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최규순 선생님의 카페에서 우연히 알게 된 남궁담 작가...
한번도 만나 본 적은 없지만 왠지 저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물론 글을 읽고 나서입니다.

추천학년 : 3학년 이상
배경은 충남 부여, 1970년대 정도입니다.
철물점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4형제..
분명 부자인데, 옷차림새나 쓰는 물건 등은 거지와 비슷하다고 느끼는 주인공 명자...
그 어린 명자의 눈으로 볼 때, 아버지는 지독한 구두쇠이고 엄마와 자식들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주의자입니다.
이야기는 명자의 눈으로 본, 그 시대 그 시절 그 집안 얘기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전혀 공감 못할 시절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으나
지나간 시대를 배운다는 의미에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특히 그 아버지의 돈궤에 공감했습니다.
아버지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고
병원비를 지불하기 위해 엄마가 돈괘를 열었을 때 차곡차곡 종류별로 놓여 있던 돈들...
제 아버지도 이야기 속 명자의 아버지와 비슷했습니다.
돈을 벌면 돈궤 속에 돈을 차곡차곡 넣었었죠.
그런데 제가 아프면서, 그 돈은 모두 병원비로 날아갔습니다.
아버지가 그렇게 자식들에게 사랑을 표현하지 않았던 것은,
어렸을 적 잃어버린 동생에 대한 생각 때문이었다는 게 나중에 밝혀집니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미움으로 똘똘 뭉쳐 있는 어린 명자의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리는 장면에서 울컥 뭔가가 치솟더군요.
오랜만에 감동적으로 읽은 책입니다.
* 안데르센상 금상을 받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