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별식 (두루치기)
두루치기?
두루치기는 어떤 요리법을 말하는 것일까? 포탈써비스에 검색을 해봐도 명확한 답은 없다.
5군단 사령부에서 발행한 국군조리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이 사이비전문가의 견해로
양념을 두루두루 둘러쳐서 간단히 먹을 수 있게 하는 요리법이 아닐지.
군시절 1인1기 자격취득이라 해서 한동안 기능교육을 권장했었다.
3년 가까운 복무기간 동안 TV가 없던 시절이라 영사기 들고 GP로 GOP로 위문 상영을 다니거나
관측소(OP) 파견 나가서 들개처럼 산달음박질이나 하다가 전역을 했으니
기술자격증은 고사하고, 쓴소주로 지친 위염 진단 소견서만을 받아놓고 있는 터였다.
저으기 미안한 이야기지만, 장교가 아닌 사병중에 유일하게 외상술을 줬던 박병장이
그 은공도 저버리고, 야반도주로 전역해서 남겨둔 외상 막걸리값 장부가
지금도 철원 구석구석, 동송이며 문혜리,지포리 대폿집에 아직도 남아있을 일이다.
그런 내 군생활 모양새가 안타까웠던지, 아니면 한심했던지
우리 정훈참모부 선임하사 김중사 하시는 말씀
[박병장! 그럼 이거라도 하나 가져갈래?]해서 받아놓은 것이
[국군조리사자격증]이다.
사실 [국군조리사자격증]은 사회에서는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사문서지만
운전면허와 함께 내가 갖고 있는 유일,유이한 자격증인 셈이다.
잠시 삼천포를 다녀왔으니,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언제나 사랑하는 곳, 내 고향 대전은
일제 강점기에 경부,호남선의 갈랫길로 급부상하게 된 도시로
그 역사도 일천하고 원주민 보다는 남도의 유민들과
동란을 피해 내려온 이북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대전 특유의 산물이나 별식이 없기로 유명(?)하다.
누구나 한번쯤 추억으로 지니고 있을 그 옛날 대전역의 겨울 승강장
뿌연 기차 스팀속에 서서 맛보던 가락국수는 다시 만날 수도 없는 입장이고
대전의 별미를 그래도 하나쯤 꼽으라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밖에 없는데
다행히 두루치기라는 음식이 하나 있어서 소개를 하고자 한다.
두루치기는 두부두루치기와 오징어두루치기가 그 대종이며
주원료인 두부와 오징어를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고춧가루와 대파로 버무려 국수그릇에 담아 내어놓는 것인데
맵고 달착지근한 것이 당장 먹기에는 좋다.
하지만 욕심부려 혀끝 당기는 대로 먹다가는
다음날 필시 화장실문 출입으로 고생이 많을 것임을 주지하는 바이다.
하여 장청소가 필요한 분들께는 과식^^을 적극 추천한다.
타관에서 대전으로 출장을 오거나, 손님으로 오셔서 찾아가는 두루치기집이 있는데
대전여중 앞의 [진로집]과 으능정이 앞골목에 위치한 [청양식당]과 [광천식당] 세곳이다.
이 곳 모두 두루치기로 떼돈을 벌어 그 자리에다 빌딩을 올린 집으로도 유명하다. |
첫댓글 여동생따라서 진로집에 한번갔다가 땀깨나 흘리고 지금은 그냥지나치고 만다...귀를에이는 삭풍이 부는 추운겨울날에 한번씩 생각나는곳...옛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