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가 내립니다.
그 동안 무던히도 기다렸던 비가
소리도 없이 내 마음의 뜨락에 피어 있는
목련꽃들을 적시고 있습니다.
이런 날엔 지독히도 그리운 사람이 있지요.
목련꽃처럼 밝게 웃던 그사람.
가까운 곳에 있더라도
늘 아주 먼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
그 사람도 지금쯤 내리는 저 비를 보고 있을는지.
내가 그리워하는 것처럼
그 또한 나를 그리워하고 있을는지.
설마 그럴 것 같지는 않아
나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듭니다.
내리는 비는
내 마음을 더욱 쓸쓸하게 파고듭니다.
그대가 지독히도 그리운 날.. / 이정하
2.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날마다 내게 던져 내던 그 말들이 하나도 그른 것이 아니었음을
오히려 내가 당신에게 했던 행동들이 빈약한 것이었음을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당신을 떠나와 보니 알 것 같습니다
내 곁의 당신, 마냥 작은 몸짓인 줄 알았는데
이처럼 소중하게 가슴을 치는 존재였음을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당신을 떨어져 보니 알 것 같습니다
내 안에 자리잡은 당신이 이토록 나의 가슴 한가운데에 있었음을
내 삶의 반은 이미 당신에게 있었음을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당신을 마주하지 못하니 알 것 같습니다
당신이 내게 보여주던 그 미소는 나에 대한 만족이 아니라
나에 대한 배려였음을
한 번도 내가 눈치 채지 못해 왔던 당신의 사랑이었음을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당신을 떠올려 보니 알 것 같습니다
당신의 눈망울과 입술 너머 넘칠 듯한 사랑이 있었음을
그저 대수롭지 않게 지나쳐 버린
진정 아름다운 마음이 있었음을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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