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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다왕문경
동봉 역-민족사
1997년 3월 30일
http://cafe.daum.net/25570303/ToO4/1458?q=%B9%D0%B8%B0%B4%D9%BF%D5%B9%AE%B0%E6&re=1
제1편 대론(對論)
서(序)
……
……
그 옛날 위대한 스승 캇사파의 가르침이 유행되고 있을 때 갠지스 강 부근 어느 장소에 비구대중이 살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의무와 율법을 완전하게 지키는 비구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 긴 빗자루를 들고 한 마음으로 붓다의 공덕을 생각하면서 경내를 쓰는데 그 쓰레기가 모여 산을 이루었다.
어느 날 한 비구가 사미에게 말했다
“사미야, 와서 이 쓰레기를 좀 치워버려라.”
그 사미는 못들은 척 지나쳐 버렸다. 비구가 두 번 세 번 불렀으나 여전히 못 들은 척 지나가 버렸다. 그러자 비구는 ‘이 사미는 고집이 세다’고 화를 내며 빗자루로 사미를 때렸다.
그때 사미는 처음으로 원을 세웠다.
‘나는 이 쓰레기를 치우는 공덕행에 의해 열반(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 어디든지 다시 태어나는 곳마다 정오의 태양처럼 커다란 위력이 있고 찬란한 광채를 지닌 자이고 싶다.’
쓰레기를 치우고 나서 목욕을 하기 위해 갠지스 강 목욕장으로 나아갔다. 강가의 물결이 성난 듯 드높게 철썩이는 모습을 보고 두 번째 원을 세웠다.
‘나는 열반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 어디든지 다시 태어나는 곳마다 이 갠지스 강의 거센 물결처럼 거침없이 뛰어나오는 말재주와 다함없는 말재주를 갖고 싶다.’
한편 비구도 빗자루를 헛간에 놓아두고 목욕을 하러 갠지스 강의 목욕장으로 갔다. 거기서 그는 사미의 원을 듣고 생각했다.
‘내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사미도 이제 저렇게 원을 세웠는데 어떻게 내게 이 원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원을 세웠다.
‘나는 열반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 어디에서 다시 태어나든지 이 갠지스 강의 거센 물결처럼 다함없는 말재주를 지니고 싶다. 이 사미가 묻는 낱낱 질문과 어떠한 재빠르고 어려운 물음도 명쾌하게 풀어줄 수 있었으면 싶다.’
그들 두 사람은 여러 신들과 인간계에 윤회하면서 한 붓다의 출현에서 다음 붓다의 출현까지의 기간을 함께 지냈다.
마치 목갈리풋타와 티사 장로가 예언되었듯이 당시 위대한 스승 캇사파에 의해 그들도 또한 예언되었다.
‘내가 입멸한 뒤 오백 년이 지나 그들은 이 세상에 태어날 것이다. 나에 의해 정묘하게 제시되고 설해진 아비담마와 비나야가 그들 두 사람이 문답을 일으키고 비유를 잘 적용함에 의해 실마리가 풀리고 명쾌하게 해명될 것이다.’
그들은 나중에 각기 왕과 비구로 태어났다.
사미는 인도 사가라 도시의 밀린다라는 왕이 되었다. 그는 현명하고 경험이 풍부하며 총명하고 매우 민첩했다.
그리고 과거 · 현재 · 미래의 내용에 관한 여러 가지 기도라든가 의식의 때를 알아 경건하게 행했다. 그는 또 많은 학문을 터득하였다.
즉 천계서, 교의서, 상캬, 요가, 니야야, 바이세시카의 모든 철학과 수학, 음악, 의학, 네 가지 배다 성전, 푸라나 성전, 역사 · 전설, 천문학, 환술, 논리학, 주술, 병법학, 시학, 지산 등 열아홉 가지다.
그는 논자로서 접근하기 어렵고 이기기 어려워 여러 조사들 가운데서 최상자라고 일컬어졌다. 인도 전역에서 체력과 민첨함과 용맹과 지혜에 관하여 밀린다왕과 대등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부와 영예를 함께 지녔고 무수한 병력과 수레를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밀린다왕은 코끼리군, 기마군, 전차군, 보병군의 네 가지 부대로 조직된 무수한 병력과 수레의 열병식 및 배병식을 검열하기 위해 도시를 벗어나 야외에서 군단을 사열했다.
식이 끝난 뒤 담론을 좋아하여 쾌락론이라든가 궤변론을 설하는 사람들과 논의하고픈 마음으로 들뜬 왕은 태양을 우러러보고 시신(侍臣)들에게 말했다.
“날이 아직 이르다. 지금 도시로 돌아가더라도 할 일이 없다. 누구라도 좋다. 현자, 수행자, 혹은 바라문으로 교단을 거느리는 자, 학파를 통솔하는 자, 대중의 스승인 자, 또는 존경할 만한 사람, 깨달은 사람이라고 자인하는 자로서 나와 대론하여 의문을 명쾌하게 풀어줄 자는 없는가?”
이렇게 말했을 때 오백 명의 요나카인들이 밀린다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왕이여, 여섯 명의 논사가 있습니다. 푸라나 캇사파, 막칼리 고살라, 니간타 나타풋타, 산쟈야 벨라티풋타, 아지타 케사캄발린, 파쿠다 캇챠야나입니다. 그들은 교단을 이끌고 학파를 통솔하는 자입니다. 대중의 스승으로 세간에 그 명성이 잘 알려졌으며 한 파의 조사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대왕이여! 당신은 가셔서 그들에게 물음을 던져 의심을 푸십시오.”
그리하여 밀린다왕은 오백 명의 요나카인들을 거느리고 왕의 화려한 마차에 올라 푸라나 캇사파가 머물고 있는 곳으로 갔다. 가까이서 푸라나 캇사파와 인사를 하고 예의바르고 다정하게 몇 마디를 나눈 뒤 한녘에 앉았다.
한녘에 앉은 밀린다왕은 푸라나캇사파에게 이렇게 말했다.
“존자 캇사파여, 무엇이 세계를 떠받치고 있습니까?”
“대왕이여, 대지가 세계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존자 캇사파여, 만일 대지가 세계를 떠받치고 있다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는 모든 중생들은 도대체 어떻게 대지를 넘어갑니까?”
그가 이렇게 말했을 때 푸라나 캇사파는 난문에 대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다만 고개를 숙인 채 멍청히 앉아있었다.
거기서 밀린다왕은 막칼리 고살라에게 말했다.
“존자 고살라여, 선악의 행위가 있습니까? 선이 짓는 행위, 악이 짓는 행위의 응보로서의 결과가 있습니까?”
“대왕이여, 선악의 행위는 없습니다. 선이 짓는 행위, 악이 짓는 행위의 응보로서의 결과는 없습니다. 대왕이여, 이 세상에서 크샤트리야 (왕족)인 자는 저 세상에 가서도 다시 크샤트리아가 될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바라문(사제자), 바이샤(서민), 수드라(노예), 챤다라(천민), 푸크사(청소부로서의 천민)는 저 세상에 가서도 또다시 바라문, 바이샤, 수드라, 챤다라, 푸크사가 될 것입니다. 선악의 행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존자 고살라여, 만일 이 세상에서 크샤트리야, 바라문, 바이샤, 수드라, 챤다라, 푸크사인 자는 저 세상에 가서도 또다시 크샤트리야, 바라문, 바이샤, 수드라, 챤다라, 푸크사가 된다면 행해야 할 선악의 행위는 전혀 없습니다. 존자 고살라여,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손을 잘린 사람은 저세상에 가서도 또다시 손이 잘린 자가 될까요? 발을 잘린 자는 저 세상에서도 다시 발을 잘린 자가 되겠습니까? 귀나 코를 잘린 자는 저 세상에서도 다시 귀나 코를 잘린 자가 된다는 것입니까?”
이렇게 말했을 때 고살라는 침묵했다. 그래서 밀린다왕은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아아, 실로 전 인도가 텅 비었구나! 아아, 실로 전 인도는 왕겨처럼 껍데기뿐이구나! 나와 함께 대론하여 의심을 제거할 수 있는 수행자나 바라문은 단 한 사람도 없구나!’
그래서 밀린다왕은 시신들에게 말했다.
