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말이 이재명의 자기 고백으로 들리는 이유 기히 저질러진 위법은 어쩔 수 없다 할지라도 언어라도 고우면 동정표가 쏟아질지 누가 아나. 무학산(회원)
사람은 은연중에 자기 고백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재명이 피습 이후 퇴원하며 한 말은 “상대 죽여없애는 전쟁 같은 정치 끝내야”였다. 자기가 전쟁 같은 정치를 했는지는 모르나 다른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웰빙정당이란 별명으로 통하는 국힘당을 향해 말한 거라면 국민은 또한번 그에게 실망했을 것이다. 또 덮어씌우기를 한다거나 거짓말을 한다고 여겼을 테니까 말이다. 국힘당이 전쟁 같은 정치를 했다면 차라리 나라 형편이 나아졌을 것이다. 이재명이 재판과 검찰에 쫓기다 보니 초조했던 모양이다. 책 하나를 읽어도 편안한 마음이어야 글자가 눈에 들어오는데 일주일에 세 번을 재판정에 불려가니 공포심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고, 선고일이 눈앞에 다가오니 먹고 자고 할 때도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을 수 있다. 두려움에 빠지면 스스로 더 큰 두려움을 만들어 보탠다. 외물(外物)이 죄다 자기를 해코지하는 것 같고 걷는 데마다 함정 같아 보일 것이다. 마음이 왜 아니 황폐해지겠는가. 더민당은 국회의원의 머릿수를 이용, 입맛에 맞겠다 싶거나 윤 정부에 타격이 되겠다 싶은 것은 두 번 살피지도 않고 법률로 만들었지만 국힘당은 오로지 대통령에게 매달려 거부권으로 막아주십사 했을 뿐이다. 국힘당이 제출한 법안은 하나도 통과시켜주지 않은 것만 봐도 누가 공격적이고 누가 수세적이었던가를 알 수 있다. 혹 우리 정치가 전쟁 같았다면 일차적 책임은 더민당에 있음이 증명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도리어 이재명이 ‘상대 죽여없애는 전쟁 같은 정치’ 운운했으니 주차된 자동차도 웃을 일이다. 천하의 이재명에게 마음을 고쳐 먹으라고 누가 훈계할 수 있겠는가. 다만 넌지시 권하기는 한다. 지금이라도 이재명은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것이다. 어지럽게 되기 전에 어지러울줄 알아야 하고, 위태롭게 되기 전에 위태로울줄 알아야 하고, 망하게 되기 전에 망할 줄 알아야 하고, 화가 닥치기 전에 화가 닥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남에게 덮어쒸우기만은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기히 저질러진 위법은 어쩔 수 없다 할지라도 언어라도 고우면 동정표가 쏟아질지 누가 아나. 이재명이 재판 늦추기에 기를 쓰는데 비록 늦추어지기는 하더라도 선고를 피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재명에 대한 선고를 앞두고 도망친 판사도 있지만 판사 모두가 도망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재명이 이미 성남시장이 아니고 경기지사도 아니니만큼 그때 지질렀던 일을 지금에 막을 수는 없다. 흘러간 기억을 또렷하게 변명한다면 그 또한 이상하게 보인다. 그래서 바다가에서는 바다를 뜯어 먹고 산에서는 산을 뜯어 먹으라 가르쳤을 것이다. 세상이 돌아가는 형편은 조짐을 살피면 증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재명이 대통령에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혹 된다 할지라도 여러 재판에서 똑같이 무사하지는 못할 것이고, 대통령이 되고 난 후 유죄선고를 받으면 더 부끄러울 뿐만 아니라 나라도 불행 속에서 흔들리게 된다. 그럴 바에야 지금 잘하는 게 낫다. “상대 죽여없애는 전쟁 같은 정치 끝내야” 같은 선동성 요구가 아니라 자신을 먼저 바르게 하면 된다. 옛사람이 말하되, 자신을 바르게 하는 한 가지 일을 이루면 천하의 온갖 변화에 응할 수가 있다고 했다. 자신이 바르지 않으면 하나라도 할 수 없다는 말이 아니겠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