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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왕무적 9권
1장 쌍룡쟁투
2장 탈명수라
3장 미정지
4장 장부 흑칠랑
5장 한상아
6장 활근지액
7장 생사장
8장 불괴수라기공
9장 천마폭인
10장 천마혈성
11장 몽혼지약
12장 음모첩첩
13장 인연중첩
14장 권왕귀환
1장
1-1
'강하다. 이 자는 진짜 강한 자다.'
중년 서생을 보고 아운이 느낀 첫 감정은 상대가 강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기분은 점점 더 증폭되고 있었으며, 마주 보고 선 지금은 그 느낌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중년 서생 역시 상대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것을 느끼고 조금 놀란 표정으로 아운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 표정엔 놀라움과 호기심은 있었지만, 긴장감은 없었다.
'소문은 믿을 게 못 된다던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군. 어린 나이에 제법이다.'
상대는 이제 이샙대 중반의 나이.
그런데도 아운에게는 나이를 뛰어넘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고구는 그것을 느낄수 있었다.
단순히 무공이 강하다는 것 한 가지만으로는 가질수 없는 기운이었다.
'네가 권왕이라 불리는 아이야?'
'나를 기다리고 있었군. 그렇게 묻는 너는 누구냐?
중년 서생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졌다.
'어린놈이 위아래를 모르는군.'
'위아래는 잘 지키는 편이지만 살인마에게까지 예의를 지키진 않는다.'
'듣던 대로 광오한 아이로구나.'
아운은 냉정한 표정으로 그 말을 받았다.
중년 서생은 그런 아운을 찬찬히 살펴본다.
아운은 가볍게 심호흡을 하고, 상대가 자신을 살피는 시간을 이용해서 사방을 빠르게 훑어보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있었다.
죽은 자들의 동공은 공포에 질려 있는 자들이 대부분이었고, 제대로 반항조차 하지 못한 채 죽은 것이 분명했다. 아무리 봐도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이는 중년 서생이 얼마나 강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황이었다. 아운은 죽은 자들의 상처를 살펴보았다.
오백 명이 조금 넘을까?
죽은 자들의 모습을 신로 끔찍했다.
여기저기 터져 죽은 사람, 머리가 박살나서 죽은 사람 등등, 온전한 시체가 없었다. 죽은 모습들이 너무 처참해서 그들의 시체만 가지고는 중년 서생의 무공류를 파악하기
가 쉽지 않았다.
'피에 굶주린 자인가?'
아운은 눈살을 찌푸리며 명왕수사를 보았고, 명왕수사는 아운을 보며 웃었다.
'너무 오랜만에 피를 보았더니 살심을 참지 못했네. 자네의 이해를 바라고 하는 말은 아닐세. 그저 그렇다는 말이지.'
'패도문의 문주도 죽였다?'
'아, 죽어라 도망치던 그 어린놈 말인가? 그놈이라면 저기 있네.'
명왕수사가 가리킨 곳에는 사지가 찢어져 죽은 한구의 시체가 있었다. 아운은 그가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구주벽력도라 불리던 산동성의 고수치곤 너무 처참하고 허무한 죽음이었다.
금룡단원들 중 일부는 고개를 돌리는 자들도 있었다.
'당연히 노광도 죽었겠군.'
아운의 말에 명왕수사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깨끗하게 죽였지/'
말을 하며 명왕수사는 고철로 변한 노광의 패도를 가리켰다. 아운은 마음이 개운치 못했다.
노광이나 그 아들 노대철이 죽은 것에는 별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죄 없이 죽은 오백여 명의 일반 무사들은 달랐다. 그들도 집에가면 한 가정의 아비요, 자식일 것이다. 눈앞의 중년 서생은 이들뿐아니라 이들에게 딸린 식구들까지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더군다나 이들이 죽은 이유 중엔 자신의 책임도 있다 할 수 있었다. 중년 서생이 자신을 기다렸다는 것만으로 그 이유는 충분했다.
아운 역시 자신을 건드린 자는 용서하지 않는 성격이었고, 용서 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많은 피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인 적은 없었다.
살심이 솟구쳐서 죽였다니, 일면 기가 막힐 일이었다.
'이들을 죽인 이유가 단순히 그거 하나 때문인가?'
'뭐 굳이 이유를 하나 더 대자면, 혈궁이 세상에 나오는 기념일세. 이들과 함께 권왕의 시체라면 멋진 제물이 되지 않겠나?'