“경들이여, 실로 달은 밝고 아름다운 밤이다. 이제 나는 수행자 혹은 바라문으로서 나와 대론하여 의심을 제거해 줄 수 있는 자를 찾아가 묻고 싶은데 그런 사람을 도대체 누구이겠는가?”
이렇게 말했을 때 시신들은 침묵한 채 왕의 얼굴을 우러러보며 서 있었다.
환희행사경 합장 _()_
밀린다왕문경 1
동봉 역----민족사본
2559.4.12
제1편 대론(大論)
http://cafe.daum.net/25570303/ToO4/1458?q=%B9%D0%B8%B0%B4%D9%BF%D5%B9%AE%B0%E6&re=1
서(序)
그들은 나중에 각기 왕과 비구로 태어났다.
사미는 인도 사가라 도시의 밀린다라는 왕이 되었다. 그는 현명하고 경험이 풍부하며 총명하고 매우 민첩했다. 그리고 과거ᆞ 현재ᆞ 미래의 내용에 관한 여러 가지 기도라든가 의식의 때를 알아 경건하게 행했다.
그는 또 많은 학문을 터득했다. 즉 천계서3) , 교의서4), 상캬5), 요가6). 니야야7), 바이세시카8)의 모든 철학과 수학, 음악, 의학, 네 가지 베다 성전, 푸리나 성전, 역사, 전설, 천문학, 환술, 논리학, 주술, 병법학, 시학, 지산 등 열아홉 가지다.
그는 논자로서 접근하기 어렵고 이기기 어려워 여러 조사들 가운데서 최상자라고 일컬어졌다. 인도 전역에서 체력과 민첩함과 용맹과 지혜에 관하여 밀린다왕과 대등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부와 영예를 함께 지녔고 무수한 병력과 수레를 가지고 이었다.
어느 날 밀린다왕은 코끼리군, 기마군, 전차군, 보병군의 네 가지 부대로 조직된 무수한 병력과 수레의 열병식 및 배병식을 검열하기 위해 도시를 벗어나 야외에서 군단을 사열했다. 식이 끝난 뒤 담론을 좋아하여 쾌락론이라든가 궤변론을 설하는 사람들과 논의하고픈 마음으로 들뜬 왕은 태양을 우러러보고 시신(侍臣)들에게 말했다.
"날이 아직 이르다. 지금 도시로 돌아가더라도 할 일이 없다. 누구라도 좋다. 현자, 수행자, 혹은 바라문으로 교단을 거느리는 자, 학파를 통솔하는 자, 대중의 스승인 자, 또는 존경할 만한 사람, 깨달은 사람이라고 자인하는 자로서 나와 대론하여 의문을 명쾌하게 풀어줄 자는 없는가?"
이렇게 말했을 때 오백 명의 요나카인들이 밀린다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왕이여, 여섯 명의 논사가 있습니다.
푸리나 캇사파, 막칼리 고살라, 니칸타 나타풋카, 산자야 벨라티풋카, 아지타 케사캄발린, 파쿠다 캇챠야나입니다.
그들은 교단을 이끌고 학파를 통솔하는 자입니다. 대중의 스승으로 세간에 그 명성이 잘 알려졌으며 한 파의 조사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대왕이여 ! 당신은 가셔서 그들에게 물음을 던져 의심을 푸십시오"
그리하여 밀린다왕은 오백 명의 요나카인들을 거느리고 왕의 화려한 마차에 올라 푸리나 캇사파가 머물고 있는 곳으로 갔다.
가까이 푸리나 캇사파와 인사를 하고 예의바르고 다정하게 몇 마디를 나눈 뒤 한녘에 앉았다.
한녘에 앉은 밀린다왕읜 푸리나 캇사파에게 이렿게 말했다.
"존자 캇사파여, 만일 대지가 세계를 떠받치고 있다면 무각지옥(9)에 떨어지는 모든 중생들은 도대체 어떻게 대지를 넘어갑니까?"
그가 이렇게 말했을 때 푸리나 캇사파는 난문에 대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다만 고개를 숙인 채 멍청히 앉아 있었다.
거기서 밀린다왕은 막칼리 고살라에게 말했다.
"존자 고살라여, 선악의 행위가 있습니까? 선이 짓는 행위, 악이 짓는 행위의 응보로서의 결과가 있습니까?"
"대왕이여, 선악의 행위는 없습니다. 선이 짓는 행위, 악이 짓는 행위의 응보로서의 결과는 없습니다. 대왕이여, 이 세상에서 크샤트리야(왕족)인 자는 저 세상에 가서도 다시 크샤트리야가 될 것입니다.
이 세사에서 바라문(사제자), 바이샤(서민), 수드라(노예), 챤다라(천민), 푸크사( 청소부로서의 천민)는 저 세상에 가서도 또 다시 바라문 , 바이샤, 수드라, 챤다라, 푸크사가 될 것입니다. 선악의 행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존자 고살라여, 만일 이 세상에서 크샤트리야, 바라문, 수드라, 챤다라, 푸크사가 된다면 행해야 할 선악의 행위는 전혀 없습니다. 존자 고살라여,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손을 잘린 사람은 저 세상에 가서도 또 다시 손이 잘린 자가 될까요? 발을 잘린 자느 저 세상에서도 다시 발을 잘린 자가 되겠습니까? 귀나 코를 잘린 자는 저 세상에서도 다시 귀나 코를 잘린 자가 된다는 것입니까?"
이렇게 말했을 때 고살라는 침묵했다.
그래서 밀린다왕은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 아아 , 실로 전 인도가 텅 비었구나!
아아, 실로 전 인도는 왕겨처럼 껍데기뿐이구나 ! 나와 함께 대론하여 의심을 제거할 수 있는 수행자나 바라문은 단 한 사람도 없구나 !"
그래서 밀린다왕은 시신들에게 말했다.
" 경들이여, 실로 달은 밝고 아름다운 밤이다. 이제 나는 수행자 혹은 바라문으로 나와 대론하여 의심을 제거해 줄 수 있는 자를 찾아가 묻고 싶은데 그런 사람은 도대체 누구이겠는가?"
이렇게 말했을 때 시신들은 채 왕의 얼굴을 우러러보며 서 있었다.
그 당시 수도 사가라에는 십이 년 동안 어진 수행자, 바라문, 자산가들은 별로 살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왕은 어진 수행자, 바라문, 자산가가 머물고 있다고 하는 곳은 어디든 가서 질문을 던졌다.
그들은 모두 왕의 물음에 답하여 왕을 만족시킬 수 없었으며 이곳저곳으로 꼬리를 내리고 흩어져 갔다.
또 다른 지방으로 가지 않은 자는 모두 침묵한 채 앉아 있을 따름이었다. 비구들을 대부분 히말리야 산으로 갔다.
그때 십억의 아라한들이 히말리야 산 락키타타라에 살고 있었다. 그리하여 존자 잇사구타는 천이통으로 밀린다왕의 말을 듣고 유간다라 산 정상에서 비구대중을 모아 놓고 그들에게 물었다.
"벗들이여, 밀린다왕과 대론하여 의심을 풀어 줄 비구가 있습니까?"
이렇게 말했을 때 무수한 아라한들은 모두 잠잠했다. 두 번 세 번 같은 질문을 반복했으나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래서 존자 앗사구타는 비구대중에게 말했다.
"벗들이여, 삼십삼천계의(*10) 베쟈안타 궁전 동쪽에 케투마티는 천궁이 있고 거기에는 마하세나라 불리는 천자가 머물고 있다. 그는 밀라다왕과 대론하여 의심을 제거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리하여 이 말을 들은 무수한 아라한들은 유간다라 산에서 모습을 감추고 삼십삼천계에 나타났다.
천제 인드라는 저들 비구들이 멀리서 오는 것을 보았다. 인드라는 그들을 보고 존자 앗사구타가 있는 곳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가까이서 존자 앗사구타에게 인사를 하고 한쪽에 섰다. 한쪽에 선 천제 인드라는 존자 앗사구타에게 이렇게 말했다.
"위대한 존자여, 비구대중이 도착했습니다. 나는 상가(불교교단)의 원정(園丁, 정원사) 입니다.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요. 그리고 제가 무엇을 해드리면 좋겠습니까?"
존자 앗사구타가 천제 인드라에게 말했다.
