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이 아프다. ●
가끔씩 교회가 세상 사람들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최근에 몇 몇 교회의 분쟁을 보았고, 몇 몇 목사님이 아무런 대책도 없이 내침을 당하는 것을 보았다. 자세한 내막은 알지 못하고 알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쌍방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려서부터 이런 꼴(?)을 종종 보았는데 그 일을 당하는 목사님은 다른 교회에 가서 반복적으로 또 당하더라 그런가 하면 그런 일에 한 번 재미를 본 교회는 걸핏하면 반복적인 시도를 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무런 대책이 없이 교회에서 밀려 나왔단다. 거주할 거처도 없이 사택에서 짐을 뺀 후배 목사님에게 차마 안부를 물을 수 없었다. 이미 임지를 빼앗겨 버린 목사님은 앞으로 무엇을 할런지에 대해서 묻지도 못했다. 이 쯤에서 나는 신학을 논하거나, 정치를 탓하거나, 그 원인을 밝히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단지 내가 묻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교회는 세상과 좀 달라야 하는데 오히려 세상보다 더 악해지는 것은 왜일까? 요즘 대기업에 일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회사에서는 구조조정이라는 말을 꺼집어 내지도 않는단다. 그래서 정년이 보장된 상태에서 일을 하는데 교회는 언제든지 너무 쉽게 구조조정이 되는 현실이 아프다.
내가 아는 후배 목사는 자녀가 셋이며 아직 학교도 다니고 있는데 교회에서 실세 몇 사람의 결의로 인해서 일사천리로 정리가 되고 말았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에 있다고 한다. 본인도 물론이거니와 자녀들은 교회를 어떻게 볼까? 정말 교회를 은혜로운 공동체로 볼 것인가?라는 아픔이 순간순간 밀려 온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교인의 입장에서 목사가 싫으면, 사람이기에 싫어질 수 있으니까 밀어내는 방법에 있어서 좀 신사적이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서 목사님에게 찾아가서 예의를 갖추어서 목사님 제가 볼 때에 목사님과 우리교회와는 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임지를 알아 보시면 좋겠습니다. 목사님의 임지를 위해서 우리는 기도할 것이고 필요한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돕는 방안을 찾아 보겠습니다 라는 식으로 목사 본인이 현실을 파악해서 이동하도록 도울 순 없을까? 적어도 교회이잖아....
목사 본인에게 물어 보고 싶다. 그 정도의 자리에 가기까지 왜 현실을 분석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묻고 싶다. 가장 실세이면서 가장 야당인 목사의 아내는 직시하고 목사에게 말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신 이런 면에서 인간관계가 심각해 왜 리더를 품지 못해? 마음을 터 놓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서 길을 찾아봐 라든지 요즘 설교가 너무 차갑다든지 요즘 설교는 너무 사람을 친다든지 요즘 설교가 너무 준비를 안하는 것은 아닌지? 그렇게 설교해서 누가 은혜를 받겠느냐는 식으로 거침없이 충고를 해 주어야 하고 거기에 따라 발전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침 저녁으로 시원해지는 좋은 계절이다. 그런데 주변에서 일어나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으면서 사뭇 마음이 아프다. 책상에 앉을 때 마다 생각이 나고, 길을 걸으면서도 그 목사의 자녀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헤어지는 모습이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만 고개를 든다. 좀 신사적일순 없을까? 정말 솔직하게 말하는 관계를 이루어낼 순 없을까? 마지막이 좋아야 다 좋은 것이지....
우리 자녀들은 종종 내가 사역했던 교회의 어느 장로님과 어느 권사님은 진짜 그리스도인이야 그 분을 생각할 때 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워라고 한다. 실제로 둘 다 첫월급을 받았을 때에 그 분들에게 인사를 하겠다고 봉투를 만들어 왔을때에 깜짝 놀라곤 했다. 우리 자녀들은 현재 자신들이 출석하는 교회의 목사님과 전도사님에게 잘 해 드리려고 나름대로 애를 쓴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하나님의 은혜가 감사할 따름이다. 교회는 세상과 달라야 한다. 교회는 자기 사람을 존경하고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이 싫어지면 교회라고 할 수 없지 싶다. 사랑은 허다한 허물을 덮는 것이다 아 아 ㅡ ㅡ ㅡ
천석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