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21 10:32 [스포츠 투데이]
한국프로농구에 또다시 이방인 ‘윌리엄스’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 90년대 말 한국농구와 인연을 맺은 카를로스 윌리엄스에 이어 올시즌 크리스 윌리엄스(25·울산 모비스)가 ‘트리플 더블’ 제조기로 명성을 떨치더니 여자농구 신한은행의 맥 윌리엄스(35)까지 초반부터 위력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카를로스 윌리엄스는 98∼99시즌 대우 제우스 시절 경기당 평균 27.7점으로 득점 2위에 오르는 등 공격만큼은 ‘NBA급’이라는 칭찬을 듣던 선수. 2002년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삼성이 전체 2순위로 지명할 만큼 눈독을 들였으나 시즌 전 미국에서 총격으로 사망해 한국팬들과의 재회가 무산되기도 했다.
하위에 머물던 모비스를 단숨에 선두그룹으로 끌어올린 크리스 윌리엄스는 올시즌 벌써 4번이나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는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호주(02∼03시즌) 독일(03∼04·04∼05시즌)에서도 소속팀을 챔피언으로 이끌어 ‘우승제조기’로도 불리는 윌리엄스는 20일 현재 경기당 24.82점에다 국내선수들의 전유물인 어시스트에서도 7.18개로 4위에 올라있다.
20일 개막한 여자프로농구에서 첫선을 보인 신한은행의 맥 윌리엄스(188㎝)도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스타답게 금호생명전에서 24점 25리바운드의 가공할 만한 실력을 보여줬다. 특히 17살의 딸까지 둔 맥 윌리엄스는 국내 외국인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지만 꾸준한 체력관리로 탄탄한 몸을 유지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김준 트레이너는 “9년 전부터 자신의 몸에 맞는 웨이트트레이닝 프로그램을 거르지 않고 하고 있으며 자신이 그날 먹은 물과 훈련내용까지 메모를 한다. 안정된 골밑플레이 자세를 위한 웨이트트레이닝도 따로 실시한다. 신한은행 선수들이 ‘언니처럼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고 전했다. 한국여자농구에서 가장 고참이라는 말에 ‘오 마이 갓’을 외치며 부끄러워한 맥 윌리엄스는 한국어책을 끼고 다닐 만큼 한국적응에 노력하고 있다.
송호진 / dmzsong@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