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가 담겨져 있어야 빈 그릇이 아닌걸까? 담겨져 있지 않아야 빈 그릇일까? 10년 넘게 써 온 그릇에 영문의 글자가 오늘에서야 눈에 띠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는 마음을 가진 인간이 맞구나 하고 가슴을 쳤다. 난 이 그릇을 살 때에도 지금 이 순간까지 깨끗한 순백색에 연초록의 그림만 보고 샀다. 그냥 백색과 연초록의 선명함이 마음을 끌었기 때문일것이다.
몇 해를 별다른 생각없이 사용한 것 같다. 그런데 오늘 미역국을 담아 먹고 빈 그릇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어 이게 빈 그릇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아한 생각이 들어서 자세히 들려다보니 희색의 영문 글자가 있었네 지금까지 보지도 느끼지 못한 그 이유가 궁금해 지기도 했다.
그릇 전체를 다 보지 못하고 내가 원하는 한 부분만 보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릇에 담긴 이 꽃과 이파리의 이름이 오늘에서야 궁금해져서 자세히 들려다 보았다.
얇은 나를 두드리며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말들 빈 그릇이라고 여기면 살아온 시간과 엄마 제발 서둘지 말고 잘 알아 보고 자세히 보고 말해하는 아이들의 말이 죽비처럼 내려쳤다.
서양노랑이 라벤더 로즈마리가 아닐까? 양골담초 로즈마리가 아니라 타라곤 인터넷으로 타라곤을 찾아보니 국화과에 속하며 향기나는 관목처럼 자라는 풀이란다.
이 식물들을 골라 선택 디자인까지 소비자들의 욕구에 만족을 이끌려내려는 고민의 시간이 과히 헛되지 않게 하는 것은 고객의 만족도와 판매수량 일것이다
나는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그날 그 어떤 이유이었든 간에 100% 만족으로 이 그릇을 구입했고 지금까지도 잘 사용하고 있다.
얼마 전 이 그릇을 바닥에 떨어뜨려서 산산 조각이 났을 때 이 그릇 아직도 롯데 백화점에 팔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은 고객을 충분히 만족 시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