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 5. 30. 목요일.
아침 8시 13분에 핸드폰이 소리를 내기에 열어보니 문자가 떴다.
로젠택배 배송 예정시간 18 ~ 21시.
오후부터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고, 이따금 아파트 현관문을 열어서 확인했으나 아무것도 없다.
밤 9시 38분에 핸드폰 벨이 또 울리면서 문자가 떴다.
배송완료되었다는 내용이기에 반가워서 아파트 문을 열었다.
없다?
잠깐 있으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택배기사가 종이박스를 내던지듯 내민다.
'고맙습니다' 크게 소리를 내었더니 기사가 허리를 펴면서 나를 올려다보았다.
내 방으로 종이박스를 가져왔다.
<한국 국보문학 2024년 6월호(통권 190호)>
6월호 표지 이미지 사진이 독특하다. 새빨간 꽃송이가 있는 그림이 야릇하다.
식물 좋아하는 나이지만 이게 무슨 꽃인지를 모르겠다.
다르게 해석한다면 기발하고 엉뚱한 상상이 담긴 이미지이다.
내 산문이 들어 있다.
'퇴화 진행 중'이란 제목.
정년퇴직한 뒤 시골로 내려가서 늙은 어머니와 둘이서 살던 때의 이야기이다.
하도 늙었고, 치매기가 진행 중인 어머니 대신에 외아들인 내가 부엌에서 쌀 씻어 밥 짓고, 국 끓이고, 반찬을 만들어 먹는다는 이야기이다.
퇴직한 늙은 사내가 해 먹는 밥이 오죽하랴 싶다.
다소 외진 함석집을 둘러싼 텃밭 세 자리에서 뜯는 푸성귀.
아무것이나 다 국거리가 되며, 반찬거리가 된다고 말하는 나.
쌀 한톨이라도 음식 찌꺼기 하나조차도 아껴서 알뜰하게 다 먹어치우려는 습성을 지닌 내가 야생동물로 진화 중이라는 내용이다.
아내가 서울에서 이따금 시골로 내려와 충남 보령아산병원에 들러서 중환자인 시어머니를 들여다보고, 짬을 내서 시골집에 들러 남편의 반찬을 챙겨 준 뒤에 다시 서울로 되올라가는 데에 대한 고마움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길게 이어진다.
나한테는 아무것이나 다 글감이 되며, 삶이 있는 문학글이 된다.
384쪽의 두툼한 <한국 국보문학지>를 읽자.
나중에 보탠다.
2024. 5. 30.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