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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을 넘으며 친정을 바라보며(踰大關嶺望親庭)
慈親鶴髮在臨瀛(자친학발재임영)-인자한 우리 엄마 흰 머리 되어 강릉에 계시고
身向長安獨去情(신향장안독거정)-이 몸 서울로 홀로 떠나는 심정이여
回首北村時一望(회수북촌시일망)-어머니 계신 북촌으로 고개 돌려 바라보니
白雲飛下暮山靑(백운비하모산청)-흰 구름은 날아 내리고 저문 산은 푸르기만 하네
신사임당(申師任堂)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 나오는 한시(漢詩) 모음
“사임당 빛의 일기”가 방송될 때에 드라마 시청 포커스를 어디에 둘 것인가를
몇 가지 상상해 보았다.
*위대한 율곡(栗谷) 이이(李珥)를 낳고 키운 이야기
*초충도(草蟲圖)를 비롯한 그림 이야기
*시문(詩文)에 관한 내용
으로 크게 나누어 보았다.
드라마에서는 처음부터 문제의식(問題意識)을 안견(安堅)의 “금강산도(金剛山圖)”
로 시작하였다.
안견(安堅)은 조선 세종부터 세조때까지 활동한 화가다.
안평대군(安平大君1418~1453)이 서른 살 되던 해인 1447년 음력 4월 20일,
복숭아밭에서 놀다가 환상적인 꿈을 꾼다.
다음날 안평대군은 꿈을 잊지 못해서 안견(安堅)에게 꿈의 내용을 그림으로 그리게 한다.
안견은 사흘 뒤인 4월 23일에 그 유명한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를 완성한다.
(몽유도원도는 일본 천리대학 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역사의 기록에는
안견(安堅)은 신분이 낮은 화원출신의 화가다.
언제 어디서 태어나서 어떻게 죽었는지 정확한 기록이 없다.
그림도 춘·하·추·동 사계절의 경치를 여덟 장면으로 표현한 산수화인
사시팔경도(四時八景圖) 몇 점이 있을 뿐이다.
특이한 것은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이며 조선 최고급 명필이며 멋쟁이 안평대군이
안견(安堅)을 대단히 사랑한 것이다.
드라마에서 “안견의 금강산도”는 작가가 의도한 픽션(Fiction)이다.
안견이 금강산도를 그렸다는 가능성은 상상할 수 있을지 몰라도 아직까지
안견이 금강산도를 그렸다는 기록은 없다.
지금까지 금강산을 그린 화가들로는
단원 김홍도(檀園 金弘道), 겸재 정선(謙齋 鄭敾), 지우재 정수영(之又齋 鄭遂榮),
소정 변관식(小亭 卞寬植조선시대 금강산을 가장 잘 그린 화가로 알려져 있다)
심전 안중식(心田 安中植), 해강 김규진(海崗 金奎鎭), 춘곡 고희동(春谷 高羲東),
청전 이상범(靑田 李象範), 러시아 국적 고려인 변월룡 등이다.
예상한대로 “사임당 빛의 일기”에는 한시(漢詩)가 많이 등장한다.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인문학(人文學humanity) 정서(情緖)”가 흉년(凶年)이다.
특히 IT 산업의 등장으로 모바일 매체(媒體)가 인간애(人間愛)를 황폐(荒廢)하게
만들었다.
말과 행동이 거칠어 졌다.
노래도 춤도 독창력을 핑계로 부드러움이 실종되었다.
인간의 삶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해야 한다.
행복은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시(詩)를 읽고 자연을 사유(思惟)하면서
인간애(人間愛)를 가꾸는 곳에 행복이 있다.
돈 권력 학벌은 표면적인 욕구의 수단일 뿐이지
인성(人性)을 부드럽게 만들지는 못한다.
좋은 글을 많이 읽고 좋은 말을 많이 듣고
인격적인 행동을 실천해야 행복이 있다.
