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마태오
마태오 복음서는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담은 복음서 가운데 신약 성경의 가장 처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마태오 복음서는 교회와 관련된 전통을 전하는 동시에 다양한 자료들을 질서 정연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마태오 복음서는 80년경에 예수님의 제자였던 마태오가 디아스포라에 살고 있는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을 주 대상으로 하여 작성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님과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유다교와 맺게 되는 관계에 대해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며, 예수님의 족보나 율법과 정결례의 문제 등 유다교의 핵심적인 부분을 주요 내용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복음서들보다 구약 성경을 더 많이 인용함으로써 유다교에서 개종한 그리스도인들이 편안하게 예수님을 구약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메시아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마태오 복음서는 예수님의 행적에 따라 이루어져 있습니다. 먼저 1장 1절-4장 11절은 예수님의 유년기와 세례자 요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그리고 그 첫 시작을 “다윗의 자손이시며 아브라함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라고 이야기하면서 아브라함부터 다윗을 거쳐 예수님에 이르는 족보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첫 인류인 아담과 하와까지 언급한 루카 복음서와는 달리 마태오 복음서는 아브라함을 시작으로 하고 있으며, 중간에 다윗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마태오 복음서의 주된 독자가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이라는 사실을 반영한 것으로, 유다인들의 선조인 아브라함과 가장 위대한 임금으로 손꼽히는 다윗 임금의 후손에서 메시아가 나타날 것이라는 구약의 예언자들의 말씀이 예수님을 통해서 실현되었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함입니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 예수님은 헤로데의 박해를 피해 이집트로 피신했다가 다시 나자렛으로 이주해 유년시절을 보냅니다. 그리고 갈릴래아 요르단강 건너편에서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셨으며, 광야에서 세 차례에 걸친 악마의 유혹을 이겨내신 뒤 공생활을 시작합니다.
4장 12절-18장 35절까지는 예수님의 갈릴래아에서의 선교 여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갈릴래아는 중심지인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며, 이방인들이 사는 곳과 맞닿아 있는 곳입니다. 4장 15절에 ‘요르단 건너편 이민족들의 갈릴래아’라는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을 인용한 구절이 등장하는데, ‘이민족들의 갈릴래아’라고 부를 만큼 갈릴래아는 당시 사람들에게 천대받던 지역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갈릴래아에서의 첫 선교 여정은 소외되고 멸시받는 사람들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유다인을 넘어서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고자 하는 하느님의 뜻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갈릴래아 선교 여정 속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십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이를 하늘 나라라고 바꿔서 말하고 있는데, 이는 하느님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던 유다인들의 관습을 존중하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늘 나라는 장소적 개념을 넘어서서 하느님께서 다스리시는 나라이며,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 병자들과 소외된 이들, 그리고 이방인들까지 두루 만나시고 그들에게 필요한 은총을 베풀어주심으로써 하늘 나라를 직접 보여주셨습니다. 특히 5-7장에 걸쳐서 등장하는 산상설교는 하늘 나라에 대한 핵심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19-20장은 이제 갈릴래아 선교 여정을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가운데 있었던 사건들을 전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을 버리고 당신을 따라 나선 제자들에게 종말론적인 보상을 말씀해주십니다. 그리고 수난과 부활에 대한 예고를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고 말씀하시면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어질 대속제사로서의 십자가 죽음을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당신을 따라 나서는 제자들에게도 스승이신 예수님을 따라 가장 낮은 사람이며 종이 될 것을 가르치십니다.
21-25장은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뒤 이루어지는 예수님의 선교 활동을 다루고 있습니다. 갈릴래아에서 이루어진 설교가 하늘 나라를 선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었다면 예루살렘 설교는 심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상인들을 내쫓으시고 환전상들과 비둘기 장수들의 탁자를 엎으셨습니다. 성전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의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는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은 예수님의 행동에 불만을 표하며 예수님의 권한을 문제로 삼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포도밭 소작인의 비유, 혼인 잔치의 비유 등을 가르치시면서 종말의 때가 임박했으며, 이에 합당한 준비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람에게는 하느님의 심판이 내릴 것이라는 경고를 하십니다. 바리사이와 사두가이들은 예수님께 황제에게 세금을 바치는 문제와 부활과 관련하여 논쟁하고 예수님께서는 황제와 황제의 권력을 포함해서 모든 것은 하느님으로부터 오기에 하느님보다 높을 수 없으며, 부활은 단순히 지상에서의 삶의 연장이 아닌 하느님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것임을 알려주십니다. 또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위선을 꾸짖으시며 성전의 파괴를 예고하십니다. 그리고 충실한 종의 모습으로 주인이 언제 오더라도 늘 깨어 있으라는 가르침을 전해주신 뒤 가장 작은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주님에게 해준 것임을 상기시켜 줌으로써 최후의 심판 때 단순히 율법을 준수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을 얼마나 실천하며 살았는지가 중요한 심판의 척도가 된다는 것을 알려주십니다. 5-7장의 산상설교가 하늘 나라의 뜻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행복의 선언이었다면, 예루살렘에서 하신 말씀은 하느님의 뜻을 거부하는 이들을 향한 불행 선언에 해당합니다.
26-28장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대해 말해주고 있습니다. 최후의 만찬을 거행하시면서 예수님께서는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 배신할 것을 말씀하신 뒤 성찬례를 제정하십니다. 그리고 베드로의 배반을 예고하십니다. 최후의 만찬을 끝내고 겟세마니에서 홀로 기도하시던 중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보낸 무리에 의해 붙잡히셨으며 최고 의회에서 신문을 받으십니다. 빌라도에게 끌려간 예수님은 그(총독 앞에서 다시 신문을 받으시고 결국 사형선고를 받으십니다. 조롱과 멸시 가운데 골고타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으며 오후 세 시 경에 돌아가십니다. 안식일이 지나고 주간 첫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무덤을 찾아온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에게 나타나시어 제자들에게 부활의 소식과 함께 갈릴래아에서 당신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하라 이르십니다. 갈릴래아로 떠난 열한 제자는 예수님을 뵙게 되고,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권한을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세상의 모든 민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사명을 부여하십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24년 10월호, 노현기 신부(사목국 행정지원팀)]