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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무사가 내려와 자라바위 목을 자른 진주 오무마을
경남 진주 명석면 오미리의 자연마을 오무에는 부지런하고 선한 사람들이 살았다. 그러나 늘 가난을 면치 못했다. 하루는 노승이 지나가다 마을의 지세를 본 후, 앞산 자라바위의 목을 치면 잘살 수 있을 것이라 알려주었다. 자라바위 목을 칠 장사를 구하기 위해 촌장과 마을 사람들은 옥황상제에게 제를 올렸다. 마침내 옥황상제가 다섯 무사를 내려보내 자라바위의 목을 치도록 했다. 이후 마을은 잘살게 되었다. 다섯 무사나 내려왔다고 마을 이름을 오무라고 했다.
오무마을은 경상남도 진주시 명석면(鳴石面) 오미리(五美里)에 위치한 자연마을이다. ‘오무(五武)’ 즉 ‘다섯 무사’라는 이름이 붙게 된 데에는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부터 이 마을 사람들은 성품이 순박하고 성실하며 부지런했다고 한다. 이른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농사를 짓고 가축을 돌보고 나무를 해왔지만 어찌 된 이유인지 가난을 면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살림살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곤궁해지기만 하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노승이 지나던 길에 마을에 들렀다. 한눈에도 마을 사람들이 착하고 부지런한데 이상하리만치 살림이 궁핍해 보임을 의아하게 생각한 노승은 마을 촌장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스님, 저희도 그 까닭을 몰라 답답할 지경입니다. 스님께서 알려주신다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문득 스님은 마을의 지세를 살펴봐야겠다 싶어, 촌장의 안내를 받아 마을 뒷산으로 올라갔다. 노승은 시야가 탁 트인 곳에서 지세를 꼼꼼히 살폈다. 자라의 형상을 한 앞산이 강을 따라 서 있는 모양이 특별히 눈에 들어왔다. 뒷산을 내려온 노승은 이번에는 앞산에 올랐다. 그곳에서 특이하게 생긴 바위를 발견했다. 입을 벌리고 있는 자라 모양으로 흉스러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노승은 촌장에게 말했다. “이 바위 때문입니다. 이 자라바위가 마을을 가난하게 만드는 원인입니다. 자라바위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잘 보십시오. 바로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지 않습니까? 자라바위는 촌장님네 마을의 양식을 가져다 먹고는 알은 건넛마을을 향해 낳습니다. 그러니 마을 사람들이 아무리 부지런히 일해도 살림이 나아지지 않는 것입니다.” 촌장은 감탄했다. “그렇다면 저희는 어찌해야 하겠습니까?” 스님은 단호히 대답했다. “자라바위의 목을 베어버리셔야 합니다.” 한달음에 마을로 내려간 촌장은 마을 사람들을 불러 놓고 노승의 말을 전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자라바위의 목을 자를 만한 장사를 구하기 어려웠다. 마을은 물론 조선 팔도를 통틀어도 구하기 쉽지 않았다. 방법을 고민하던 주민들은 옥황상제에게 백 일 동안 정성껏 빌어보기로 했다.
그날부터 마을 사람들은 하늘을 향해 정성껏 제사를 올렸다. 구십구일 째 되는 날이었다. 마침내 그들의 기도가 하늘에 가닿았다. 옥황상제가 일관에게 물었다. “인간 세상에서 들려오는 저 소리는 무엇인가?” 일관이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했다. “네, 조선이라는 나라의 진주땅이라는 곳인데 거기 사람들이 못된 자라의 목을 벨 수 있는 장사를 내려달라고 아흔아홉 날째 빌고 있사옵니다.” 옥황상제는 마을에 내려가 본 적이 있는 선녀들을 불러 자라에 대해 물었다. 선녀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그 자라가 성질이 포악해서 저희가 내려가기만 하면 행패를 부려 못살게 굽니다.” 옥황상제는 힘센 무사 다섯을 내려보내 자라의 목을 치라고 명령했다.
명을 받은 무사들은 마을을 향했다. 하늘을 향해 제를 올리던 촌장과 마을 사람들 앞에 기골이 장대한 무사 다섯이 나타나 말했다. “우리는 자라의 목을 베러 온 하늘나라 무사이다. 자라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거라.” 무사들은 신묘한 무기를 이용해 자라의 목을 사정없이 베어 버렸다. 마침내 자라의 목이 떨어져 나가자 다섯 무사는 자취도 없이 하늘로 올라갔다. 자라의 목을 벤 후 마을 사람들의 살림은 몰라보게 불어났다. 덕분에 모두 큰 근심 없이 평화롭게 살 수 있었다. 이 일이 있은 후부터 이 마을을 일컬어 다섯 무사가 내려온 마을 즉, ‘오무(五武)’라 불렀다. 촌장과 마을 사람들이 하늘을 향해 제를 올렸던 자리는 당산(堂山)이 되었다. 지금도 오무마을에는 머리를 잘린 자라 모양의 바위가 남아 있다고 한다.
참고자료
단행본
경상남도사편찬위원회. 경상남도사(慶尙南道史). 창원:경상남도문화공보담당관실, 1988.
웹페이지
두산백과, "명석면", 네이버 지식백과
지방문화원
진주문화원
집필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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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설화 잘보고 갑니다
늘 수고해주시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