사실 신사임당에 관해서는 대부분 상식정도는 알고 있기 때문에
드라마의 스토리 보다는 이영애의 연기에 더 관심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
1회부터 10회까지 드라마에 등장하는 한시(漢詩)들을 모은 것이다.
앞으로 30회까지 한시를 모을 생각이다.
농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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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風帶花片去(풍대화편거)-바람은 꽃잎을 품고 가고
禽窺素艶來(금규소염래)-새들은 흰 꽃송이 엿본다
물결치는 모래 사장(浪淘沙詞)
借問江潮與海水(차문강조여해수)-강물과 바닷물에 잠시 묻노니
何似君情與妾心(하사군정여첩심)-어찌 임의 마음과 저의 마음이 같을까요
相恨不如潮有信(상한부여조유신)-서로 한하니 조수의 믿음만도 못하고
相思始覺海非深(상사시각해비심)-그립고 보고프니 바다가 깊지 못함을 비로소 알았지요
백거이(白居易)
池谷(지곡)-안견의 본관(本貫)
可度(가도)-안견 호(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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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龍媒墨(룡매묵)-명나라 황실에서 사용하는 귀한 먹
哀此下民喪天彛(애차하민상천이)-슬프도다 가엾은 우리백성 하늘의 도리마저 다 잃었구나
己卯逐客心断絶(기묘축객심단절)-기묘년에 쫓겨난 이들 내 마음도 애달프도다
國無人莫我知兮(국무인막아지혜)-나라에 사람은 없고 아무도 날 알아주지 않으니
予獨壱鬱基誰語(여독일울기수어)-나 홀로 답답한 마음을 누구에게 말할까
※조광조(趙光祖)의 기묘사화(己卯士禍)를 탄식한 중종의 시(詩)
이역(李懌) 중종(中宗)
欲說春來事(욕설춘래사)-봄이 오는 일들을 말해볼까.
柴門昨夜雨(시문작야우)-사립문 밖에는 어제 밤 내린 비.
閒雲度峰影(한운도봉영)-한가한 구름은 봉우리 지나며 그림자 남기고,
好鳥隔林聲(호조격림성)-정다운 새들은 숲을 건너서 울어대네
옥봉(玉峰) 백광훈(白光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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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큰쥐(석서碩鼠)
碩鼠碩鼠(석서석서)-큰 쥐야, 큰 쥐야
無食我黍(무식아서)-우리 기장 먹지 마라.
三歲貫女(삼세관녀)-삼 년 너를 섬겼는데
莫我肯顧(막아긍고)-나를 돌보지 않는구나!
逝將去女(서장거녀)-이제는 너를 떠나
適彼樂土(적피낙토)-저 즐거운 땅으로 가련다.
樂土樂土(락토락토)-즐거운 땅 즐거운 땅이여!
爰得我所(원득아소)-거기 가면 내 편히 살 수 있겠지!
碩鼠碩鼠(석서석서)-큰 쥐야, 큰 쥐야,
無食我麥(무식아맥)-내 보리 먹지 마라.
三歲貫女(삼세관녀)-삼 년 너를 섬겼는데
莫我肯德(막아긍덕)-나를 봐주지 않는구나!
逝將去女(서장거녀)-이제는 너를 떠나
適彼樂國(적피낙국)-즐거운 나라로 가련다.
樂國樂國(낙국낙국)-즐거운 나라, 즐거운 나라여!
爰得我直(원득아직)-거기 가면 내 바르게 살 수 있겠지!
碩鼠碩鼠(석서석서)-큰 쥐야, 큰 쥐야,
無食我苗(무식아묘)-내 곡식 먹지 마라.
三歲貫女(삼세관녀)-삼 년 너를 섬겼는데
莫我肯勞(막아긍로)-나를 위해주지 않는구나!
逝將去女(서장거녀)-이제는 너를 떠나
適彼樂郊(적피낙교)-저 즐거운 고장으로 가련다.
樂郊樂郊(낙교낙교)-즐거운 고장, 즐거운 고장이여!