'혈궁
아운의 안색이 굳어졌다.
금룡단원들의 얼굴도 창백해졌다.
세상에서 가장 불긴한 말 중 하나가 혈궁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혈궁에서 패도문을 혼자 힘으로 멸문시킬 수 있는 고수가 누구일까? 대답은 어렵지 않았다.
'명왕이었군.'
중년 서생의 안색이 조금 모호하게 변했다.
'어째서 그리 생각하나?'
'노광을 단 일격에 죽이고 패도문을 혼자서 멸문시킬 수 있는 혈궁의 고수라면 칠사뿐이고, 패도를 저렇게 녹여 버릴 수 있는 무공이라면 명왕염화신공밖에 없기 때문이지.'
'후후, 맘에 들어. 정말 맘에 든다. 무공만 강한 것이 아니라 눈치도 빠르군. 맞아, 내가 명왕 고 아무개일세.'
아운이나 명왕이나 무척 담담해 보였다. 그렇다고 듣는 금룡단마저 담담할 순 없었다.
명왕수사 고구.
드디어 십사대고수 중 한명이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 짐작은 했지만 상대가 정말 명왕수사 고구임이 밝혀지자, 아운 역시 심장 박동이 조금씩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조심스럽게 무극신공을 끌어올렸다.
비록 가슴의 떨림은 있었지만, 그의 표정엔 어떠한 잔상도 남아 있지 않았다. 상대가 누구라도 전혀 개의치 않겠다는 표정이었다.
오히려 아운의 눈동자엔 경멸의 감정이 떠올랐다.
'제아무리 명왕이라지만 이 많은 사람들을 그따위 이유로 죽이다니, 참으로 대단한 개자식이군. 내 약속하지, 너에게 이들을 죽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해주마.'
아운의 지금 말엔 높낮이가 없었다. 그렇다고 목소리가 큰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명왕수사 고구와 금룡단원들은 또렷하게 그 목소리를 들었다.
명왕수사의 얼굴에 섬뜩한 살기가 떠올랐다.
칠사의 명성을 얻은 이후 처음 듣는 욕지기였다.
금룡단원들조차 당황해서 굳은 얼굴로 아운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자신들의 단주는 너무 겁이 없었다.
숨을 죽이고 있어도 모자라는 판에 욕을 하다니. 하지만 아운이 욕을 하는 순간 이상하게도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묘한 쾌감과 감동이 그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천하의 명왕수사에게 개자식이라고 욕을 하다니.
'네놈을 죽여도 그냥 죽이지 않겠다. 그입을 찢어서 개에게 주마/'
'나도 네놈을 온전하게 죽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기엔 네놈은 너무 큰 죄를 지었어. 이 많은 사람들의 피값을 내높고 죽어야 할 것이다. 네가 알량한 명성을 지녔다고 해서 사람을 함부로 죽일수 있는 권환까지 가진 것은 아니다. 네놈은 그것을 알았어야 했다.'
아운은 한 치도 양보를 하지 않고 맞섰다.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기가 죽을 순 없었다.
건덕의 뒷골목 시적, 아운은 이삼 일에 한 번 꼴로 생사의 혈투를 벌였었다. 그리고 언제나 승자는 아운이었다.
덩치가 크고 분명히 아운보다 강한 적인데도 아운은 항상 이겼다.
거기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상대가 누구든 이길수 있다는 자신감과 상대를 압도하는 기백 때문이었다. 단 한 방에 맞아 죽더라도 기백 싸움에서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아운이었다.
상대는 명왕수사 고구였다.
세상을 피로 물들였던 칠사의 한 명이었다.
지금까지 상대해 왔던 자들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아운은 본능적으로 상대가 자신보다 조금 더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내공이나 무공의 수준으로 본다면 비슷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운은 냉정하게 상대를 자신보다 약간 위라고 인정했다.
정사 십사대고수란 것은 단순히 무공만 수련한다고 해서 될 수 있는것이 아니었다. 수많은 생사 대전을 거치면서 살아남아야 했을 것이고, 많은 깨우침을 얻어 무공을 완성해야만 가능한 자리라 할 수 있었다.
자신 역시 기연을 얻고 수많은 생사의 대전을 치렀지만, 세월의 공백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운은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있었지만, 평소 자신의 지론을 굽히지는 않았다.
'반드시 네놈의 죗값을 치르게 하겟다.'
아운의 결심이었다.
