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1월 23일, 산으로 가는 날,. 악우들과 정기산행이 있는 날입니다. 산행지는 한양도성 주산 백악입니다. 만나는 장소는 5호선 광화문역입니다. 도착해 보니 KT 건물 앞에 몰려 있었습니다. 반가운 얼굴들입니다. 다들 우보(友步)들입니다. 우정의 걸음으로 자연의 길과 산 길을 수없이 함께 걸어 공유하게 된 언어입니다. 우정의 발걸음처럼 좋은 일도 드물 것입니다. 오늘 코스는 청와대 춘추관 문으로 입장하여 절차에 따라 배낭에 위험물 소지 여부를 검사 후 통과하여 지상으로 오르는 계단을 밟고 올라서면 시야가 툭 터진 광장을 만나게 됩니다. 그곳에서 춘추관 옆 오르막 길 대형철제 문이 바로 걸음여행은 시작점입니다. 상당한 급경사지가 부담을 느끼기에 족하지만 시작 언덕바지만 극복하면 오히려 전체코스에 대한 적응력이 상승기력으로 좋은 결과의 원인으로 제공하는 극복의 원천이 됩니다.. 오늘은 지하철로 이동하는 시간만 빼고 나머지 시간은 전부 걷기로 하였습니다.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함도 있지만 나날이 경험하게 되는 근력손실에 대한 경험상 걷는 자만이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등산원리의 철칙처럼 걷는 자만이 완만한 근력 자연손실을 경험할 수 있다는 노년의 건강철학을 마음심지로 삼기 위한 노력의 일한입니다.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의 인사법은 아니지만 손을 마주 잡고 가볍게 흔드는 인사법인 악수는 신뢰의 뜻이며 상호존중의 결합을 의미하는 손동작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비즈니스 성격이 강한 첫 행위인 것만은 거부할 수 없는 일체의 행위입니다. 악수란 인간관계를 열어주는 문으로서 고대 로마인들은 손을 신뢰의 상징으로 생각하며 중세시대에는 악수를 통해 나에게는 무기가 없다는 뜻을 증명하고 상대를 해치지 않겠다는 뜻으로 약속의 표시로서 행하게 된 고도의 신뢰절차였다고 합니다. 우리 악우들은 변하지 않은 우정에 대한 강인한 의지에 표현으로 적극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험난한 환경을 도전하며 함께 서로의 안위를 공동 운명체로 받아들이는 악우의 본심은 산을 많이 닮아 있습니다. 산과 계곡으로 형성된 산악처럼 높고 깊은 마음으로 악우를 대하는 것이 바로 산악인들의 기본정신입니다. 눈을 바라보며 손과 손의 결합으로 우정의 뜻을 전달한 후 걸음 동선을 잡아 나갔습니다.
둥둥둥 울리는 북소리와 함성소리 한국을 대표하는 궁궐 경복궁 안에서 들리는 수문장 교대식이 있음을 알고 일제 식민지시대에 훼손한 월대를 찾아 복원하여 위엄의 용채가 더욱더 두드러진 광화문 안으로 들어 가 동문으로 빠져나가 청와대 춘추문으로 접근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인왕산과 북악산 내사산 서북방향 기슭은 쾌청하였습니다. 한 마리의 용이 품고 있는 듯한 궁궐에서는 아직도 나라님께서 현존하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오방색 깃발이 늦가을 청명한 하늘과 어울려 용차게 느껴졌습니다. 수많은 관광객들로 가득 찬 광화문 넘어 공간, 참 편안한 즉 안정된 풍물과 풍경이 고마운 선물로 다가왔습니다.
잠시 월대의 중앙을 피해 겸손한 자세로 산을 대하듯 그 겸손으로 서서 사진을 남겨 두었습니다.