"대왕이여, 인도 사가라에 밀린다라는 왕이 있습니다. 그는 논객으로서 가까이하기 어렵고 이기기 어려워 조사들 가운데 최상자라고 일컬어집니다. 그는 비구 상가에 접근, 형이상학적 논의로써 질문을 던져 비구 상가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러자 천제 인드라가 존자 앗사구타에게 말했다.
"존자여, 그 밀린다왕이야말로 여기 천계를 떠나 인간계에 태어난 자입니다. 존자여, 케투마티 천궁에 마하세나라고 하는 천자가 살고 있습니다. 그는 밀린다왕과 대론하여 의심을 풀어줄 수가 있습니다. 나는 그 천자에게 인간계에 태어나기를 간청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천제 인드라는 비구대중을 선두로 케투마티 천궁에 들어가 마하세나 천자를 포옹하고 이렇게 말했다.
"벗이여, 비구대중은 당신이 인간계에 태어날 것을 간청하고 있습니다."
천자 마하세나가 답했다.
"존자여, 나는 업고(業苦)로 가득한 인간계를 희망하지 않습니다. 인간계는 고통스러운 곳입니다. 존자여, 나는 이곳 천계에서 점차 상제로 환생하여 거기서 죽음을 맞고 싶습니다."
두 번 세 번 천재 인드라가 간청했을 때 천자 마하세나는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존자여 , 나는 이 업고로 가득한 인간계를 희망하지 않습니다. 인간계는 고통스러운 곳입니다. 존자여 , 나는 이곳 천계에서 점차 상계로 환생하여 거기서 죽음을 맞고 싶습니다."
그러자 존자 앗사구타가 천자 마하세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 벗이여 , 지금 이곳에서 우리들이 인간계와 천계를 들러 보았으나 그대 말고는 밀린다왕의 이론을 타파하고 붓다의 가르침을 왕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벗이여 , 비구 상가는 그대에게 인간계에 태어날 것을 간청하면서 말하고 있습니다.
`위대한 분이여, 부디 행복함이 없는 인간계에 태어나 십력자의(*11) 가르침을 사람들에게 권하소서.` 라고 말입니다.
그러자 천자 마하세나는 생각했다.
자신은 분명 밀린다왕의 이론을 타파하고 붓다의 가르침을 왕에게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는 기뻤고 만족했으며 환희에 넘쳤다. 그래서 그들의 간청을 수락했다.
"존자여 , 좋습니다. 나는 인간계에 태어나겠습니다."
그래서 그들 비구들은 천계에서의 사명을 다하고 삼십삼천에서 모습을 감추고 히말리야 산의 락키타타라에 나타났다.
그때 존자 앗사구타는 비구대중에게 말했다.
"벗이여 , 이 비구대중 가운데 누가 비구들 집회에 오지 않은 자가 있는가?"
그러자 그때 어느 한 비구가 존자 앗사구타에게 말했다.
"존자여 , 히말리야 산에 들어온 지 칠 일째에 무심삼매의 경지인 멸진정(*12)에 든 존자 로하나라고 하는 분이 있습니다. 그분에게 시자를 보내십시오."
존자 로하나도 또한 그 순간 멸진정에서 일어나 상가가 자기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곧 히말리야 산에서 모습을 감추고 락카타타라에 살고 있는 무수한 아라한들 앞에 나타났다. 그때 존자 앗사구타는 존자 로하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벗 로하나여, 붓다의 가르침이 파척되려 하는 이때, 어찌하여 그대는 상가의 해야 할 일을 보지 않으시오?"
"존자여, 저는 그것에 마음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벗 로하나여, 그대는 곤장의 처벌을 받으시오."
"존자여, 저는 무엇을 해야 하겠습니까?"
"벗 로하나여, 히말리야 산허리에 카장자라라는 바라문촌이 있고 거기에 소눗타라라는 바라문이 살고 있소. 그의 아들로 나가세나라는 사내아이가 태어날 것입니다. 벗 로하나여 , 그렇게 되었을 때 그대는 칠 년 십 개월 동안 그의 집에 탁발하려 가십시오. 탁발을 하러 들어가 나가세나동자를 출가시키십시오. 그가 출가했을 때 그대는 벌을 면할 것이오."
그러자 존자 로하나는 승낙했다.
"지당하신 분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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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계서; 베다나 우파니샤드 성전은 사람의 저술이 아니고 신비스러운 영감으로 얻은 계시라 하여 그렇게 불린다.
(4) 교의서: 옛날 현자가 지은 베다요강
즉 성인이 전한 책을 말한다.
(5) 샹카: 이 파의 창시자는 카필라라 하며, 우파니샤드 사상을 받아 두 개의 실재적 원리. 곧 정신적 원리와 물질적 원리로서의 근본적 질료인 을 세워 전자가 후자의 제약을 벗어나 본래의 순수한 정신성을 발휘할 것을 종교의 궁극 목적으로 한다.
(6) 요가 : 이 파의 학설은 옛날 부터 인도 전반에서 행해 온 정좌명상을 조직화 한 것으로 , 샹카파의 학설과 거의 같다. 다만 이 파의 최고신은 하나의 영혼에 지나지 않는다. 좌선에 의하여 마음이 통일된 무상삼매에 듦을 목적으로 한다.
(7) 니야야 : 이 파는 생존의 괴로움은 그릇된 지식에 기인한다하여 바른 지식을 얻는 방법 따위를 설한다. 논리학을 설하며 창시자는 고타마이다
(8) 바이세시카 : 이 파의 창시자는 카나아다. 생존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여섯 가지 원리를 연구 실수(實修)함으로써, 아무 활동도 하지 않는 순수 실체인 아트만을 드러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9) 무간지옥 : 이는 지옥은 괴로움을 받는 것이 끊임없으므로 이 같은 이름한다. 오역죄의 하나를 범하거나 인과를 무시하고 삼보정재인 절이나 탑을 무너뜨리거나 성중을 비방하고 공연히 시주물을 축내는 사람은 이 지옥에 빠진다고 한다.
(10) 삼십삼천계: 리그베다에서 신계 전체를 총칭하는 이름으로, 천 ᆞ공ᆞ지 삼계에 각각 신이 열하나 있다. 이 이름이 불교에 채용되어 욕계의 여섯 천 중의 두번째 천으로 인드라가 이 천의 주인이다
(11) 십력 : 여래만이 갖춘 열 가지의 지력. <1> 이치에 맞는 것과 이치에 어긋나는 것을 판별하는 힘
<2> 하나하나의 업의 원인과 그 과보의 관계를 참다이 아는 힘
<3.> 선정을 아는 힘
<4> 중생의 능력이나 성질의 우열을 아는 힘
<5>중생의 갖가지 바람을 아는 힘
<6> 중생의 본질이나 사물의 원리를 아는 힘
<7> 중생이 갖가지 장소로 향할 것을 아는 힘
<8> 자신과 타인의 과거세의 일을 기억하는 힘
<9> 중생이 여기에서 죽어 저곳에 난다는 것을 아는 힘
<10> 번뇌를 끊은 경지와 그곳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을 여실히 아는 힘
(12) 멸진정: 심과 심소(마음의 작용) 를 모두 단절한 정으로서, 무상정과 더불어 이무심정의 하나로 불린다. 무소유처의 번뇌를 떠난 성자가 그 정의 경지를 무여열반의 고요함에 견주어 무심의 적정을 즐기기 위해 들어가는 정
3
2559.04. 14.
한편, 천자 마하세나는 천계를 떠나 소눗타라라는 바라문 아내의 태내에 들었다. 잉태되는 순간 아직까지 없었던 세 가지 불가사의한 일이 생겼다. 무기라든가 도구들이 불타올랐고 아직 어린 곡식이 열매를 맺었으며 큰비가 내렸다.
그리하여 존자 로하나는 천자 마하세나가 잉태된 이래 칠 년 십 개월 동안 그 집에 탁발을 들어갔으나 단 하루도 한 술의 밥도 한 그릇의 죽도 공양 받지 못했고, 단 한 번의 인사말이나 합장이나 공경의 뜻도 받지 못했다. 따라서 모욕 아니면 비난만을 받을 뿐 ‘존자여, 다른 집에나 가서 탁발해 보시구려’ 라는 말 한 마디도 전혀 듣지 못했다.
그러구러 칠 년 십 개월이 지난 어느 날, ‘존자여, 다른 집에나 가서 탁발해 보시구려’ 라는 말을 들었다. 그날 소눗타라 바라문이 밖에서 일을 하고 돌아오는 중 길에서 장로를 보고 물었다.
