 낳을 수 있으니, 돈은 걱정하지 마시고, 치료를 잘 받으시라.”고 몇 번이나 당부하니, 정말 고맙고, 역시 우리 자녀들이 제일이구나….
그동안 ‘목양 일념으로 목회만 한다.’고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사느라 일반 보험 하나 없어(그동안 교회와 성도들이 들어준 각종 보험도 우리 교회가 경매 위기를 맞았을 때, 모두 다 해약해서 교회에 헌금함) 이런 위기에는 도움을 받을 수 없는데, 그나마 우리 자녀들이 보험처럼 든든하게 도움을 주고 있으니 한없이 고맙고, 감사하구나….
사랑하는 큰아들아
어제 낮에는 사랑하는 엄마가 간식으로는 사 온 국화빵과 뉴케어 1개로 먹었는데, 국화빵은 밀가루 빵이라 먹지 않으려고 하다가 참으로 오랜만에 먹어보는 것이라 먹었고, 사랑하는 우리 작은아들이 사 온 옥수수를 주기에 집에서 삶은 것이 아니기에 무엇을 넣고 삶았는지 몰라서 먹지 않았구나….
사랑하는 큰아들아
오늘은 ‘병마에서 놓임 받아’라는 기도문과 ‘나 하나’라는 글을 기록해 본단다.
♡병마에서 놓임 받아♡
글: 주시(主視) 김형중
주님!
2020년 9월 7일(월)에 혈액암 선고로
2년 내 죽을 수밖에 없는 병약한 종을
항암치료와 골수이식 등을 무탈하게 받고
치료하셔서 오늘날까지 살아오게 하셨사오니,
이번에 골수이식 2주년을 맞이해 시행한
골수검사와 각종 검사로 드러난 결과가
실로 참담하고 충격적인 소식이기는 하오니,
우리 주님은 능히 치료 하실 수 있사오니
병약한 종의 혈액암이란 병을 치료 해주셔서
병마에서 놓임 받아 온전한 자유를 받아
건강하게 살아가게 하시옵소서…. -아멘-
(2023년 5월 18일 목요일에)
♡나 하나♡
글: 주시(主視) 김형중
우리 집안의 가장이요 기둥인
나 하나가 혈액암으로 아프니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이
비상이고, 여러모로 고생한다..
평생을 아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인생사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아파지고 싶어 아픈 것도 아니니
내가 혈액이란 중병으로 아픈 것을 두고,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할 수 있을까?
(2023년 5월 18일 목요일에)
사랑하는 큰아들아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끝까지 우리들은 정의파다’라는 주제로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전야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이준석 등과 강기정 광주시장 등과 시민 5,000여 명이 참석해 1980년 5월을 연상케 하는 함성으로 가득했다네.
전야제는 시민단체, 아시아공동체 각국 대표단, 고려인 마을 동포, 북한 이탈 주민 등 3,000여 명이 5월 항쟁 당시 시민들의 거리행진을 재현한 민주평화대행진으로 시작됐다네.
시민들은 수창초등학교에서 출발해 오월을 상징하는 플래카드와 함께 풍물패 소리가 어우러져 전야제 무대가 마련된 금남로 전일빌딩 245 앞까지 행진했다네.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된 전야제 본 공연은 1980년 5월 항쟁 당시 최후 진압 작전이 벌어진 옛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계엄군이 쏜 총탄을 맞고 산화한 이정연 열사를 소환했다네.
당시 전남대학교 상업교육학과에 재학 중인 이정연 열사는 비둘기로 환생해 현재를 살아가는 학생들과 함께 어울린다는 내용이었다네.
공연은 노래와 춤, 연극 등을 종합한 총체극 형식으로 진행됐고, 무대 앞 거대한 화면에는 광주 시화인 철쭉과 시조인 비둘기 등 그림이 띄워지고, 무용수들은 무대에서 춤을 추며, 아픈 역사를 축제로 승화했다네.
본 공연에 앞서 무대 한쪽에는 오월어머니집이 꾸린 주먹밥 부스가 마련됐고, 주먹밥 부스에선 전직 대통령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과 이준석이 우연히 만나 주먹밥을 함께 만들었다네.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국가기념식은 오늘(18일) 오전 10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아무튼, 오늘 오전 편지 여기서 마치니, 오늘 하루도 안전하고, 건강하고, 늘 평안하고,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며, 주님 안에서 안녕히…….
2023년 5월 18일 목요일 오전에 혈액암 투병 중인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