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가 최저임금보다 높다?

(이장규님 페북에서) 2023.7.14 그런데, 국힘 쪽에선 실업급여가 최저임금보다 높다는 데 이건 완전히 헛소리다. 실업급여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80%로 규정되어 있는데, 이게 최저임금보다 더 높을 리가 있냐? (사실은 좀 더 복잡하긴 하다. 올해는 최저임금의 80% 그대로지만 2019년부터 작년까지는 최저임금의 80%보다 좀 더 많았다. 그렇게 된 이유는 2019년 이전에는 하한액이 최저임금의 90%였고 그때 마지막 하한액이 일 60,120원이었는데, 2019년에 이를 80%로 바꾸는 대신 그렇게 계산해서 60,120원보다 적으면 최소한 60,120원은 주라고 단서조항을 달았고 그래서 작년까지는 계속 60,120원이었다가 올해 들어서야 최저임금의 80%가 61,586원으로 60,120원을 넘으면서 변경되었다. 어쨌든 실업급여가 최저임금보다 높지 않다는 건 규정상 명백하다.) 실제로 작년 기준으로 (국힘이 작년 기준으로 계산했기에 나도 작년 기준으로 계산한다), 최저임금은 월 1,914,440원이고 실업급여 하한액은 월로 계산하면 월 1,828,650원이다. 이것도 국힘은 월 1,847,040원이라는 데 계산이 틀렸다. 일 60,120*365/12하면 월 1,828,650원이 나오지 1,847,040원이 나오지 않는다. 산수를 틀리다니. 어쨌든 작년까지는 단서조항 때문에 최저임금의 80%보다도 더 높은 금액이 하한이 되다보니 큰 차이가 안 나지만, 그래도 실업급여보다는 최저임금이 높거니와 올해부터는 최저임금의 딱 80%가 그대로 하한액이 된다. 국힘 주장은 최저임금에서 세금과 4대보험료를 떼면 실수령액은 월 1,799,800원이고 이게 실업급여 하한액보다 적다는 것인데, 이것도 잘못된 논리다. 우선 최저임금을 받는 경우 세금은 거의 없다. 원천징수로 (가족 공제 전혀 없을 때) 월 19,120원을 떼지만 이건 나중에 연말정산하면 카드공제든 뭐든 해서 거의 돌려받는다. 원천징수되지만 나중에 돌려받는 세금을 포함시켜 실수령액이 더 적다고 주장하면 곤란하다. 4대보험료도 마찬가지. 가장 큰 게 국민연금으로 86,000원 정도 나가는 것인데 이건 나중에 연금으로 돌려받는 돈이다. 게다가 직장인은 사업주도 그만큼을 낸다. 즉 실제로 연금에 내는 돈은 172,000원 정도이다. 나중에 연금으로 받는 돈, 게다가 사업주도 그만큼 내는 돈을 뗐다고 그걸 빼면 실업급여가 더 많이 받는다고 주장하는 건 국민연금의 취지를 아예 무시한 것이다. 실업 상태라서 국민연금 안/못 내면 그만큼 연금이 줄어들고 가입기간 문제도 생기는데 그건 왜 생각 안 하냐? 건보료 역시 직장 안 다니면 지역가입자가 되는데 지역가입자는 직장가입자보다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 국민연금처럼 건보료 역시 직장가입자는 절반을 사업주가 내주는데 지역가입자는 전부 자기가 내야 하니까. (아, 피부양자로 등록하면 된다고?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피부양자가 될 수 없어서 지역가입자로 전환해야 하는 사람도 많다. 피부양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말하면 곤란하다. 실업급여 받는다고 건보료 안 내도 되는 것도 아니고. 1년 이상 직장가입자였던 경우 3년간은 직장가입자처럼 절반만 내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어쨌든 건보료를 내야 한다.) 고용보험료야 그 돈으로 현재 실업급여를 받는 것이니까 더 따질 이유도 없고, 산재보험료는 원래 노동자 본인은 일부 특수직종을 제외하고는 안 낸다 (대부분 사업주 부담). 결론적으로 실업급여가 최저임금보다 적다는 말은 완전히 헛소리다. 당장 실수령액이 약간 적은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건 주로 국민연금과 건보료 때문인데 국민연금은 추후 연금혜택이 있고 건보료는 어차피 실업자라도 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건 전혀 따지지 않고 그냥 받는 돈만 비교하냐? 게다가 그것도 작년까지라니까. 올해는 최저임금의 80%가 그대로 하한액이고 그럴 경우 최저임금의 실수령액이나 하한액이나 거의 비슷하다. 그럼 앞서 말한 연금혜택을 감안하고, 건보료는 실업자라도 내야 한다는 걸 감안하면 실업급여 받는 것보다는 최저임금 받는 게 더 낫다. 그리고 최저임금이 높아질수록, 최저임금의 80%인 실업급여 하한액과의 차이도 커진다. 그러니 정말 실업급여가 최저임금 실수령액과 비슷한 게 문제라면 최저임금을 대폭 높이면 된다. 간단한 해법이 있는데 왜 그건 말 안 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