“여보시오, 출가한 양반, 당신은 우리 집에 갔었습니까?”
“그렇습니다. 바라문이여, 나는 갔었습니다.”
“당신은 뭔가를 받으셨습니까?”
“그렇습니다. 바라문이여, 나는 받았습니다.”
그는 그 말을 듣고 언짢은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 가족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어느 출가자에게 뭔가를 주었느냐?”
“아니오, 저희들은 아무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날 바라문은 ‘오늘은 출가승인 그가 거짓말을 했으니 따끔한 맛을 보여주리라’ 생각하고 문간에 앉아 있었다. 장로가 그날 바라문의 집 문간에 이르렀을 때 바라문은 장로를 보자 이렇게 말했다.
“어제 당신은 우리 집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했으면서 ‘나는 받았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도대체 당신이 그렇게 거짓말을 할 수 있습니까?”
장로는 말했다.
“바라문이여, 나는 칠 년 십 개월 동안 당신의 집에서 ‘다른 집에나 가보시오’라는 말 한 마디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다른 집에나 가보시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한 마디의 인사를 받았기에 ‘바라문이여, 나는 받았습니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바라문은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이 출가자는 겨우 인사말 한 마디를 받고도 사람들에게 ‘나는 받았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만일 그 밖의 뭔가 먹을 것을 받는다면 어찌 ‘받았다’고 말하지 않겠는가.’
그 바라문은 감격하여 가족들에게 자신을 위해 요리해둔 음식물에서 한 술씩 떠 주라고 분부한 뒤 말했다.
“당신은 이 음식물을 언제든 받아가십시오.”
그는 그 다음날부터 찾아오는 장로의 침착한 태도를 보고 점점 더 환희심이 나 장로가 언제나 자기 집에서 점심을 했으면 하고 부탁했다. 장로는 묵묵히 만족한 뜻을 표하고 매일 식사를 마치고 일어설 때는 언제나 붓다의 짧은 말씀을 들려주고 돌아가곤 했다.
한편 그 바라문의 아내는 열 달이 지나 한 사내아이를 낳았다. 그 아이에게 나가세나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그는 점점 성장하여 일곱 살이 되었다. 그때 나가세나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했다.
“사랑하는 내 아들 나가세나야, 너는 우리 바라문가에 전해오는 학문을 배우고 싶지 않니?”
“아버지, 우리 바라문가에 전해오는 학문은 어떤 것입니까?”
“사랑하는 아들 나가세나야, 학문이란 세 가지 베다를 말한단다. 그 밖의 지식은 보통의 학문과 예술에 지나지 않는단다.”
“그럼 아버지, 저는 베다를 배우겠어요.”
그래서 소눗타라 바라문은 어느 바라문 선생에게 일천금의 사례를 주고 초청했다. 방을 하나 비우고 한녘에 침대를 준비하고는 바라문 선생에게 말했다.
“바라문이여, 부디 이 소년에게 베다 성전을 가르쳐 주십시오.”
바라문 선생은 나가세나에게 말했다.
“자, 그럼 귀여운 꼬마야! 어디 성전을 좀 공부해 볼까?”
바라문 선생은 가르쳤다, 소년 나가세나는 겨우 한 번만 가르쳤는데도 세 가지 베다를 마음에 철저히 새겨 높은 소리로 암송하고 그 뜻을 잘 파악했으며, 그 사용되는 의식의 경우를 정확하게 확립하였고, 그 오묘하고도 깊은 뜻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한 번에 세 가지 베다와 베다 성전에 관한 어휘, 의궤, 음운론, 어원론, 넷째의 아타르바 베다와 다섯째의 역사 전설에 있어서 지혜의 눈을 뜨고 박식하게 문법을 알았으며 순세론이라든가 관상학에까지 통달해 있었다. 그때 소년 나가세나는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 우리 바라문가에서는 더 이상 배울 게 있습니까? 아니면 다만 이것뿐인가요?”
“사랑하는 내 아들 나가세나야, 우리 바라문가에는 더 이상 배울 것은 없단다. 배울 것은 이것뿐이란다.”
그래서 소년 나가세나는 선생 앞에서 최후의 학습을 받고 집을 나와 과거의 습성에 의한 마음의 움직임대로 고요한 장소를 찾아 홀로 명상에 잠겼다. 그리고 자신이 배운 것을 처음과 중간과 마지막에 걸쳐 되새겨 보았으나 처음과 중간 또는 마지막에 있어서 아무런 가치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독백하고 후회하고 마음 밑바닥으로부터 괴로워했다.
‘벗이여, 이들 베다는 실로 공허하다. 벗이여, 이들 베다는 실로 왕겨와 같이 가치가 없고 진실이 없는 것이다.’
때마침 존자 로하나는 밧타니아의 주거에 앉아 소년 나가세나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타심통으로 알았다. 속옷을 입고 가사를 걸치고 발우를 손에 들고 밧타니야의 주거에서 모습을 감추고 카장가라 바라문촌에 나타났다. 소년 나가세나는 자기 집 문간에 서서 존자 로하나가 아득히 먼 저쪽에서 오는 것을 보았다. 소년은 그를 보고 반갑고 기뻐 어쩔 줄 모르며 좋아했다. 소년 나가세나는 생각했다.
‘아마 이 출가자는 언제가 진실을 가르쳐 줄 수 있을 거야.’
그리고는 존자 로하나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가까이서 존자 로하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존자여, 그와 같이 머리를 깎고 황색 옷을 입은 당신은 대관절 누구십니까?”
“소년이여, 나는 출가한 사람이란다.”
“존자여, 어찌하여 당신을 ‘출가한 사람’ 이라 합니까?”
“소년이여, 갖가지 악의 더러움을 여의기 위해 집을 나온 것이란다. 그래서 ‘나는 출가한 사람’ 이라고 한 것이란다.”
“존자여, 무슨 이유로 당신의 머리카락은 다른 사람들처럼 자라지 않나요?”
“소년이여, 출가한 사람은 열여섯 가지 출가생활에서의 장애를 보고 머리카락이라든가 수염을 깎는단다. 열여섯 가지란 어떤 것인지 아느냐? 다음과 같단다.
(1) 여러 가지 장식품으로 꾸미는 장애
(2) 아름답게 화장하는 장애
(3) 기름을 바르는 장애
(4) 머리를 감는 장애
(5) 꽃장식을 붙이는 장애
(6) 향료를 쓰는 장애
(7) 향을 바르는 장애
(8) 카리륵의 마른 열매처럼 되는 장애
(9) 아마륵의 마른 열매처럼 되는 장애
(10) 염색하는 장애
(11) 머리를 묶는 장애
(12) 빗질을 해야 하는 장애
(13) 이발하러 가는 장애
(14) 머리를 푸는 장애
(15) 이가 생기는 장애
(16) 모발이 빠질 때 탄식, 걱정, 슬픔으로 가슴 치며 우는 곤혹스런 장애
소년이여, 이들 열여섯 가지 장애에 가려진 사람들은 일체 오묘한 학문과 예술을 그르쳐버리고 만단다.”
“존자여, 무슨 이유로 당신의 옷 역시 다른 사람과 같지 않습니까?”
“소년이여, 속인들의 옷은 오욕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아름다운 것이 특징이란다. 의복에서 생기는 어떠한 두려움도 황색 옷에는 존재하지 않는단다. 그러므로 우리들의 옷 또한 다른 사람과 같지 않단다.”
“존자여, 당신은 모든 학문과 예술을 알고 계십니까?”
“그렇고 말구, 소년이여, 나는 모든 학문과 예술을 알고 있단다. 이 세상에서 최상의 성전도 알고 있지.”
“존자여, 그것을 제게도 가르쳐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럼, 가르쳐 줄 수 있고 말구.”
“그러면 제게 가르쳐 주세요.”
“소년이여, 지금은 적당한 때가 아니구나, 나는 탁발을 하기 위해 마을에 온 것이란다.”
그리하여 소년 나가세나는 존자 로하나의 손에서 발우를 받아들고 그를 집 안으로 맞아들여 수북하게 담겨져 있는 단단하고 부드러운 음식물을 손수 가져다 만족하게 드리리라 생각하고 마음껏 드시게 했다. 존자 로하나가 식사를 마치고 발우를 내려놓았을 때 나가세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존자여, 이제 제게 가르쳐 주세요.”