'기백은 인정하마. 하지만 네놈은 오늘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그동안 어린아이들 몇을 이겼다고 세상이 우스웠던 모양인데, 오늘 그 버릇을 고쳐 주마.'
'우리 아버지도 내 보릇을 못 고쳤는데, 너 따위가 무슨 수로 내 버릇을 고친단 말이냐!웃기는 놈이군.'
명왕수사는 두 주먹을 쥐었다가 펴면서 숨을 토해 냈다.
이런 식으로 막 나가는 인간과는 말을 해보았자 손해다.
평소 살인할 때 빼고는 고상하다고 생각했던 명왕수사 고구였다. 만약 상대가 만만했다면 벌써 한줌의 재로 만들었을 것이다.
명왕수사는 아예 입을 다물고 아운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더 이상 말로 다투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아련하게 여동생의 모습이 떠오른다.
명군의 말발굽 아래 죽어 가던 부모의 모습도 떠올랐따.
원나라 황제의 피가 섞여 있던 그의 부모와 친인척들은 모두 명군의 말발굽 아래 죽었다.
고구와 그의 부모는 원의 방계황족이었다.
명군이 공격해 왔을 때, 미처 피하지 못한 고구의 가족은 무방비 상태로 명군을 맞이해야만했다. 무사가 아니라 문사였던 그의 아버지는 대항 한번 제대로 못한 채 죽어 갔다.
그때 겨우 열여섯 살이었던 여동생이 폭행을 당한 후, 명군의 단 일 검에 두 쪽으로 갈라져 죽던 모습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아픔이었다.
겁을 먹고 오들오들 떨면서 숨어 있던 자신의 비겁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부모가 죽어 가고 여동생이 명군에게 집단으로 폭행을 당하며죽어 갔지만 고구는 몸이 굳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손에 검을 들고 있었지만 숨은 채로 꼼짝도 하지 못했다.
무를 숭상하는 원의 지배 하에서 문사인 아버지는 언제나 위축된 삶을 살았었다.
고구의 아버지는 자신이 약했던 관계로 언제나 친인척들에게 무시당하며 살아왔었다. 그에겐 그것이 한이었다. 그래서 자식에게만은 같은 굴레를 씌우지 않으려고 어려서부터 무술을 익히게 했었다.
고구는 혹독한 수련을 하면서 무공의 기로를 닦았었다.
무공을 익혀 능히 고수라 할 만했지만 실전 경험이 전혀 없었고, 나가면 죽는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기에 그는 겁을 먹었었다.
명군이 사라지고 두 시진이 더 지난 후에야 숨어 있던 벽장 안에서 겨우 기어 나왔다. 교묘하게 만들어진 벽장은 실제 벽과 하나로 이어져 만들어진 곳으로, 만약을 위한 피신장소 였다.
고구는 울지도 못했다.
비겁한 자신을 저주하며 그저 주저않아 있을 뿐이었다.
그 후로 고구는 살인광이 되었다.
쓰지도 못하는 검은 필요 없다 하여 버렸고, 새로 인연이 닿은 스승으로부터 명왕신공을 익혔다. 미친 듯이 무공을 익히고 미친듯이 사람을 죽였다.
특히 명의 군인들을 만나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았다.
한인을 미워하는 마음이 뼈에 사무쳤고, 사름을 죽이는 동안은 자신의 상처를 잊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이 지나면 속에 웅크리고 있던 공허함과 상처, 그리고 부모와 여동생의 죽음을 방관한 죄책감은 더욱 커졌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을 죽이고.....
그렇게 살인으로 인해 그의 상처는 더욱 커져만 갔다.
그것을 잊기 위해 무공에 미치고, 다시 살인에 미치고.
고구의 눈에 살광이 어렸다.
'내 부모와 여동생은 명군에게 죽었지. 지금도 명군에게 강간당하는 여동생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네.흐흐.....'
고구는 솟구치는 살심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여동생의 꿈틀거리던 하얀 살결이 떠오른다.
죄책감은 살인에 대한 집착으로 귀결되었고, 그 집착은 아운에게 모아지고 있었다. 권왕 아운이라면 패도문의 오백 생명보다 더욱 값어치가 있을 것이다.
아운은 주먹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이들은 명군이 아니다. 너의 변명 하나로 오백여 명을 죽인 죄를 사면 받을 순 없다. 너는 개자식에 살인마다. 오늘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흐흐, 나도 용서 받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너 같은 아이에게 죽을 생각은 더더욱 없다. 대신 내가 너를 죽여주지.'
