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71회 등산 성봉(648m)
2020년 6월 21일(일)맑음 원성연 박용균 등산
충남 금산군과 전북 진안군 경계에 솟아있는 성봉은 그 품속에 금산 8경으로 지정된 죽포동천폭포를 비롯한 훌륭한 폭포들이 널려 있다. 넓은 암반의 높은 바위 낭떠러지 위에서 하얀 비단 폭을 풀어 내린 것처럼 곧바로 떨어지는 대단한 직폭인 죽포동천폭포의 장관은 보는 이의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죽포동천 폭포
이 골짜기의 무차치골은 암반으로 이루어진 계곡에 여러 개의 폭포가 연달아 걸려있어 마치 폭포의 전시장 같다. 꼬불꼬불 흘러내리는 와폭이 있는가 하면 바위에 패어진 홈통으로 물이 모아져 내리는 폭포가 있고 널리 퍼져서 실 날처럼 가늘게 가닥가닥 떨어지는 물 장막을 이루는 폭포가 있다.
금룡폭포
성봉은 훌륭한 계곡을 품고 있고 산자락에 숲이 우거지고 기암 괴봉이 어우러진 데다 바위에 뿌리를 내린 낙락장송이 많아 여름철 산행지로 제격이다.
초입부터 정상근처까지 옥 같이 맑은 물이 흘러내린다.
성봉의 산줄기는 충청남도 금산군과 전라북도 진안군, 완주군 경계인 금남정맥 능선 상에 솟아있는 750봉부터 시작된다. 750봉에서 금남정맥을 벗어나 남동쪽으로 달려 나간 충전지맥 산줄기가 충청남도와 전라북도의 도계를 이루며 약 3Km를 뻗어나가 선봉을 일으킨다. 선봉에서 북동쪽으로 3.5Km를 북상한 산줄기는 488봉을 빚어놓고 다시 방향을 남동쪽으로 틀어 750봉부터 약 12Km 거리에 성치산을 솟구친다.
산길에는 리본이 즐비해 격세지감을 느낀다.
성치산을 들어 올린 충천지맥 산줄기가 약 3.5Km를 뻗어 일으킨 산이 성봉이다. 성봉의 산줄기는 여전히 도계를 달리며 약 29Km를 더 뻗어나간다. 봉화산(671m)과 성덕봉(475m)을 빚은 충전지맥은 북쪽으로 방향을 바꿔 덕기봉(542m)을 일으키고 베틀봉(538m)에 이르러 남은 여맥을 금강에 가라앉힌다.
하얀 암반 위를 흐르는 계류
금산군지를 비롯한 이 지역 옛 문헌들을 보면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이라는 이태백의 시구를 가져다 이곳 폭포들의 아름다움을 치켜세우고 있다.
주차장에 서있는 안내판
오늘은 2001년 7월 21일 7번째로 성봉을 답사한 이래 19년 만에 8번째 탐방이다. 성봉은 변해있었다. 예전에는 봉황천에 주차하고 봉황천을 건너 산행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를 건너 성봉 안내판이 서있는 널찍한 곳에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한다.(10:00) 안내판에는 12폭포의 명칭과 함께 폭포를 소개하는 글이 게재돼 있었다.
이정표 푯말
한 사람이 통행할 수 있는 예전의 농로는 차도 통행할 만큼 널찍한 시멘트포장도로로 바뀌었다. 평지 길로 나아가니 성봉 4.2Km, 구석리 0.7Km란 푯말이 반긴다.(10:08) 계곡과 벗 삼아 조금 더 진행하니 성봉 1폭인 제일폭포가 나타난다.(10:15)
제 1폭포
잘생긴 바위 사이로 1m 정도로 낙폭을 하고 있다고 쓰여 있지만 볼 품 없는 폭포이다. 계류를 건너 조금 더 나아가자 2폭인 장군폭포가 나온다.(10:18) 십이 폭포의 모든 물줄기는 성봉 정상부 능선에서 흘러내리는데 장군폭포 물줄기는 유일하게 다른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다. 장군의 고함처럼 힘차다고 해 장군폭포라 불리는데 이름과 전혀 맞지 않아 생뚱맞다.
장군폭포
금방 3폭인 일주문폭포가 나타난다.(10:19) 잔잔한 못 위에 바위 2개가 양쪽으로 버티고 있어 신선계로 들어가는 일주문처럼 자리하여 일주문폭포로 불린다지만 해설만 거창할 뿐인 폭포다.