존자 로하나가 말했다.
“소년이여, 네가 장애를 떠나 부모님에게 너의 출가에 대한 동의를 얻어내고 내가 입은 출가자의 옷을 입는다면 그때 가서 나는 그 성전을 가르쳐 줄 것이다.”
그러자 소년 나가세나는 부모님에게 다가가 말했다.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 이 출가자는 이 세상에서 최상의 성전을 알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기 밑에서 출가하지 않는 자에게는 그것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저는 저 분 밑에 출가하여 그 성전을 배우려고 합니다.”
그때 그의 어머니 아버지는 ‘출가를 해서라도 이 아이가 성전을 터득했으면 좋겠다. 완전히 터득한 뒤에 다시 데리고 오면 되지’ 하고 생각하고는 이에 동의했다.
“그래 아들아, 허락하겠다. 그것을 공부해 보렴.”
그래서 존자 로하나는 소년 나가세나를 데리고 밧타니야 주거의 비쟘바 암자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비쟘바 암자의 휴게소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락키타타라로 가서 무수한 아라한들 가운데서 존자 로하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존자여, 나는 당신의 옷을 입고 있습니다. 제게 성전을 가르쳐 주십시오.”
그때 존자 로하나는 생각에 잠겼다.
‘나는 나가세나에게 최초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숫단타인가 아니면 아비담마인가. 이 나가세나는 실로 영리하니까 쉽게 아비담마를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4
동봉역-민족사본
2559.0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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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론
서-4
그리고는 최초로 아비담마를 가르쳤다. 그러자 존자 나가세나는 다음과 같은 아비담마 삐따까(논장) 모두를 스승의 단 한 번의 독송으로 완전히 통달하였다.
(1) 선의 성질, 불선(不善)의 성질 그리고 무기(無記 : 선도 아니고 불선 · 악도 아닌 것)의 성질로 나누고 다시 삼대와 이대의 법으로 조직된 ≪담마상가니≫(법집론)
(2) 다섯 가지 구성요소를 분별하는 등 열여덟 가지 분류로써 조직된 <비방가파카라나>(분별론).
(3) 포섭과 비포섭 등 열네 가지로 분류된 <닷투카타파카라나>(계론)
(4) 구성요소의 식별, 영역(감각기관과 대상과의 대응관계)의 식별 등 여섯 가지로 분류된 <풋가라팡냐티>(인시설론).
(5) 자설 오백론, 타설 오백론, 도합 천론을 집성하여 분류한 <카타밧투파카라나>(논사)
(6) 이대의 기관, 이대의 구성요소 등 열 가지로 분류된 <야마카>(쌍론)
(7) 뿌리 조건, 대상 조건 등 스물네 가지로 분류된 <빳타나>(24조건. Conditional Relation. 發趣論)
그리고 나가세나는 말했다.
“존자여, 그만 두십시오. 그 이상 더 말씀하지 마십시오. 저는 그것만을 독송하겠습니다.”
그리고 존자 나가세나는 무수한 아라한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가까이 다가가 무수히 많은 아라한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존자여, 저는 선의 성질, 불선의 성질, 무기의 성질인 이들 세 가지 언어를 배열하여 이 모든 논장을 상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좋으실 대로 나가세나여, 말해 보시게.”
그리하여 존자 나가세나는 일곱 달 동안 일곱 가지 논을 두루 설명하였다. 대지는 진동하고 모든 하늘은 칭찬하고 범천은 손뼉을 치고 하늘에서 전단향 가루와 하늘의 만다라화가 쏟아졌다. 그리고 무수한 아라한들은 존자 나가세나가 만 스무 살이 되었을 때 락키타타라에서 구족계를 주었다. 바야흐로 완비된 계를 받은 존자 나가세나는 그 밤을 지나 이른 아침 내의를 입고 가사를 걸친 뒤 발우를 손에 들고 마을로 탁발을 하러 들어갔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스승님은 머리가 텅 빈 양반이다. 실로 나의 스승님은 어리석은 분이다. 나머지 붓다의 말씀인 경장과 율장을 그대로 두고 최초로 나에게 논장을 가르치셨으니.’
그때 존자 로하나는 존자 나가세나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타심통으로 알고 존자 나가세나에게 말했다.
“나가세나여, 자네는 어울리지 않는 생각을 하고 있구나. 나가세나여, 그런 걸 생각하는 것은 자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자 존자 나가세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아, 실로 불가사의한 일이다. 아아, 실로 신기한 일이다. 우리 스승님이 나의 마음 속 생각을 타심통으로 알고 계시다니! 나의 스승님은 완전한 현자이시다. 나는 스승님께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존자 나가세나는 존자 로하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존자여,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그런 생각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그때 존자 로하나는 존자 나가세나에게 말했다.
“나가세나여, 나는 그 정도로는 자네를 용서할 수가 없다. 그런데 나가세나여, 사가라라는 도시가 있다. 그곳은 밀린다왕이 통치하고 있다. 그는 형이상학적 논의에 의해 질문을 하여 비구 상가를 괴롭히고 있다. 만일 자네가 그곳에 가서 그 왕을 논파하고 상가에 대하여 깨끗한 신심을 일으키게 한다면 나는 자네를 용서할 것이다.”
“존자여, 밀린다왕 한 사람이라면 문제없습니다. 존자여, 가령 전 인도의 모든 왕들이 와서 질문을 하더라도 저는 그 어려운 질문 모두에 답하여 해결해 보겠습니다. 존자여,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그러나 존자 로하나는 완강했다.
“나는 자네를 용서할 수 없다.”
그때 존자 나가세나가 말했다.
“존자여, 그러면 이 우기 석 달 동안 저는 누구 밑에서 지내야 하겠습니까?”
“나가세나여, 현재 존자 앗사구타가 밧타니야 주거에 머물고 계시다. 나가세나여, 자네는 존자 앗사구타가 계시는 곳을 찾으라. 찾아 뵙고 내 이름으로 존자 앗사구타의 발 아래에 머리 숙여 공손히 절하고 그분에게 이렇게 말씀드려라. ‘존자여, 저희 스승님은 존자의 발 아래에 머리 숙여 공손히 절하고 존자께서 병은 없으시며 경쾌하신지, 그리고 건강하시여 안온하신지 여쭙게 하셨습니다. 저희 스승님은 우기 석 달 동안 존자 밑에서 지내라시며 저를 보내셨습니다’라 하고, 또 ‘너의 스승이 뉘시더냐?’ 하고 물으셨을 때 ‘존자여, 로하나 장로라 합니다’ 라고 말함이 옳다. ‘내 이름이 뭔지 알고 있느냐?’ 라고 존자 앗사구타께서 말씀하시면 이렇게 말하는 게 좋다. ‘존자여, 저희 스승님은 존자의 존함을 알고 있습니다’ 라고 하라.”
존자 나가세나가 대답하였다.
“존자여,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밀린다왕문경
동봉역-민족사본
2559.04. 18
대론
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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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자 나가세나는 존자 로하나에게 인사한 뒤 스승의 오른쪽으로 돌아 물러나와 발우와 가사를 손에 들고 차례차례 여러 곳을 순력하면서 밧타니야의 주거로 존자 앗사구타를 찾아갔다.
도착하여 존자 앗사구타에게 인사를 하고 한녘에 앉았다. 한녘에 않은 존자 나가세나는 존자 앗사구타에게 이렇게 말했다.
“존자여, 저희 스승님은 존자의 발 아래 머리 숙여 공손히 절하고 이렇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존자께서 병은 없으시고 경쾌하신지, 그리고 건강하시며 안온하신지를 여쭙습니다’라고요.
존자여, 저희 스승님은 우기 석 달 동안 존자 밑에서 지내라시며 저를 보내셨습니다.”
그러자 존자 앗사구타는 나가세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자네 이름이 뭐지?”
“존자여, 저는 나가세나라고 합니다.”
“자네 스승은 뉘시던가?”
“존자여, 저희 스승님은 존자의 존함을 알고 계십니다.”
“그래 그래. 나가세나여, 발우와 가사를 내려놓아라.”
“존자여,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존자 나가세나는 이렇게 말하고 가사와 발우를 내려놓았다.