당장이라도 아운의 몸을 부숴 놓을 것 같은 살기가 밀려왔다. 아운은 그 살기에 맞서 무극신공을 더욱 끌어올렸다.
1-2
소걸개 이심방은 가슴에 꽉 맺혀 오는 떨림을 참으며 운현검 우영을 보고 말했다.
'도사야 ,대체 누가 이길까?'
이심방의 목소리는 약간 떨려 나오고 있었지만, 우영 역시 가슴이 벅차서 그것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하지만 권왕과 명왕의 결투를 본다면 난 죽어도 행복할 거다.'
'정말 단주님이 무림십사대고수와 무공을 견줄 수 있을까?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세월의 힘이란 것이 있는데."
이심방의 말에 대답을 한 것은 몽진나한이었다.
'아미타불, 아무리 권왕이 천재라 해도 그것은 힘들 것입니다.'
나직했지만 들을 사람은 다 들었다.
금룡단원들 모두의 시선이 몽진을 향했다.
'단주님이 천재라면 십사대고수들도 그에 못지않은 천재들입니다. 단주님이 얼마나 노력랬는지 모르지만, 십사대고수들 또한 그에 절대 뒤지지 않을 만큼 노력해서 지금의 위치에 올랐습니다. 그들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는 목우태사조님께서 하신 말씀을 들은 것으로 능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경험 또한 단주님보다 십사대고수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혈궁대전과 그 이전의 혼란기를 생각해 보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세월의 힘 또한 무시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혹여 단주님이 큰 기연을 만났다고 해도, 십사대고수들 또한 이런저런 인연과 기연들을 만나지 못했으리란 법이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긴 시간 동안 십사대고수들이 그저 놀고 있지만은 않았을 거란 생각입니다.'
모두 할 말이 없었다.
몽진나한의 말에 일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목우성승은 신주오기 중 한 명으로 구파일방이나 기존의 오대세가중에 유일한 십사대고수였다. 물론 여기서 오대세가란 신주제일 세가라 불리는 호연세가나 이전의 천하제일세가라 불리는 북궁세가는 제외하고 하는 말이었다.
보통 전통의 오대세가를 말할 때는 이 두 세가는 제외하고 말한다 동부궁, 서호연이라 하여 강호이대세가라고 따로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 그 이유는 이들 이대세가의 역사가 전통의 오대세가에 비해서 많이 짧기 때문이엇다.
일부 사람들은 이들 이대세가와 기존의 오대세가를 합해서 칠대세가라고도 불렀다.
목우성승은 세상과 인연을 끊고 은거한 지 수십 년이 넘은 노승이었다. 지금까지 살아 있다면 백오십 살이 넘었으리라. 이미 우화 등선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었다.
모두들 더욱 긴장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속단할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조용히 있던 북궁명의 말이었다.
모두의 시선이 북궁명에게 쏠렸다.
시선을 의식한 듯 북궁명이 다시 말을 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단주님에게 상식이 통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북궁명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생각해보면 아운의 강함은 상식과는 거리가 있었으며, 그의 모든 것이 그런 편이었다.
'이제 시작할 듯합니다.'
우영의 말에 모든 시선이 아운과 명왕수사에게 모아졋다.
상황을 보고 무조건 도망가라는 아운의 명령은 이미 잊었다. 그래서 그들은 천생 무인일 수 밖에 없었다.
명왕과 권왕의 대결.
평생 동안 이런 기회는 다시없으리라.
1-3
아운은 찬찬히 자신의 무공을 정리해 보았다.
어차피 명왕을 상대하려면 육삼쾌의 연격포뿐이었다.
아운은 그동안 이 무공을 정리하고 더욱 발전시켜 거의 극의에 이르러 있었다.
우선 연환육영뢰는 모두 네 번에 걸쳐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오호연환중첩권을 연구하면서 얻은 이득이었다.
이 외에도 오호연환중첩권을 연구하면서 얻은 이득은 적지 않았다. 특히 무극신공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얻은 것은 가장 큰 이득이라 할 수 있었다.
단지 아직은 단서만 얻었을 뿐이란 것이 문제였다.
;단 일순간에 승부가 날수 있다. 결국 삼절파천황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막상 삼절파천황을 생각하자 아운은 답답한 생각이 들었다. 무극신공의 ㅡㄱ성상 상대가 아무리 강한 공격을 해와도 가장 약한 월광분검영부터 차례대로 펼쳐야만 했다.