일주문폭포
1, 2, 3폭포는 폭포로 지정하기엔 문제가 있다. 12폭포 위에도 폭포로 지정할 만큼 멋진 폭포가 3개쯤 된다. 누가 폭포를 정했는지는 모르지만 성봉을 수없이 답사한 전문가에게 한번 만이라도 자문을 받았다면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삼단폭포
바로 일주문에서 신선계의 대문으로 통하는 계단처럼 자리한 4폭인 삼단폭포가 나온다.(10:20) 비록 규모는 작지만 자연미가 넘치고 못 아래 드리워진 소나무사이로 보면 그 풍광이 더욱 아름답고 투명한 물빛은 거울처럼 반짝여 폭포로 지정하기에 적당하다.
죽포동천 폭포의 필자
박용균 부회장은 물이 너무 맑다 하며 대전 근교에 이런 산이 있다니! 하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곧이어 십이폭포의 백미인 5폭 죽포동천폭포가 반긴다.(10:22) 죽포동천폭포는 폭로 아래에 새겨진 마른하늘에 날벼락인 청뢰(晴雷)라는 글씨처럼 십이폭포를 대표하는 폭포이고 십이폭포 중 가장 규모가 큰 폭포 이다.파란 대나무처럼 우거진 수목이 맑은 물에 비춰져 마치 수면이 대나무 숲처럼 보여 죽포이고 맑은 골짜기 안에 따로 있는 별천지로 신선이 사는 동천이라 하여 죽포동천폭포라고 한다.
구지소유천 폭포
아름다움에 푹 빠진 다음 정규 등산로가 아닌 폭포 옆에 나있는 험한 길로 산을 올라가 5폭 상단에 선다. 이곳에서 뒤돌아 본 5폭의 풍광도 아름답다. 상단 앞에는 6폭인 구지소유천 폭포가 아름다움을 뽐낸다.(10:31)
“눈을 뿜어 숲나무 끝과 벽에 푸른 안개 피어오르고 층층이 열두 개의 신령스런 발이 걸려있으니 석문은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네. 이것이 구지봉과 소유천이라는 것을 알겠네.” 라는 시가 있어 구지 소유천 폭포라 부른다. 옛날의 산 이름과 계곡 이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구지 소유천 폭포에는 시원한 바람을 차고 있다는 뜻을 갖은 풍패(風佩)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기도 하다.
명설폭포
산길이 아닌 계곡으로 산을 오르며 계곡미를 감상한다. 바로 폭포수가 바위의 빗살 같은 홈을 타고 가닥가닥 흘러내리는 모습이 꼭 수염고래 입처럼 생긴 7폭 고래폭포에 이른다. 고래폭포도 폭포로 지정하기에는 흠결이 있는 것 같았다. 고래폭포가 입이라면 구지소유천 폭포는 고래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처럼 보인다. 곧이어 잘 다듬어 진 것 같은 하얀 못이 제법 깊어 보이는 8폭 명설폭포에 닿는다. 하얀 물보라는 눈이고 폭포수가 바닥에 떨어지며 나는 소리가 명이라는 뜻인 명설(鳴雪)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운옥폭포
폭포의 풍광은 점입가경이 된다. 운옥(雲玉)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9폭 운옥 폭포에 닿는다.
(10:36) 물방울은 은하수를 뜻하고 구름 위로 은하수가 흘러가는 것처럼 보여 운옥 이란 이름의 설명을 하였는데 내 견해로는 옥처럼 맑은 물이 높이 떠 있는 구름처럼 흘러간다! 고 풀이하고 싶다.
운옥폭표 표지판
운옥 폭포는 모두 여섯 개의 못을 거느리고 있어 12폭포 중에서 가장 넓은 폭포이다. 또 등용문과 관련된 뜻이 들어있는 어대원(魚大原)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거북폭포
바로 바위와 못과 작은 바위가 조화를 이뤄 거북이 형상의 10폭 거북폭포에 닿는다.(10:41) 거북폭포의 소도 깊고 수량이 풍성해 멋진 볼거리를 제공한다. 거북폭포 위에 있는 11폭 금룡폭포의 풍광도 으뜸이다. 긴 비단을 펼쳐 놓은 듯 황갈색용이 땅으로 흘러내리는 듯하고 그 폭포 끝자락에 금룡(錦龍)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금룡폭포
폭포 아래서 위쪽을 보면 폭포가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모습이다. 십이 폭포 중에서 가장 소중한 두 개의 폭포를 고르라고 하면 나는 5폭과 11폭을 들고 싶다. 5폭과 11폭이 십이 폭포의 압권이다. 벅찬 감동을 받고 하산 시 알탕을 하기로 한다. 11폭을 뒤로하고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완만한 산길로 산을 오른다. 산을 오르는 50대로 보이는 두 여성에게 말을 건네니 익산에서 산악회 차를 타고 왔다고 하며 너무도 멋진 산이라고 찬사를 한다.