그 다음날 그는 앗사구타 장로의 승방을 청소하고 세숫물과 양칫물을 준비했다. 그런데 장로는 손수 다시 그 승방을 청소하고 준비했던 물을 쏟아버린 뒤 다른 물을 가져왔다. 그리고 준비한 이쑤시개를 던져버리고 다른 이쑤시개를 들었다. 장로는 한 마디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렇게 칠 일이 지나갔다. 칠 일째 되던 날 그를 향해 다시 똑같은 질문을 했다. 나가세나가 다시 전과 마찬가지로 대답했을 때, 장로는 그에게 우기 동안의 거주(안거)를 허락했다
그때 한 훌륭한 부인 신자가 존자 앗사구타에게 삼십 년간 시중을 들고 있었다. 석 달이 지난 어느 날 그 부인 신자는 존자 앗사구타가 있는 곳으로 가서 존자 앗사구타에게 이렇게 말했다.
“존자여, 존자 밑에 다른 비구가 있습니까?”
“부인 신자여, 내 밑에 나가세나라는 비구가 있습니다.”
“그러면 존자 앗사구타여, 나가세나와 함께 내일 공양을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존자 앗사구타는 침묵으로 승낙의 뜻을 나타내었다.
그리하여 존자 앗사구타는 그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 내의를 입고 발우와 가사를 손에 들고 어린 출가자 나가세나와 함께 훌륭한 부인 신자의 거처로 나아갔다. 가서 준비된 자리에 앉았다. 그때 그 부인 신자는 존자 앗사구타와 존자 나가세나에게 단단하고 부드러운 많은 음식을 손수 시중을 들어가며 만족하게, 그리고 마음대로 드시게 했다. 그때에 존자 앗사구타는 식사를 끝내고 발우를 내려놓은 뒤 존자 나가세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가세나여, 자네는 이 훌륭한 부인 신자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라.”
이렇게 말하고 자리를 떴다.
그때 그 훌륭한 부인 신자는 존자 나가세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존자 나가세나여, 저는 노인입니다. 매우 심오한 진리의 가르침으로 저에게 축복을 내려 주십시오.”
그래서 존자 나가세나는 이 훌륭한 부인 신자에게 출세간의 공성에 관한 매우 심오한 아비담마로써 축복해 주었다. 이때 바로 그 자리에서 이 훌륭한 부인 신자에게 ‘모든 생겨난 존재는 어느 것이든 소멸하는 존재’ 라고 하는 깨끗하고 더러움이 없는 진리의 눈이 생겼다.
존자 나가세나도 또한 이 훌륭한 부인 신자에게 축복하기를 마치고 스스로 설한 진리의 가르침을 통찰하여 관찰력을 일으키자 그 자리에 앉은 채로 ‘성자의 흐름에 들어간 경지’를 획득하고 그 경지에 머물렀다.
때마침 존자 앗사구타는 정자에 앉아 있다가 그들 두 사람이 함께 진리의 눈을 획득한 것을 알고 ‘참 잘 되었구나’를 연발했다.
“잘 되었구나, 참으로 잘 되었어. 나가세나여, 하나의 화살을 쏘아 두 개의 위대한 신체를 맞혔구나!”
수천의 모든 하늘들도 또한 ‘참으로 좋습니다’를 연발했다. 존자 나가세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존자 앗사구타가 있는 곳으로 갔다. 가서 존자 앗사구타에게 인사하고 한쪽에 앉았다. 한쪽에 앉은 존자 나가세나에게 존자 앗사구타는 말했다.
“나가세나여, 그대는 파타리풋타로 가라. 파타리풋타 도시의 아쇼카 동산에 존자 담마라키타가 살고 있다. 그대는 그분 밑에서 붓다의 말씀을 완전히 습득하라.”
“존자여, 파타리풋타 도시는 여기서 어느 정도 거리에 있습니까?”
“나가세나여, 백 요자나이다”
“존자여, 거리가 상당히 멉니다. 도중에서 탁발하여 먹을 것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어떻게 가야 하겠습니까?”
“나가세나여, 그대는 갈 수 있다. 도중에서 쌀죽이라든가 뉘를 골라낸 쌀밥, 여러 가지 스프, 조미료 등 먹을 것을 탁발할 수 있을 것이다.”
“존자여,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2559.04. 20.
1-6 – 석 달만에 삼장을 터득하고 하루만에 아라한이 되다
그렇게 대답하고 존자 나가세나는 존자 앗사구타에게 인사한 뒤 오른쪽으로 돌아 물러나와 발우와 가사를 손에 들고 파타리풋타를 목적지로 순력의 길에 올랐다.
그때 파타리풋타 사람으로 어떤 부유한 상인이 오백 대의 수레를 이끌고 파타리풋타로 통하는 길을 가고 있었다. 파타리풋타의 부유한 상인은 존자 나가세나가 멀리서 오는 것을 보았다. 그를 보자 오백 대의 수레를 멈추고 존자 나가세나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가까이 다가가 존자 나가세나에게 인사를 하고 나서 말했다.
“존자여, 당신은 어디로 가십니까?”
“장자여, 나는 파타리풋타로 가는 중입니다.”
“존자여, 그거 참 좋습니다. 저희도 파타리풋타로 갑니다. 당신은 저희들과 함께라면 즐거운 여행이 되실 것입니다.”
파타리풋타의 부유한 상인은 존자 나가세나의 위의에 매우 기뻐하며 존자 나가세나에게 단단하고 부드러운 많은 음식물을 손수 가져다 마음대로 만족스럽게 들게 했다. 그리고 존자 나가세나가 식사를 끝내고 발우에서 손을 땠을 때 허름한 좌구를 펴고 한쪽에 앉았다. 한쪽에 앉은 파타리풋타의 부유한 상인은 존자 나가세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존자여, 당신의 존함은 무엇입니까?”
“장자여, 나는 나가세나라 합니다.”
“존자여, 당신은 붓다의 말씀을 알고 있습니까?”
“자산가여, 나는 아비담마의 모든 가르침을 알고 있습니다.”
“존자여, 그것은 제게 있어서는 아주 다행한 일입니다. 존자여, 제게 있어서는 참으로 다행한 일입니다. 존자여, 저 역시 아비담마 학도입니다. 당신도 또한 아비담마 학도시구요. 존자여 아비담마의 가르침을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존자 나가세나는 파타리풋타의 부유한 상인에게 아비담마를 설했다. 이를 점차로 설해갈 무렵 파타리풋타의 부유한 상인에게 ‘모든 생겨난 존재는 어느 것이든 소멸하는 존재’ 라고 하는 깨끗하고 더러움이 없는 진리의 눈이 생겼다.
그리고 나서 파타리풋타의 부유한 상인은 오백 대의 수레를 자신의 수레보다 앞세우고 자신은 그들의 뒤에서 갔다. 그는 파타리풋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갈림길에 이르렀을 때 멈춰서서 존자 나가세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존자 나가세나여, 여기가 아쇼카 동산으로 가는 길입니다. 존자여, 이것은 제가 가지고 있는 길이 16핫타에 폭이 8핫타인 값나가는 모직물입니다. 존자여, 자비를 드리워 이 값비싼 모직물을 받아 주십시오.”
존자 나가세나는 자비를 드리워 그 값비싼 모직물을 받았다. 그러자 파타리풋타의 부유한 상인은 소년처럼 기뻐하며 환희에 차 뛸 듯이 좋아했다. 참으로 만족한 마음으로 존자 나가세나에게 인사하고 존자의 오른쪽으로 돌아 물러갔다.
그리고 존자 나가세나는 아쇼카 동산의 존자 담마락키타가 있는 곳으로 갔다. 가까이 다가가 존자 담마락키타에게 인사하고 자신이 온 이유를 말했다. 그 뒤 존자 담마락키타 밑에서 단지 한 번의 설명으로 석 달 동안에 삼장(경 · 율 · 논)의 붓다의 말씀을 문자상으로 습득했다. 다시 이어서 석달 동안에 그것을 뜻으로 터득하였다. 그때 존자 담마락키타는 존자 나가세나에게 말했다.
“나가세나여, 예를 들면 소치는 자가 소를 사육하지만 소의 산출물은 다른 사람들이 사용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나가세나여, 자네는 붓다의 말씀인 삼장을 습득하고는 있으면서 스스로 출가 수행의 과위를 누리지는 못하는 자다”
존자 나가세나가 말했다.