誰之永號(수지영호)-거기엔 긴 한숨 없으리라
시경(詩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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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와 이별(泣別慈母)
踰大關嶺望親庭(유대관령망친정)-대관령 넘으며 친정을 바라보고
慈親鶴髮在臨瀛(자친학발재림영)-늙으신 어머니를 강릉에 두고
身向長安獨去情(신향장안독거정)-외로이 서울길로 떠나는 이마음
回首北坪時一望(회수북평시일망)-때때로 고개돌려 북평쪽 바라보니
白雲飛下暮山靑(백운비하모산청)-흰구름 아래로 저녁산이 푸르구나.
신사임당(申師任堂)
分財記(분재기)-조선시대 재산의 상속과 분배에 관한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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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나른한 햇살에
遲日江山麗(지일강산려)-나른한 햇살에 강산은 아름답고
春風花草香(춘풍화초향)-바람이 불어와 풀꽃향기 날리네
泥融飛燕子(니융비연자)-젖은 진흙물고 제비는 바삐 날고
沙暖睡狗子(사난수구자)-따뜻한 모래밭엔 강아지 잠든다
두보(杜甫)
의성군 이겸의 그림에 대한 사임당의 답시
比翼堂(비익당)-한쪽 날개만 있는 새라는 당호(堂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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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화석정(花石亭)
林亭秋已晩(임정추이만)-숲 속의 정자에 가을이 벌써 저물어가니,
騷客意無窮(소객의무궁)-시인(詩人)의 시상(詩想)이 끝없이 일어나네.
遠水連天碧(원수연천벽)-멀리 보이는 저 물빛은 하늘에 이어져 푸르고
霜楓向日紅(상풍향일홍)-서리맞은 단풍은 햇볕을 받아 붉구나.
山吐孤輪月(산토고윤월)-산은 외롭게 생긴 둥근 달을 토해 내고,
江含萬里風(강함만리풍)-강은 만리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머금었네.
塞鴻何處去(새홍하처거)-변방에서 날아오는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가,
聲斷暮雲中(성단모운중)-울음 소리가 석양의 구름 속에 끊어지네.
율곡(栗谷) 이이(李珥)
이 시는 파주 화석정(花石亭)에 걸려 있는데 이이(李珥) 선생이 8세때에
지은 시라고 한다.
子曰 與善人居 如入芝蘭之室 久而不聞其香 卽與之化矣
착한 사람과 같이 살면 향기로운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안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도록 그 냄새를 알지 못하고 곧 더불어 그 향기에 동화되며,
與不善人居 如入飽魚之肆 久而不聞其臭 亦與之化矣
착하지 못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생선 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 그 나쁜 냄새를 알지 못하나 또한 더불어 동화되나니,
丹之所藏者 赤 漆之所藏者 黑 是以 君子 必愼其所與處者焉
붉은 것을 지니고 있으면 붉어지고 옻(漆)을 지니고 있으면 검어지느니라.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있는 곳을 삼가야 하느니라.
家語云 與好人同行 如霧露中行 雖不濕依 時時有潤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과 동행한다면 마치 안개 속을 가는 것과 같아서
비록 옷은 적시지 않더라도 때때로 윤택함이 있고
與無識人同行 如厠中坐 雖不汚衣 時時聞臭
무식한 사람과 동행하면 마치 뒷간에 앉은 것 같아서 비록 옷은 더럽히지 않더라도
때때로 그 냄새가 맡아지느니라.
子曰 晏平仲 善與人交 久而敬之
안평중은 사람 사귀기를 잘한다. 오래도록 공경하니라.