만약 명왕수사가 단 일격에 승부를 걸고 최강의 무공으로 공격해 온다면 단 이 합에 패할 수도 있었다.
상대가 아무리 강한 무공으로 공격해 와도 지금 아운은 자신의 것 중 세번째로 강한 초식부터 사용해야만 한다.
이는 명왕수사와 같은 강적을 만났을 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이 부분은 아운이 항상 꺼림칙하게 여기던 부분이었다. 그래서 그 약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해 왔었다. 그리고 오호중첩권을 연구하면서 단서를 잡았지만, 아직 보완할 수 있는 시잔적인 여유가 없었다.
다행이 명왕수사가 생각보다 약해서 그의 최강 초식이 월광부검영보다 약하거나 비슷하다면, 무조건 아운이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운은 그럴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기다리자.'
아운은 상대가 먼저 공격해 오는 것을 기다리기로 했다..
상대의 공격이 월광분검영보다 강해 보이면 일단 피하면서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럴 때 칠보둔형신기는 그의 든든한 후원자였다.
바람이 불어오다 두 사람의 기세에 밀려나면서 잔잔해진다.
주먹질을 십여 번 할 수 ㅇㅆ는 시간이 흘러갔다.
아운은 움직이지 않았다.
명왕 역시 제자리에 돌기둥처럼 묵묵히 서 있었다.
아운은 피식 웃었다.
'나를 죽이려고 기다린 것이 아닌가? 아니면 겁을 먹었나? 덤비지 못할 바엔 그냥 돌아가라! 죽이지 않고 살려 주마.'
아운의 도발적인 말에 고구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화가 나기에 앞서 아운의 배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백 하나만큼은 천하무적일 것이라 생각했다.
절대 고수 앞에서는 단순히 오기만 가지고는 배짱을 부릴 수 없다. 상대의 기도가 그것을 억압하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떨쳐 내고 지금 아운처럼 자연스런 기백을 보이려면 정말 초인적인 정신력과 경험, 그리고 타고난 배포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정말 대단한 아이구나. 그래, 죽이려고 기다렸으니 내가 먼저 공격하는 것이 좋겠지.'
고구의 신형이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갑자기 빨라졌다. 그 다음 그의 손에서 명왕염화수의 절기인 염정이 펼쳐졌다.
긴 채찍과 같은 불의 줄기가 아운의 심장을 노리고 섬전처럼 뻗어 왔다. 문제는 불의 채찍 끝이 어디를 노리고 오는지 분간할수 없다는 점이었다.
첫 대결부터 아운의 생각은 빗나갔다.
마치 아운의 생각을 읽은 것처럼, 초식의 강약을 떠나 피하려 해도 피하기가 어려운 방법으로 먼저 공격을 해온 것이다.
'내가 피하려 하면 그곳을 향해 초식이 변화를 할 것이다. 피하려 하면 더 위험해진다.'
판단을 내린 순간 아운의 손에서 반월의 강기가 뿜어졌다.
월광분검영의 강기가 염정의 채찍을 공격하며 동시에 명왕수사의 단전과 심장을 노리고 공격해갔다.
정면 대결을 선택한 것이다.
번쩍!
두 개의 섬광이 허공에서 십여 번쯤 충돌하면서 소멸되었다. 두개의 초식이 서로 상대의 빈틈을 노리고 공격하다가 충돌하면서 소멸할 때의 광경을 제대로 본 사람은 없었다.
큭! 하는 소리와 함께 아운의 신형이 주춤 한 걸음 뒤로 물러낫다. 그의 가슴엔 불에 탄 흔적이 남아 있었다.
심이 성의 전력을 다했지만 명왕에게 밀린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었다. 어느새 명왕의 양손에서 뿜어진 불덩어리가 아운을 향해 날아들고있었다.
명왕염화수의 회강 절기라 할 수 있는 명왕멸화였다. 아운은 이를 악물었다.
이미 손해를 보는 순간 상대의 이차 공격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의 손에서 뿜어진 광체의 구가 명왕멸화와 정면충돌했다.
순식간에 분광파천뢰가 펼쳐진 것이다.
꽝!하는 소리와 함께 아운은 뒤로 일곱 걸음이나 물러서며 주저 앉을 뻔했다. 그의 입가로 피가 왈칵 솟구쳐 나왔다. 동시에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며 명왕의 신형도 뒤로 다섯 걸음이나 물러섰다.