“가르침은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그는 그날 만 하루에 걸쳐 네 가지 무애자재의 이해력(사무애해)과 함께 아라한의 경지를 획득했다. 네 가지 진리에 통달하자 모든 신들은 찬미의 노래를 부르고 대지는 진동했다. 범천은 손뼉을 치고 하늘에서는 전단향 가루와 만다라화가 내렸다.
2559.04. 22.
서7 – 밀린다왕의 질문에 침묵하는 아유파라 존자
때마침 무수한 아라한들은 히말라야 산 락키타타라에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존자 나가세나에게 사자를 보내어 알렸다.
“나가세나여, 오라. 우리는 나가세나를 만나고 싶어 한다.”
그리하여 존자 나가세나는 사자의 말을 듣고 아쇼카 동산에서 모습을 감추고 히말라야 산 락키타타라에 있는 무수한 아라한들 앞에 나타났다.
그때 무수한 아라한들은 존자 나가세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가세나여, 저 밀린다왕은 의론과 그 반대론으로써 질문을 하여 비구대중을 괴롭히고 있다네. 나가세나여, 부탁하네. 자네가 가서 저 밀린다왕을 굴복시키게.”
“존자들이여, 밀린다왕 한 사람뿐만이 아니라 가령 전 인도의 왕들이 와서 제게 질문을 하더라도 그 난문 모두를 답해 해결해 보겠습니다. 그러니 존자들이여, 여러분들은 염려치 마시고 사가라 도시로 가십시오.”
그때 장로와 비구들은 사가라로 가서 도시 전체를 황금빛 가사의 광명으로 빛내며 선인의 훈풍을 풍겼다. 마침 그때 존자 아유파라라는 장로가 상캬 승방에 머물고 있었다. 그때 밀린다왕은 시신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경들이여, 참으로 달은 밝고 아름다운 밤이로다. 이제 수행자 또는 바라문으로서 나와 함께 대론하여 의심을 풀어줄 수 있는 자를 찾아 대론의 질문을 하고 싶은데 그럴만한 사람은 대관절 누구이겠는가?”
그때 오백 명의 요나카인들은 밀린다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왕이여, 아유파라라는 장로가 있습니다. 그는 삼장을 외우는 자요, 많이 들은 자며, 전승의 가르침에 통달한 자입니다. 그는 지금 상캬 승방에 머물고 있습니다. 대왕이여, 전하께서는 가셔서 존자 아유파라에게 질문해 보십시오.”
“좋다. 그렇다면 존자 아유파라에게 나의 방문을 고하라.”
그리하여 궁정의 점성사가 존자 아유파라에게 사자로 보내졌다.
“존자여, 밀린다왕은 존자 아유파라를 만나 뵙고 싶어 하십니다.”
존자 아유파라는 기쁘게 대답했다.
“그러면 오시라 하십시오.”
그래서 밀린다왕은 오백 명의 요나카인들에게 둘러싸여 훌륭한 수레를 타고 존자 아유파라가 머물고 있는 상카 승방으로 왔다. 가까이서 존자 아유파라에게 인사하고 다정하고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어 안부를 나눈 뒤 한 쪽에 앉았다. 한 쪽에 앉은 밀린다왕은 존자 아유파라에게 이렇게 말했다.
“존자 아유파라여, 당신이 출가하신 것은 무엇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까? 또 당신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장로는 답했다.
“대왕이여, 실로 우리가 출가한 것은 진리를 실천하고 마음의 평안을 실천하기 위해서입니다.”
“존자여, 그렇다면 또한 재가자들도 누군가 진리를 실천하고 마음의 평안을 실천한 자가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재가자들도 진리를 실천하고 마음의 평안을 실천한 자가 있습니다. 대왕이여, 예를 들면 위대한 스승 붓다가 베나레스 이시파타나(선인들이 살던 곳), 즉 미가다야(사슴의 동산)에서 진리의 가르침인 법륜을 굴리셨을 때 일억 팔천의 범천이 법현관, 즉 진리의 파악에 통달하였고, 또 셀 수 없는 무수한 모든 천신들도 진리의 파악에 통달하였습니다. 그들은 모두 재가자였고 출가자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또 대왕이여, 위대한 스승께서 마하사마야 숫단타(대희경), 마하만가라 순단타(대길상경), 마하치타파리야야 숫단타(등심경), 라후로바다 숫단타(교계라후라경), 파라바바 숫단타(파멸법경)를 설하셨을 때 셀 수 없는 무수한 모든 하늘들이 진리의 파악에 통달하였습니다. 그들은 모두 재가자이고 출가자는 없었습니다.”
밀린다왕이 말했다.
“존자 아유파라여, 그렇다면 당신이 출가했다고 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전생에 지은 악한 행위의 결과에 따라 석가의 제자인 수행자들은 출가하여 여러 가지 두타의 지분을 엄격히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존자 아유파라여, 그들 ‘한 자리에서 식사하는 자’인 비구들은 모두 아마 전생에서 남의 음식물을 빼앗은 도둑이었고 그들이 전생에서 남의 음식물을 취한 행위에 결과에 의해 지금 ‘한자리에서 식사하는 자’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적당한 때에 따라 먹을 수가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계행이 없고 고행이 없고 청정한 수행이 없습니다.
게다가 또한 존자 아유파라여, 그들 ‘집 밖에서 사는 자’인 비구들은 모두들 아마 전생에서 촌락을 빼앗은 도적이었고 그들이 전생에서 남의 집을 파괴한 행위의 결과에 의해 ‘집 밖에서 사는 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잠자고 앉을 곳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계행이 없고 고행이 없고 청정한 수행이 없습니다.
그리고 또한 존자 아유파라여, 그들 ‘앉은 채로 옆으로 눕지 않는 자’인 비구들은 모두 아마 전생에 노상강도거나 도적이었고 그들이 전생에 길 가는 사람들을 붙잡아 묶어 앉힌 행위의 결과에 따라 지금 ‘앉은 채로 옆으로 눕지 않는 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침대에 누울 수가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계행이 없고 고행이 없고 청정한 수행이 없습니다.”
이렇게 말했을 때 존자 아유파라는 침묵할 뿐 한 마디도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자 오백 명의 요나카인들은 밀린다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왕이여, 장로는 현자입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없어서 한 마디도 답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자 밀린다왕은 존자 아유파라가 침묵하는 것을 보고 손뼉을 쳐 부르고 나서 요나카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아! 실로 인도는 텅 비었도다. 아아! 참으로 인도는 왕겨와 같다. 나와 함께 대론하여 의심을 제거해 줄 수 있는 수행자 또는 바라문은 단 한 사람도 없구나!”
그리고 밀린다왕은 자신의 주위를 돌아보고 요나카인들이 두려워하는 일 없이 진정되어 있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틀림없이 다른 누군가 나와 함께 대론할 수 있는 현인 비구가 분명히 있다. 왜냐하면 이들 요나카인들이 당혹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밀린다왕은 요나카인들에게 말했다.
“경들이여, 다른 누군가 나와 대론하여 의심을 제거해 줄 수 있는 현인 비구가 있는가?”
2559.04. 24.
서8 – 밀린다왕과 나가세나 존자의 첫 만남
한편, 그때 존자 나가세나는 한 무리의 출가자들에게 둘러싸여 촌락과 읍과 왕도에서 탁발하면서 점차 사가라 도시에 이르렀다. 그는 상가의 장이었고 가나(제자들의 집단)의 장이었으며 가나의 교사였다. 그의 이름은 세상에 알려져 명성이 있었으며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다. 또 그는 현자요 학자며 슬기로운 자로서 총명하고 박식하고 뛰어난 설명가로 교양이 있었으며 자신이 있었다. 많은 지식을 지닌 사람이요, 삼장에 통달한 스승이요, 베다에 정통한 사람이었다. 광대한 지혜를 지니고 전승의 가르침에 통달해 있었으며, 광대한 무애자재의 이해력의 소유자였다
또 그는 아홉 가지 부문의 스승이신 붓다의 가르침을 터득하여 간직한 사람이요, 최고 완전한 것에 도달한 사람이며, 승자이신 붓다의 말씀에 있어서 가르침의 정신과 문자의 설명을 훌륭하게 변별하였다. 그는 갖가지로 답하는 웅변에 자신을 갖고 있었고, 담론에 뛰어나 변설에 있어서 시원시원하게 얘기했다. 그러므로 사람들에게 그는 가까이하기 어렵고, 물리치기 어려운 사람이었다. 그는 침착하기가 대해와 같았고, 움직이지 않기로는 산왕과 같았으며, 사악을 물리치고, 어둠을 몰아내고, 광명을 가져다주는 위대한 웅변가로서 다른 가나의 장으로 뽑힌 사람들을 부들부들 떨게 만들었고 다른 이교도를 논파했다.