명심보감(明心寶鑑) 교우편(交友篇)
子曰 與善人居 如入芝蘭之室 久而不聞其香 卽與之化矣
공자(孔子)는 "선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향기를 맡지 못하니, 그 향기에 동화되기 때문이다
與不善人居 如入鮑魚之肆 久而不聞其臭 亦與之化矣
선하지 못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치 절인 생선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악취를 맡지 못하니, 또한 그 냄새에 동화되기 때문이다
丹之所藏者赤 漆之所藏者黑 是以 君子必愼其所與處者焉
붉은 주사를 가지고 있으면 붉어지고, 검은 옻을 가지고 있으면 검어지게 되니,
군자는 반드시 함께 있는 자를 삼가야 한다
명심보감(明心寶鑑) 교우(交友)〉편
來語不美去語何美-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
觀海難水-바다를 본 사람은 물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큰 뜻을 깨달은 자는 사소한 것일지라도 함부로 말하기 어렵다.
석죽화(石竹花)
世愛牧丹紅(세애목단홍)-세상 사람들이야 붉은 모란 좋다고들 하여
栽培滿院中(재배만원중)-심어서 뜰을 가득하게 하지만
誰知荒草野(수지황초야)-누가 알리요 거친 풀 벌판에도
亦有好花叢(역유호화총)-또한 좋은 꽃포기가 있는 줄을
色透村塘月(색투촌당월)-빛은 마을 연못 달에 스며들고
香傳隴樹風(향전롱수풍)-향기는 언덕 나무 바람에 풍기네
地僻公子少(지벽공자소)-궁벽한 땅이라 귀공자가 적으니
嬌態屬田翁(교태속전옹)-아름다운 모습 농사짓는 늙은이 것이구나
고려문신 정습명(鄭襲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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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景行錄云(경행록운)-경행록에서 말하기를
讀書 起家之本(독서 기가지본)-독서는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고
循理 保家之本(순리 보가지본)-도리를 따름은 집안을 보존하는 근본이요
勤儉 治家之本(근검 치가지본)-부지런하고 검소함은 집안을 잘 처리하는 근본이고
和順 齊家之本(화순 제가지본)-화목하고 순종함은 집안을 질서 있게 하는 근본이다
명심보감(明心寶鑑) 입교편(立敎篇)
繪事後素(회사후소)-그림을 그릴때는 흰 바탕을 먼저 칠한후
채색(彩色)을 한다.
論語 第三篇 八佾 8장
子夏 問曰 巧笑倩兮 美目盼兮 素以爲絢兮 何謂也.
子曰 繪事後素. 曰 禮後乎. 子曰 起予者 商也.
始可與言詩已矣.
자하(子夏)가 물었다.
시경(詩經)에 예쁜 웃음에 보조개가 예쁘며 새별같은 검은
눈동자 얼굴의 흰 분이 더욱 예쁘네 하였으니, 무슨 뜻입니까?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그림 그림에 흰 바탕이 있는 뒤에 채색하여, 아름다움을
이룸을 말하느니라”
자하(子夏)가 다시“예(禮)를 끝으로 인격을 완성한다는
뜻이겠군요” 하고 반문하였다.
이에 공자께서
“나를 일깨워 준 사람은 너로다. 비로소 함께 시(詩)를 이야기
할만 하다”라고 하셨다.
해설(解說)
“巧笑倩兮 美目盼兮” 이구(二句)는 시경(詩經) 국풍(國風)의
석인시(碩人詩)에 있다.
위후(衛侯) 장공(莊公)의 비(妣) 장강(莊姜)의 아름다움을 찬양한
구(句)로서 교묘(巧妙)하게 웃는 입 모습의 애교가 매혹 적이며
아름다운 눈동자가 샛별처럼 빛난다는 뜻이다.
시경(詩經)에 이런 시구(詩句)가 있는데, 무슨 뜻인가 하고
자하(子夏)가 공자에게 물었다.
공자가 그림을 그리는데는 흰 색을 먼저 가(加)한다. 그래야
그림 전체가 미(美)를 이루게 된다고 대답한다.
그러니 자하(子夏)가 공자의 말에서 도덕(道德)과 예(禮) 즉
형식과 내용의 관계는 그림에 있어서의 흰 빛과 다른 미(美)의
조건과의 관계와 같을 것이라 깨닫고
“그러면 인간의 인격을 완성하는 데도 먼저 내용으로서 도덕을
쌓고 다음에 예(禮)를 갖추어 도덕을 빛나게하여 인격을
완성하게 되는 것인가?”하고 물었다.