무려 십여 장 안이 폭발의 원 안에 속하면서 폐허로 변했다. 그안에 있던 시체들은 재가 돼서 흩어졌고, 폭발의 여파로 인해 깊이 오 장이나 되는 거대한 구덩이가 생겨낫다.
아무리 강한 벽력탄이라 해도 일어날 수 없는 폭발력이었다.
아운조차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그가 아는 분광파천뢰도 이런 위력은 없었다.
명왕수사 고구의 명왕멸화 역시 폭발력을 가진 초식이었고, 두개의 초식이 충돌하면서 촉발력이 배가 된 것이다.
아운은 그런 상황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충돌로 인해 서로가 뒤로 튕겨 나갈때, 아운은 이미 그 다음 공격을 감행하고 있었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
아운은 이를 악물고 섬전어기풍의 신법 중에서도 가장 빠른 신법이 이형신기광을 펼쳐 명왕을 공격해 갔다. 명왕은 폭발로 인해 내상을 입고 옷이 찢겨져 자가 몰골은 처참했지만, 시선은 여전히 아운을 향해 있었다.
아운이 무서운 속도로 공격해 오면서 주먹을 들어 올리는 것을 본 순간 명왕은 직감적으로 위험을 느꼈다. 지금까지 쌓아 온 경험이 그로 하여금 피하라고 명령하고 있었다.
명왕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명왕산화보법으로 신형을 회전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아운의 손에서 뿜어진 섬전이 그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 패도문의 누각과 충돌했다. 거대한 누각이 재로 화해 바람과 함꼐 흩어지고 있었다.
이 엄청난 광경에 금룡단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명왕 역시 가슴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운은 신법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의 표정은 침착했지만 내심은 그렇지가 않았다.
삼절파천황의 마지막 초식인 태양무극섬마저 실패했다. 주먹을 지르는 순간 뿜어진 빛이 만년한절이라 해도 한 줌의 재로 날려 버린다는 태양무극섬이 빗나갔다. 일단 주먹을 내지른후에는 세상 누구도 피할 수 없다는 태양무극섬이었다.
하지만 명왕은 피했다.
그의 신형이 태양무극섬보다 빨라서가 아니었다.
'내 주먹의 동작을 보고 피했다. 내가 주먹을 올리는 순간, 직갑으로 위험을 인지하고 보법으로 피한 것이다.'
아운은 상황을 이해했지만, 태양무극섬이 실패했다는 충격에서 벗어날 순 없었다.
세상에 절대무적이란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아운 역시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절대무적에 가까운 무공이 있다면 그것은 태양무극섬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무공이 실패했다.
만약 명왕이 정면 대결을 펼쳤다면 아운은 이득을 보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제아무리 강한 무공도 피해 버리면 그만이다. 일단 주먹에서 강기가 뿜어지고 난 후에는 태양무극섬을 피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지만, 초식을 펼치기 위해 움직이는 아운의 동작을 보고 피할 수는 있었던 것이다.
물론 주먹을 지르고 거두는 동작이 번개처럼 빨랐지만, 명왕 정도의 고수가 절세의 보버을 가지고 있다면 결코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었다.
아운 역시 그 점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명왕 정도의 고수가 정면 대결을 하지 않고 그냥 피해 버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수없이 많은 생가의 고비를 넘기다 보면 위험에 대한 직감이 생기게 마련인데 명왕의 경우가 그랬다. 그 직감이 승부의 추를 명왕쪽으로 돌려놓은 상황이었다.
이제 아운은 명왕을 이길 수 있는 최강의 무공들을 다 써 버렸다.
아운도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너무 놀란 명왕수사도 일순간 동작을 멈추고 말았다.
'정명충돌했으면 살아남지 못할 뻔했다. 잘해야 양패구상 정도 였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명왕염화신공보다 더한 극양의 무공이 존재할 줄이야'
명왕수사는 세상이 넓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갑자기 두려워졌다. 지금도 이 정도인데 앞으로 아운은 얼마나 더 강해질 것인가?
생각하기 싫은 문제였다.
명왕의 얼굴에 살기가 감돌았다.
'오늘 반드시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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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봅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ㅈ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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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투
즐독 감사합니다^^^
줄독
즐
즐감
잘보고 갑니다,
ㅈㄷㄳ
즐독....감사....꾸벅.....방끗.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최후의 일격은 누구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