그는 비구 · 비구니, 남자 신도 · 여자 신도와 왕과 왕의 대신들 사이에서 외경되고 존중되고 숭앙되어 의복, 음식물, 침구와 좌구, 병중에 필요한 약의 네 가지 필수품은 물론, 최대의 이익과 최상의 명예를 얻고 있었다. 붓다의 지론, 최대의 이익과 최상의 명예를 얻고 있었다. 붓다의 지혜를 귀로 직접 듣고 싶어 찾아온 사람들에게 대하여 그는 승자 붓다의 가르침인 아홉 가지 보배를 설명하여 진리의 길을 일러 보여주고, 진리의 횃불을 들고, 진리의 성스러운 기둥을 세우고, 진리의 희생을 찬양하고, 진리의 깃발을 휘날리고, 진리의 깃대를 세우고, 진리의 법 고동을 불고, 진리의 북을 울렸다.
그는 사자의 포효처럼 울부짖었고, 인드라 천신의 우레처럼 그 소리를 울렸고, 감미로운 음성을 울렸고, 뛰어난 지혜의 번갯불과 같은 반짝임으로 덮었고, 연민의 물이 충만한 감로(불사의 약수)의 위대한 진리의 비로써 온 세계를 만족시켰다. 그때 존자 나가세나는 팔만의 비구들과 함께 이곳 상캬 승방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옛 사람들은 나가세나를 찬미하는 시구로 노래하였다.
그 나가세나는 많이 듣고 담론에 뛰어나고
총명하고 자신 있어
뛰어난 지혜로써 변설이 시기에 일치했으며
그 삼장의 스승이고 오부의 스승이며
나아가 사부의 스승인
비구들은 나가세나 아래로 모여들었다.
매우 심오한 지혜를 갖추고 현명하여 도(道)와 비도(非道)를
바르게 설명하는 자신에 찬 나가세나는
최상의 결과(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하였다.
그 총명하게 진리를 말하는 자
비구들에게 둘러싸인 그는
마을과 읍을 순회하면서 사가라에 가까이 갔다.
그때 상캬의 승방에 나가세나는 머물렀으니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는 사람들 가운데서 완전히
산중의 사자처럼 추앙받았다.’
한편, 그때 데바만티야는 밀린다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왕이여, 전하께서는 기다리십시오, 대왕이여, 전하께서는 조금만 기다립시오, 대왕이여, 나가세나라는 장로가 있습니다. 그는 현자 · 학자 · 지혜자이고 교양이 있고 자신이 있고, 많이 들은 사람으로서 담론에 뛰어나고, 변설에 있어서 시원시원하고, 의미와 그 표현과 언어와 변설에 네 가지 무애자재의 이해력이 최고에 이르러 있습니다. 그는 지금 상캬 승방에 머물고 있습니다. 대왕이여, 전하께서는 그곳에 가셔서 존자 나가세나에게 질문을 던지십시오, 그는 전하와 함께 대론하여 전하의 의심을 제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 밀린다왕은 뜻밖에 ‘나가세나’라는 말을 듣고 두렵고 오싹하여 머리끝이 쭈뼛했다. 그래서 밀린다왕은 데바만티야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가세나 비구가 나와 함께 대론할 수 있을까?”
“대왕이여, 그는 인드라 · 마야 · 바루나· 크베라 · 프라쟈파티 · 스야마 · 싼투시타 등 세계의 수호신이과도, 혹은 모든 사람들의 아버지이며, 할아버지들(선조)인 위대한 브라흐만과도 함께 대론할 수 있습니다. 하물며 인간에게 있어서는 더 없이 좋습니다.”
그리하여 밀린다왕은 데바만티야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 데바만티야여, 경은 존자에게 사자를 보내라.”
이렇게 말하고 데바만티야는 존자 나가세나에게 사자를 보냈다.
“존자여, 밀린다왕은 존자를 만나 뵙고 싶어하십니다.”
존자 나가세나도 또한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왕께서 직접 오십시오.”
그래서 밀린다왕은 오백 명의 요나카인들의 수행을 받으며 훌륭한 수레에 올라 대군의 세력으로 상캬 승방의 존자 나가세나가 있는 곳으로 가까이 갔다.
그때 존자 나가세나는 팔만 명의 비구들과 함께 정자 안에 앉아 있었다. 밀린다왕은 멀리서 존자 나가세나의 회중을 보며 데바만티야에게 이렇게 말했다.
“데바만티야여, 저 큰 회중은 누구의 것인가?”
“대와이여, 존자 나가세나의 회중입니다.”
그때 밀린다왕은 존자 나가세나의 회중을 멀리서 보고 두렵고 오싹하여 머리끝이 쭈뼛했다. 그때 밀린다왕은 코뿔소에게 포위된 코끼리같이, 금시조에게 포위된 용같이, 큰 뱀에게 포위된 여우같이, 물소에게 포위된 곰같이, 뱀에게 쫒기는 개구리같이, 표범에게 쫒기는 사슴같이, 땅꾼을 만난 뱀같이, 고양이에게 쫒기는 쥐같이, 악마를 쫒아내는 무당을 만난 악귀같이, 라후의 입에 들어간 달같이, 채롱 속에 들어간 뱀같이, 채롱 속에 들어간 새같이, 그물 속에 들어간 물고기같이, 뱀이 우글거리는 숲속에 들어간 사람같이, 벳사바나에게 반역하여 죄를 지은 야차같이, 임종할 때의 천자같이, 두렵고 · 떨리고 · 놀라고 · 자지러지고 ·몸의 털이 치솟고 · 근심하고 · 걱정하고 · 마음이 곤혹스럽고 · 마음이 뒤바뀌어, ‘이런 나를 사람들이 업신여겨서는 안된다’ 생각하고 다시 용기를 내어 데바만티야에게 이렇게 말했다.
“데바만티야여, 경은 나에게 존자 나가세나가 어떤 사람인가를 보고할 필요는 없다. 나는 보고를 받지 않아도 나가세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전하께서는 잘 아실 수 있으십니다.”
때마침 존자 나가세나는 그 비구대중 가운데 앞의 사만 명 비구보다는 젊고 뒤의 사만 명 비구보다는 나이가 들었다. 그리하여 밀린다왕은 앞과 뒤와 중앙의 모든 비구대중을 바라보고 멀리서 존자 나가세나가 바로 그 비구대중의 중앙에 앉아 있음을 보았다. 마치 사자가 두려움도 놀람도 없이, 몸의 털이 솟는 일 없이 두려워 떠는 일을 완전히 떠난 것과 같음을 보면서 그 모습에 따라 ‘저 사람이야말로 바로 나가세나다’ 라고 알았다. 그리고 밀린다왕은 데바만티야에게 이렇게 말했다.
“데바만티야, 저 사람이야말로 존자 나가세나다.”
“대왕이여, 그렇습니다. 저분이야말로 나가세나입니다. 대왕이여, 전하께서는 옳게 나가세나를 알아보셨습니다.”
여기서 왕은 ‘나는 사람들로부터 보고를 받지 않았는데도 나가세나를 알았다’ 며 기뻐했다. 그러나 밀린다왕은 존자 나가세나를 보자마자 두려워 망연자실하였고 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래서 시구로 노래했다.
올바른 행위를 완성하고
최상의 자기 제어를 잘 닦은 나가세나를 보고
이 왕은 이런 많은 말을 하였다.
‘많은 논사를 나는 보았고 많은 대론했다.
하지만 오늘 내 마음 속에 생기는
전율처럼 다가오는 공포는 일찍이 없었다.
틀림없이 오늘 패배는 예정되었고
승리는 나가세나에게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의 마음이 평온하지 않기 때문에.’
환희행사경 합장 _()_
http://cafe.daum.net/25570303/ToO4/1458?q=%B9%D0%B8%B0%B4%D9%BF%D5%B9%AE%B0%E6&re=1
일부용어 수정.
첫댓글 사두사두사두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어서 다음이야기가 기대 됩니다. 사두사두사두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