공자는 자하(子夏)의 도덕적 감각이 예민하여 시구(詩句)를 얼른
인간의 도의(道義)와 결부시켜 이해하는 재능을 좋아하고
“나에게 암시를 주어서 계발시키는 사람이 바로 자하(子夏)
너로구나,
너하고는 함께 시(詩) 이야기를 할 만하다”하고 칭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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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詩畫展(시화전)-시와 그림 실력을 겨루는 경연
*赤何首烏(적하수오)-붉은 조롱의 덩이뿌리를 말린 것으로 간과 신장을
강화하고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는 약재용 식물
*詩箋紙(시전지)-조선시대 편지나 시(詩)를 주고 받을 때 사용한 종이
水平而不流-물은 평평하면 흐르지 않고
無源則遫竭-근원이 없으면 빨리 말라버린다
치미편(侈靡篇)에서 환공(桓公)과 관중(管仲)의 문답편은 의미심장하다.
고대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군주인 환공(桓公BC 685∼BC 643)과
제나라의 재상(宰相)인 관중(管仲)과의 대화 문답편인 제35편 치미편(侈靡篇)이다
여기서 “치미(侈靡)”의 뜻은
“치(侈)”는 “사치(奢侈)”를 뜻하고, “미(靡)” “많이 소비하다”의 뜻이다.
즉, 관중은 경기부양의 조건으로 “치미(侈靡)” 즉 소비를 강조한 것이다.
빈부(貧富) 정책의 대안
원문(原文)
用貧與富, 何如而可? 甚富不可使 甚貧不如恥 水平而不流
無源則遫竭 雲平而不甚 無委雲 雲則遫已 政平而無威則不行
愛而無親則流 親左有用 無用則辟之 若相爲油兆怨 上短下長
無度而用 則危本
설명
환공-빈부정책은 어떻게 가능합니까?
관중-관중이 대답하기를
너무 부유한 사람은 부릴 수 없고,
너무 가난한 사람은 부끄러움을 알지 못합니다.
물은 평평하면 흐르지 않고, 근원이 없으면 빨리 마릅니다.
구름은 평평하면 많은 비가 내리지 않고,
짙은 구름이 없으면 비가 와도 빨리 그칩니다.
정령(政令-정책의 명령과 법치)은 화평하되 위엄이 없으면 행해지지 않습니다.
사랑하되 친함이 없으면 아무렇게나 흐르고,
친근한 관료가 쓰여야지 쓰이지 않으면,
비유하건데 서로 피하며 원망하는 것과 같습니다.
단점이 있는 사람을 윗자리에 두고 장점이 많은 사람을 아래 자리에 두어서,
헤아림 없이 쓰면 근본을 위태롭게 합니다.
잠시 개었다 또 비가 내린다(乍晴乍雨)
乍晴乍雨雨還晴(사청사우우환청)-잠시 개었다 비 내리고 내리다 다시 개니
天道猶然況世情(천도유연황세정)-하늘의 이치가 이럴진대 세상 인심이야 어떠랴.
譽我便是還毁我(예아편시환훼아)-나를 높이다가는 곧 도리어 나를 헐뜯고
逃名却自爲求名(도명각자위구명)-명리를 피하다가는 돌이켜 스스로 공명을 구한다.
花開花謝春何管(화개화사춘하관)-꽃 피고 지는 것을 봄이 어찌 상관하겠는가,
雲去雲來山不爭(운거운래산부쟁)-구름이 오고 구름이 가도 산은 다투지 않는 법.
寄語世人須記認(기어세인수기인)-세상 사람들에게 말하노니 꼭 새겨두기를,
取歡無處得平生(취환무처득평생)-기쁨을 취한들 평생 즐거움을 누릴 곳은 없다는 것을.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
▲10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