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광복절
임병식 rbs1144@daum.net
우리 역사를 떠올리면 민족의 선각자 함석헌선생의 말씀이 생각난다. 선생은 '뜻으로 본 한국역사'에서 강조했다.
"쓰다말고 붓을 놓고 눈물 닦지 않으면 아니되는 역사. 눈물 닦으면서도 그래도 또 쓰지 않으면 아니되는 역사. (중략) 이것이 역사냐 나라냐. 그렇다. 네 나라이며 내 나라요, 내 역사며 내 역사니라."
나는 금년 광복절에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았다. 천부당만부당한 일이지만 생략하고 말았다. 나만 그런가 하고 밖으로 나와 보았더니 다른 가정도 게양하지 않는 곳이 많았다. 그걸 보면서 다른이들의 마음도 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분란을 일으킨 것은 정부의 책임이 크다. 국가기관 광복회장이라면 마땅히 애국애족하며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선양하는 인물을 내세워야하는데 그렇지를 않은 것이다. 1948년이 진정한 건국이라며 일본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독립역사를 부정하는 인사를 앉혀놓은 것이다.
이를 보고 혀를 찬 사람은 나 뿐만 아니다. 일본을 편드는 것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대법원에서 확정한 강제징용자 배상정판결을 느닷없이 뒤집었다. 외무부장관이라는 사람이 TV앞에 나와서 뚱단지 같은 말을 했다. 해결책으로 우리가 먼저 컵에 물을 절반을 채우면 나머지는 일본이 채워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마치 일본에게 아부하고 싶어서 몸이 단 것 같아 보였다.
인식이 잘못 되었는데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결과는 보기좋게 배신으로 돌아왔다. 일본이 남은 컵에 물을 채워주기는커녕 오히려 뒤통수를 치고 나왔다. 독도도발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등재를 초등학교 교과서에까지 확대하고, 우리정부의 양해하에 강재징용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에 등재하는 일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그 양보도 분한데 정부가 하고 있는 걸 보면 일본편을 들지 못해 안달이 난것 같다. 그 편듬이 도를 넘는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저질은 패악과 청산되지 못한 것들을 대놓고 옹호한다.
이는 뉴라이트와 그 성향을 같이하는 인사들이 정부요직을 포진한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있다. 정부의 한 고위 인사는 이런 말을 했다. '수십차례 사과를 요구하는 건 피로감을 준다.' 그러면서 문제는 '일본의 마음' 이라고 내뱉었다.
현안은 독립기념관장의 문제이다. 자기는 뉴라이트가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그가 주장하는 말들을 뉴라이트들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때는 나라가 없었으니 1948년 8.15일에 비로소 나라가 건국됐다고 한다. 뉴라이트와 판박이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친일인명사전’ 제검토를 천명했다. 소신이 그러하다면 대저 몇 사람이나 친일파인명사전에 이름이 남아 있겠는가. 일제 강점 하에서 국민들은 모두 일본인이었다고 하는데 그것도 사실이 아니지만 그러한 친일성향으로 어떻게 민족자존을 지킬 것인가. 모처럼 힘들게 만들어 놓은 친일 인명사전이 미구에 분탕질이 되고 말겠구나 하는 걱정이 된다.
우리나라는 3.1독립만세운동을 계기로 1919년 엄연히 임시정부를 세웠다. 선각자들이 상해 프랑스 조계지에 헌법을 제정하여 국호를 대한제국에서 제(帝)자를 민(民)으로 바꾸어서 ‘대한민국’으로 선포했다. 그리고 국제는 민주공화정으로 확정했다.
흔히 국가의 성립요소를 국민, 주권, 영토로 꼽는다. 주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국토를 침탈당하기는 했지만 국민들은 온전히 보존되어 있었다.
임시정부와 독립군들은 주권을 되찾고 국토를 회복하기 위해여 국내와 국외에서 함께 힘을 합쳐 줄기차게 독립투쟁을 펼쳐나갔다.그 결과로 우리는 해방을 맞았고, 강점당한 영토를 되찾은 것이다. 그런데, 뉴라이트 인사들은 이를 부정하며 일제 강점기 때는 일본의 속국이었다고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한다. 아니, 법통을 부정 뿐 아니라 소위 신민지근대화론을 펴면서 일본측 주장을 강변한다.
일제강점기때 철도가 놓여지고 산업시설이 갖춰져 잘살게 되었다고 떠들어 댄다. 곡물수탈도 수출로 호도하고, 위안부도 돈을 받고 자발적으로 간 것이며 강제징용도 없었다고 일본이 좋아할 말만 골라 앵무새처럼 지꺼린다.
이런 사람들을 두고 정신이 온전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일본 통치를 정당화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먼저, 그동안 꾸준히 주장해온 강제징용자 배상문제나 위안부 문제 등 그동안 우리가 주장해온 명분을 잃게 된다. 일본이 자국민을 징용하여 부려먹었다는데 뭐라 항변할 근거가 없어진다.
