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피운 사위가 사망한 처를 대습상속할 수 있나/ 조혜정

<A name="[문서의 처음]"></A> [조혜정 변호사의 생활법률 25] 바람나 집나갔던 사위, 장인 죽자 재산상속 요구 A의 남편인 B는 결혼한 지 10년 만에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서 A와 아들을 버리고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A는 남편인 B가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혼자서 아이를 키우다가 그만 교통사고로 죽고 말았습니다. A의 아들은 A의 친정부모가 맡아서 키웠는데, 사위인 B는 아이를 보러 오지 않았고 양육비도 주지 않았습니다. 몇 년 후 A의 아버지가 사망하자 집 나간 남편 B가 갑자기 나타나서 '나와 아들도 상속권이 있으니 우리 몫을 달라. 아이는 데려가겠다'고 합니다. A의 어머니는 바람나서 딸(A)과 손자를 버리고 나간 사위가 도대체 무슨 낯짝으로 장인 재산을 탐내는지 기가 막힐 뿐입니다. 과연 B는 장인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을까요? 일단 B가 어떤 근거로 장인재산의 상속을 요구하는지 보겠습니다. 우리 민법에는 '대습(代襲)상속' 제도가 있습니다. 대습(代襲)의 습(襲)은 물려받다, 계승하다는 뜻이므로 대습상속은 '대신 물려받는 상속'이란 뜻입니다. 대습상속은 상속인이 될 사람이 상속을 받기 전에 사망하거나 상속결격자(상속을 받을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 상속결격에 대해서는 생활법률 18회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가 된 경우, 그 사람에게 자녀 등 직계비속이 있다면, 그 자녀 등 직계비속이 상속 전에 사망한 부모를 대신하여 상속을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민법 제1001조). 쉽게 말하자면 할아버지가 돌아가기 전에 아버지가 먼저 사망한 경우, 손자가 할아버지 재산을 아버지 대신 상속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대습상속인이 받는 상속분은 피대습인이 본래 받아야 할 상속분입니다. 사망한 상속인에게 배우자가 있는 경우, 이 배우자는 자녀들이 있는 경우에는 자녀들과 함께, 없는 경우에는 단독으로 대습상속인이 됩니다(민법 제1003조 제2항). 배우자 여부는 법률상 혼인을 기준으로 해서 결정하며 실제로 동거하고 있었는가는 문제되지 않습니다. 위 사안에 대해 보면 A가 B와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B는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가긴 했지만 A 사망 당시의 법률상 배우자로서 대습상속인 자격이 있습니다. 따라서 B는 법률상의 처였던 A를 대신하여 자신의 아들과 함께 장인재산에 대한 상속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B와 아들의 상속분은 A가 살아있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상속분이며, 이 상속분 중 B와 아들의 상속분 비율은 1.5:1이 됩니다 (배우자의 상속지분은 자녀의 상속지분에 50%를 가산합니다). 결론적으로 A의 어머니는 아무리 억울하더라도 B가 A의 대습상속인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면 법률적으로 이를 막기는 어렵다고 보아야 합니다. 서연합동법률사무소 02-3486-2140, http://www.ihonlawyer.co.kr 입력 : 2009.02.10 09:53 / 수정 : 2009.02.10 09:54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대습상속-사위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