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 커피한잔을 마시면서......| 맞벌이 부부의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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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 윤대녕,수많은 단편 소설을 읽으면서,소설속의 주인공들의 외로움, 감수성에동화되어 얼마나 공감하면서,그 독서를 하고 있던 그 순간이행복했던가 생각해봅니다.언젠가 기회가 된다면열혈 독자로서꼭 한번 술한잔 마시면서형 동생 하면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얘기하고픈 소설가!!저도 40대 중반이고 보니,오늘 커피숍에서 읽은 윤대녕의 산문집을 읽으면서,마음이 따뜻해 지면서,행복의 눈물을 흘려보냅니다.윤대녕 산문집중 "빛의 기억들"~~~~~~~~~~~~~~~~~~~~~~~올해로 나는 마흔아홉의 나이가 되었다.누구나 나이를 먹어가게 마련이므로 애써 각별한 느낌을 갖지 않으려 한다.그런데도 연초에 어렴풋이 우울증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더니 치통처럼 길게 지속되고 있다. 더불어 지금껏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는일들이 잦아졌다. 그래, 쉰을 코앞에 두었으니 그럴 만도 한 것이다. 요 며칠은 어렸을 때 살았던 고향집이 자주 눈앞에 떠오른다. 그것도 사랑채 뒷마루다. 봄이 오면 나는 아직 쌀쌀한 기운이 남아 있는뒷마루에 나가 혼자 앉아 있곤 했다. 부모가 도시로 분가한 뒤 조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으므로 나는 항상 그리움에 시무쳐 지냈다. 봄부터 가을까지 나는 햇살이 어른거리는사랑채 뒷마루에 앉아 담장 위에 떠 있는 푸른 하늘을 을려다보며 그리움을 달래곤 했다.그런데 막상 나는 그때 내가 빛에 감싸여있었다는 시실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하늘은 때로 나를 더욱 외롭게 했으나,언제나 빛이 나를 따뜻하고 부드럽게 끌어안고 있었던 것이다. 나이가 들면 외로워진다고 한다. 나도 벌써 그런 느낌이 들기 시작 한다. 며칠 전에 만난 원로 소설가께서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내게 묻기에,마흔아홉의 우을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솔직히 토로했더니, 당신도 그 즈음에 허무감에 빠져 지냈다고 고백했다. 덧붙여 겁을 주려는 건지 그게 몇 년 지속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실제로 그분은 마흔아흡에 절필 선언을 했고,3년간지방에서 칩거했으며 히말라아를 여러 번 다녀온 후에야 그 상태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중년의 허무감이 글쓰기와 맞물리면 더더욱 회복하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리라.그동안 살아오면서 좋았던 일을 생각하려 한다. 내게 빛이 되어준 사람들의 고마움 떠올리려 한다. 사람이 어찌 혼자 살아갈 수 있겠는가지금의 내 상태와 상관없이 나는 숱한 사람들이 던져준 빛을 받아 버터왔다는 생각이 든다. 말할 것도 없이 어머니의 모습부터 떠오른다.70대 중반임에도 여전히 자식때문에노심초사하는 어머니를 보면 묘한 죄책감이 든다. 문학을 한답시고 어려서부터 나는 얼마나 많은 못을 어머니의 가슴에 박았던가. 그리고 나의 누님. 내가 어려울 때마다 가장 먼저 찾아주고보살피주었던 두 살 터울의 어머니 같은 누님.그리고 또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초등학교 졸업식 날, 한 눈 팔지 말고 하나의 길을 가다 보면 어느날 자신이 바라던 곳에 이르게 되는 법이라고 말씀해주셨던 담임선생님. 그 말씀이 내게는 금과옥조였고 곧 빛이었다.나의 맨 처음 사랑은 중학교 3학년 때 찾아왔는데,상대는성악가가 꿈인 여고 2학년이었다.그녀는 내게 헤르만헤세 의 「데미안」을 선물해주며 소설가가 되려면 끊임없이 다시 태어나는 사람이 되어야한다고 말했다.그리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마지막으로 내게 이런 편지를 보내왔다."사랑하는자는말이 없다."그녀와의 만남은 길지 않았으나 그후 나는 사랑을 숭고하게 생각하는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오직 그녀만을 생각하고 지냈다. 군대에서도 내게 빛을 준 사람을 만났다. 그는 제대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고참이었는데, 어느 날 함께 보초를 서다 서로 문학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후 그는 순번을 바꾸면서까지 나와 경계근무를 서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제대한 후에도 전남 해남에서 강원도 화천까지 나를 면회 오기도 했다.나중에 소설가가 되어 남도를 배경으로 한 여러편의 소설을 쓰게 된다.모두 그와의 인연으로 쓰게 된 작품들이었다.물론 지금도 그와 나는 우정을 나누며 살고 있다.내가 가끔 스스로에게 자조적으로 하는말이 있다.인덕은 없는데 인복은 많은 것 같다고.정말로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30대 중반에는 아홉 살 아래 후배와 의형제를 맺었고, 40대 중반에도 그같이 평생을 만날 사람을 새롭게 얻었다.그리고 뜻하지 않는 인연으로 연극계사람들과 각별하게 지내고 있다.모두가 늘 내게 빛이 되어주는 사람들이다.'사랑하는 자는 말이 없다'는 것은 살아가면서 마음이 깊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리라. 사람들한테 받았던 것만큼 내가 그들에게 빛을 준 일이 있었는가를 되돌아본다. 거꾸로 남모를 상처를 준 일은 없는가를 생각해본다. 모두가 묵묵히 삶을 견디며 남에게 빛이 되고자 애쓰고 있는데,나만이 나이 투정을 부리는 것은 아닌가 반성해본다. 그게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이제부터라도 그동안 살아오면서 받은 만큼의 빛을 남들에게 되갚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출처: 텐인텐[10년 10억 만들기] 원문보기 글쓴이: 서현&규환아빠
첫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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