문제는 그것 뿐만이 아니다. 곡물수탈이나, 광산개발을 개발하여 착취해간 것에 대하여 할말이 없게 된다. 자기 땅에서 자기들이 한 것이라는데 뭐하고 할 명분이 없어진다. 나아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는 우리 역사 36년이 똥째로 빠져버려 메꿀 근거가 없어져버리는 것이다.
뉴라이트들이 이것을 모를리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을 노리는 것일까. 그것은 혹시 과거 자기들이 저질은 죄악을 덮으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그들은 남북이 분단되고 6.25가 터지자 재빨리 반공의 선봉장에 서서 합류했다. 그만큼 신분세탁을 할 절호의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오늘날에 와서 참혹한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 세월이 지나니 그동안 친일의 업보을 안고 숨죽여 살던 태도에서 벗어나 적반하장식으로 공공연히 독립운동을 공격하고 있다.
홍범도장군, 김좌진장군은 공산주의자고 내몰고, 김구선생, 안중근의사 운봉길 의사를 테러스트로 매도한다. 여기서 스치는 기억이 있다. 해방이 되어 미군정이 들어섰을 때다. 김구선생이 하지장군과 인사하는 자리가 있었다. 함께 동석하여 소개를 한 이승만은 ,
“이 사람은 테러리스트입니다.”
라고 말했다. 미국인들이 테러리스트라면 병적으로 싫어하고 증오한다는 것을 알고서 그렇게 김구선생을 욕보인 것이었다.그것도 좋다. 그러나 사실관계를 분명히 할 것이 있다. 홍범도 장군과 김좌진장군이 공산국가인 러시아와 교류하고 협력한 것은 당시 러시아는 연합국의 일원이었으며 적군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그때는 적국이 오직 일본이었던 것이다.
한편, 테러리스트라고 매도한 것도 그렇다. 적은 월등한 정보망을 구축하고 막대한 병력을 투입하여 독립군 색출에 나서는데 우리만 손 놓고 가만있을 것인가. 소수정예로써 그들을 해치우려면 목숨 걸고 뛰어들 수밖에 없는 일이 아닌가.
그런데 뉴라이트들은 그것을 공격한다. 그것이 나쁜 이미지를 함의하고 있는 걸 적극 활용한 것이다. 최근에 어떤 이가 ‘김구는 테러리스트였다’는 책을 냈는데 그것도 부정적 이미지를 퍼뜨리려는 수작의 일환이다. 이들 사람들과 한 하늘아래서 함께 산다는 것이 매우 부끄럽다.
이 뉴라이트 준동은 멈출 것 같지 않다. 오죽했으면 광복절 행사가 둘로 갈라져서 치러졌겠는가.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이종찬 광복회장이 노구를 이끌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뉴라이트의 실체를 알리고 있는데 매우 건강이 걱정된다.
비아냥을 무릅쓰고 외치는 포효를 한번쯤 진지하게 경청했으면 한다.(2024)
첫댓글 금년 2024년 광복절은 참으로 참담한 날이었습니다.
마치 1945~46년 남북한 신탁 통치 찬반대를 외치던 정국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당시는 남한 북한과의 대결이었다면 오늘 날은 보수를 외치는 친일분자들이 뉴라이트를 중심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있으니 울분을 금할 수 없습니다.
독도를 초중등교과서에 확대하고 강제 징용 현장 사도광산을 유네스코에 등장해도 내 몰라라 하니 이게 정부입니까!
독립영웅인 홍범도, 김좌진장군을 공산주의자로, 김구, 안중근, 윤봉길의사를 테러리스트로 매도하니 이게 나라입니까!
친일분자 이배용, 김광동, 이진숙, 김낙년, 김형석은 독립기념관장, 방통위원장, 국가교육위원장 자리를 주어 우대하니 윤석열정권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막장 정부가 분명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주권 의식을 망각할 때 나라의 존치는 위태롭습니다.
윤석열정권을 하루 속히 끌어내리어 참다운 정권교체에 의해 민주 정부를 하루 속히 세우는 길이 우리가 해야 할 과제라 생각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 나라가 어디로 가려하는지 심히 걱정이 됩니다.
일본이 주장하는 식민지근대화론을 그대로 받아들인 뉴라이트와 그 추종세력들이 벌리는 작금의 현상은
일본의 앞장이가 되고 싶어서 안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 억울한 피해, 강제징용과 위안부차출를 부정하고 미곡의 강제 반출을 수출이라고 호도하며
그들이 독도를 끊임없이 넘보아도 눈감고 있는 것들이 한심합니다.
대법원에서 판결한 강제징용자 피해배상을 가로막고 나서서우리가 물컵에 물을 절반 채우면 일본이 나머지를
채울것이라며 호언장담하던 외부부장관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라의 앞날히 심히 우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