이어서 수문장 교대식 전례를 보며 의미를 되짚어 보았습니다. 이 수문장 의식이 시민들 사이로 들어오게 된 계기는 1996년 서울시 이 근노 문화과장의 발상에서 기인된 것입니다. 어느 날 영국의 수문장 교대의식을 떠올리는 그는 덕수궁 수문장 교대의식 계획 안을 세우고 추진하려 하였지만 서울 시 내부에서는 고증의 실패로 비판이 우려되어 성사의 한계에 부딪쳤지만 의지를 꺾지 않고 소관부처를 관광과로 넘겨 완성하여 관광객들을 위한 이벤트로서 각광을 받으며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현재 년간 수백만 명이 찾는 서울의 명물이 되었으며 지방에서도 벤치마킹하여 중요 문화재 성, 성문 앞에서도 수문장 교대식을 갖고 있습니다. 1996년 5월 29일부터 리허설을 갖은 후 동년 6월 15알 첫 행사를 시작하고 1997년 4월부터는 상설행사로 정착하였으며 1999년 10월부터 현재와 같은 주 6일 행사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 범위도 경복궁, 창덕궁까지 확대 운영되게 된 것입니다. 참관 후 걸음을 속보로 전환 경복궁 동측 돌담 길을 걸어 올랐습니다. 국군 수도통합병원이 있던 자리를 비롯하여 괄목할 만큼 발전이 있는 도심권역을 살피며 걸음을 옮기면서 개인적으로 깊은 애상(哀想)의 추억을 떠올렸습니다.
그 사이 도착한 춘추관 격식에 따라 통과의례절차를 마친 후 철문 앞에 섰습니다.
빠르게 뛰는 맥박을 경험하며 급경사지를 벗어나 도착한 삼거리, 좌측으로 내려가면 칠 궁 방향으로 내려가는 하산 길입니다. 바로 올라 서면 35m 지점에 휴식터 인 백악정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커피와 더불어 행동식 나눔을 갖었습니다. 정명으로 보이는 종로 일대와 남산일대를 조망하기 좋은 곳입니다. 오늘은 가시거리가 상당히 안 좋아 풍경에 대한 감동은 받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볕이 좋아 일광욕하기에는 최상의 조건이었습니다. 따뜻한 햇살과 함께 경험한 초겨울의 낮시간 걸음 여행 시간 중 백미의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길을 나서서 만난
전망대, 이곳에서 조망은 동남권 방향입니다. 종묘를 비롯하여 창경궁, 세운상가 일대가 펼쳐지는 곳입니다. 우리 악우들은 서울에서 성장한 악우들입니다. 서울에 변천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있어 서울추억을 먹고살아왔다 하여도 과언은 아닙니다.
만세동방 약수터 바로 앞에 서 있는 단풍나무에서 채집한 사진입니다. 다음 주 정도에는 아무래도 마지막 잎새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세동방(萬世東方) 성수남극(聖壽南極)이라 함은 제왕의 장수와 만수무강을 기원한다는 뜻입니다. 이 글자를 누가 새겼는지 알 수 없으나 자신이 모시는 군왕께서 장수하시며 만수무강하시라는 뜻에서 새겨 놓은 것이라 추측할 뿐이다. 이 글에 따라 샘에 이름도 만세동방 약수라 부르게 되었으며다. 이 물은 삼청계곡으로 흘러 경복궁 옆 천으로 흘러 청계천 물과 합수되어 한강으로 물 길이 이어진 후 서해바다로 흘러 들어갑니다.
청운휴식 터는 전망대를 겸하고 있는 위치입니다. 이곳에 곧바로 올라가면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틀어 나가면 숙정문으로 나가는 길과 바로 삼청동 안부로 내려서는 길입니다.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며 후배가 따라 준 아주 작은 술잔에 담긴 독주 한 잔의 맛은 신체의 중심 선 따라 열기를 퍼트리며 익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안주 한 점이 준비되아 참 다행이었습니다. 기가 막힌 센스였습니다. 꼭 순간적으로 에스키모가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잠시 청운 쉼터에서 휴식을 취한 후 삼청동으로 내려가 경기고등학교 자리를 지나 덕성여고 앞을 경유하여 안국동 인사동으로 접어들어 부산식당으로 가기 위하여 삼청동으로 향하는 길로 내려섰습니다. 삼청동으로 나가는 외길, 참 고즈넉한 길입니다. 그리고 요즈음 유일하게 마지막 단풍 숲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이곳에 잠시 머물며 늦가을 정취를 마음에 담아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