이정표 푯말
조금 후 계류를 건너 계곡을 왼쪽에 두고 나아가자 성봉 2.9Km, 구만리 2Km란 푯말이 서있다.(10:46) 바로 폭포 왼편에 산학(山鶴)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12폭인 산학폭포에 이른다.(10:47) 신선이 사는 십이폭포에서 신선이 타고 다니는 학처럼 보인다 고 쓰여 있다.
산학폭포
태곳적 자연미를 갖춘 십이 폭포의 멋진 경관과 벗 삼아 완만한 산길로 계속해 나아간다. 성봉 2Km, 신동봉으로 갈리는 계곡 삼거리서(11:02) 계곡을 왼쪽에 끼고 진행한다. 폭포로 지정이 돼도 손색이 없는 무명폭포 등을 지나 성봉 1.5Km 푯말이 서있는 곳에서(11:10) 계류를 건너 이젠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나아간다.
정상의 안내판
또다시 계류를 건너 계곡과 함께 나아가 삼거리에 이른다. 직진하는 길은 계곡과 함께 하는 길이지만 성봉 우회 길로 표시된 오른쪽 길로 방향을 틀어 급해진 산길로 산을 올라가 작은 능선에 이른다. 계속하여 급한 작은 능선을 타고 산을 올라가 주능선에 올라선다.(11:45)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시원한 바람을 쏘이며 맑고 깨끗한 공기를 쉴 새 없이 마신다. 산행의 기쁨을 10분쯤 누린 다음 하나의 봉우리를 넘어 성봉에 올라선다.(12:00)
정상의 필자
성봉 정상도 변해 있었다. 정상표지석도 박혀 있고 안내판도 서있고 좁은 정상부를 널찍하게 조성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나무에 둘러싸여 전망이 막혀 안타깝다. 안내판에는 동쪽으로 덕유산과 적상산 서로는 천태산과 민주지산, 남쪽은 용담호 북쪽은 십이 폭포를 품고 있는 무자치골을 볼 수 있다고 쓰여 있다. 예전에는 정상아래 바위에서 덕유산, 민주지산, 황악산, 진안 마이산, 남덕유산 등을 조망했었다.
삼거리 이정표
정상을 뒤로하고(12:20) 신동봉으로 뻗은 능선을 탄다. 조금 내려선 삼거리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산을 내려간다. 바로 물줄기가 나타난다. 정상 근처까지 물이 있는 것이 신기하다. 계류를 이리 저리 왔다가며 삼거리로 돌아온다.(12:40)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진행한 길을 역으로 나아간다. 금방 계류를 건너 나아가다가 두 번째 나타난 계류를 건너(12:44) 계곡을 오른쪽에 끼고 나아간다. 세 번째 계류를 건너(12:48) 계곡을 왼쪽에 두고 진행한다. 곧이어 네 번째 계류를 건넌다.(12:50) 바로 십이 폭포의 하나로 지정돼도 손색이 없을 만큼 멋진 숨은 폭포가 나타난다. 맑은 물줄기를 힘차게 쏟아내고 있다.
안전시설물이 곳곳에 시설돼 있다
조금 후 신동봉 삼거리에 이르고(13:00) 12폭 산학폭포에 이른다.(13:10) 금방 계류를 건너고
(13:11) 다시 계류를 건너(13:13)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진행한다. 또다시 계류를 건너 계곡을 왼쪽에 두고 산을 내려가다가 약간 험한 곳을 지나 11폭 금룡폭포와 10폭 거북폭포에 이른다.
(13:16)
금룡폭포
금룡폭포서 알탕을 한다. 물속에 몸을 담그니 환희심이 가득하다. 마치 신선의 세계에서 노는 듯하다. 물에는 물고기가 유영하고 있고 다슬기도 있다. 물이 너무 차 오랫동안 담글 수 없었다. 10여분쯤 산행의 피로를 푼 다음 올라온 길을 따라 나아간다. 이제 폭포에는 많은 피서객들이 몰려 있고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시 한 번 5폭 죽포동천폭포를 감상하고 발걸음도 가볍게 나아간다.
산길은 완만해 트레킹 코스와 비슷하다
오늘 산행은 완만한 산길로 진행이라 트레킹 코스와 같았고 아름다운 폭포들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그리고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 덕분에 코로나19로 답답한 마음이 시원하게 뻥 뚫리었다.
◈ 산행마침: 14시 4분
◈ 도상거리 9.93Km, 4시간 4분소요(휴식시간 48분포함)
평균속력 2.93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